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4.25 15:48 / 기사수정 2010.04.25 15:48
25일,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 2010 한일 V리그 탑 매치'에서 올 시즌 V리그 우승팀인 삼성화재는 일본 리그 정상에 오른 패나소닉 팬서스를 세트스코어 3-1(25-22, 19-25, 25-22, 25-18)로 누르고 한국 남자배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삼성화재는 '절대적 주포'인 가빈 슈미트(라이트)가 빠진 상태에서 국내 선수로만 경기에 임했다. 반면, 패나소닉은 올 시즌 MVP인 시미즈 쿠니히로(라이트)를 비롯해 일본대표 주전 세터인 우사미 다이스케(세터)와 외국인 선수 파울로 등 우승의 주역들이 모두 출전했다.
팀 공격을 절반 이상 책임진 가빈의 부재로 많은 우려가 예상됐다. 하지만,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을 펼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1세트 초반, 패나소닉은 몸이 풀리지 않은 듯, 범실이 속출했다. 이형두(라이트)의 공격과 시미즈의 범실로 득점을 추가한 삼성화재는 최태웅의 절묘한 서브에이스까지 나오면서 12-6까지 점수를 벌렸다. 그러나 세트 중반에 들어가면서 패나소닉은 특유의 빠른 플레이가 살아났다.
삼성화재보다 몇 박자 빠른 플레이를 구사한 패나소닉은 타바레즈와 시미즈의 득점으로 17-16으로 역전시켰다. 하지만, '월드 리베로' 여오현(리베로)의 신들린 디그에 이은 고희진(센터)의 블로킹과 조승목(센터)의 속공으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형두의 마무리 공격이 터지면서 1세트는 삼성화재가 25-22로 승리했다.
패나소닉의 플레이는 2세트에서 더욱 살아났다. 1세트에서 28%의 공격성공률에 그친 파울로는 2세트 들어 위력적인 공격을 구사했다. 2세트에서만 5득점을 올린 파울로는 83%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시미즈와 시라사와(레프트)의 공격까지 살아난 패나소닉은 25-19로 2세트를 가져갔다.
승부의 분수령인 3세트. 패나소닉은 파울로와 시미즈의 공격으로 앞서나갔지만 여오현의 신들린 디그가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삼성화재 쪽으로 넘어갔다. 여오현의 디그에 이은 여오현과 석진욱의 공격이 성공하면서 15-12로 앞서나간 삼성화재는 고희진의 속공까지 불을 뿜으면서 20점 고지를 넘어섰다.
가빈에게 일방적으로 의지했던 정규리그와는 달리,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한 세트플레이를 펼친 삼성화재는 패나소닉의 추격을 뿌리치고 25-22로 3세트를 따냈다. 센터인 고희진은 3세트까지 10득점을 넘어서며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또한, 이형두, 김정훈, 석진욱, 손재홍 등의 공격수도 고른 득점을 올렸다.
3세트의 승리는 4세트에서도 이어졌다. 고희진은 속공과 블로킹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한 세트플레이는 계속 이어졌다. 삼성화재의 끈끈한 수비에 패나소닉의 공격수들은 범실이 속출했고 점수 차이는 16-8까지 벌어졌다.
세트 중반, 패나소닉은 한 때 아시아 남자배구를 풍미한 공격수인 야마모트 타카히로(라이트)를 기용해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물이오른 삼성화재의 '조직력 배구'를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삼성화재가 4세트를 25-18로 따내면서 지난 2006년에 이어 한일 탑매치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고희진은 팀내 최다득점인 16점을 올리며 가빈이 없는 삼성화재도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사진 = 고희진, 삼성화재 (C) 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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