기사입력 2006.08.02 08:32 / 기사수정 2006.08.02 08:32
[엑스포츠뉴스 = 손병하 축구 전문기자]
신임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실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어떤 선수들이 첫 번째 선택을 받을지 벌써 많은 축구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유럽파를 제외한 36명의 예비 명단을 발표한 베어벡 감독은, 권집 이종민 서동현 같은 어린 유망주들을 대거 선발해 아시안컵과 올림픽을 포함한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선수를 선발했다.
첫 시험 무대는 오는 8월 16일에 있을 대만과의 아시안컵 예선 2차전이다. 한국은 중동의 강호 이란을 비롯하여 시리아 대만 등과 함께 그룹 B에 속해, 내년 7월에 개막하는 2007 아시안컵 본선 진출 티켓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22일에 펼쳐진 시리아와의 예선 1차전에서는 김두현 이천수의 득점에 힘입어 홈팀인 시리아를 2-1로 제압, 현재 1승을 챙겨놓고 있다.
대만보다 우리가 분명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오는 16일 펼쳐질 대만과의 경기도 원정 경기인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원정경기에서는 배트남 같은 약체에도 힘겨운 경기를 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전, 철저한 실험으로 치르면 어떨까?
승점 3점이란 목표가 확실하고 베어벡 감독의 데뷔전이란 점을 생각하면, 현재 대표팀이 구성할 수 있는 최상의 진용을 갖춰 확실한 승리를 거둘 것이란 점에 무게가 실린다.
안정환 이천수 박주영 등의 공격진을 비롯해, 김두현, 백지훈, 이을용, 송종국, 김영철 김진규 등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멤버들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실수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 국내 축구팬과 언론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베어벡 감독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기존에 잘 알려진 선수들 대신 새롭게 발탁한 신예들을 주축으로 배짱 있는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물론 대만의 실력이 우리보다 아래라고는 하지만 원정 경기의 불리함과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기다리고 있고, 손발을 맞추지도 못한 어린 선수들로 구성할 경우 위험의 소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앞으로 구성될 대표팀이 더 먼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면 당장 대만전의 승패에 연연치 말고, 그 경기부터 미래에 대한 구상을 실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28일 발표된 대표팀 명단에는 이관우, 조병국, 조성환 등 그동안 훌륭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오르지 못했던 아까운 재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독일 월드컵 멤버와 개인적인 비교를 해도 전혀 뒤질 것이 없는 선수들이다.
또, 나이 어린 선수들 가운데는 최성국, 정조국, 조성환 등이 어느 정도 능력을 검증받은 선수들이고,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권집, 이강진, 이종민 등 또한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재목들이다. 현재의 경기력이야 선배들과 차이는 나겠지만, 분명 차세대 한국 축구를 이끌 선두 주자들임엔 틀림없다.
뽑기만 하면 의미가 없다
베어벡 감독이 28일 선수 선발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이번 대표팀 명단은 상당히 미래 지향적인 성격을 많이 띠고 있다. 아시안게임과 내년 올림픽 그리고 4년 뒤인 남아공 월드컵까지 내다본 포석이다.
또, 어린 유망주들을 집중 육성해서 세대교체와 과도기에 놓은 한국 축구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겠다는 감독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던 선수 선발이었다.
하지만, 이런 선수 선발이 그저 선발 자체에만 의미와 무게를 두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열린 마음과 눈으로 선수들을 관찰하고 가능성 있는 재목을 선택해, 그들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와 경험을 쌓도록 배려해야 한다.
비록 치러야 할 경기가 단발성의 친선 경기가 아닌 리그 성적으로 이후 대회 진출권을 다투는 비중 있는 경기이긴 하지만, 상대가 약체인 대만이라는 점과 경기 장소가 원정이란 것도 국가대표 경험이 일천한 어린 선수들에게는 한 경기를 치른 그 이상의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승리가 최고의 목표인 승부의 세계에서 무턱대고 치른 도박은 더 어이없고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우리 대표팀은 눈앞의 승리만 바라보고 급하게 앞으로만 뛰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가능성 있는 재목들은 분명 많다. 그리고 이번 대표팀 선발에서 다소 파격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많이 선발했다.
핌 베어벡 신임 감독은 결과와 현실에 얽매여 이들의 미래를 제대로 실험하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일 없이, 새로운 도전에 굶주려 있을 어린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으면 한다.
오는 14일, 대만으로 향하는 20명의 대표팀 명단에 더욱 많은 유망주가 꿈을 싫고 떠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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