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19 00:33 / 기사수정 2010.03.19 00:33
- 2010 K-리그 4R 프리뷰 : 전남 드래곤즈 VS 경남 FC
특히나, 전남의 초대 감독인 박항서 감독은 경남만 만나면 피가 끓는다. 경남에서 창단 2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로 진출시키는 지도력을 과시했지만, 막판에 구단과의 갈등으로 지휘봉을 내려놔야 했기 때문이다. 이미 3년전 일이지만, 그때의 묵은감정이 100% 해소되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박 감독의 전남은 경남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최근 대 경남전 홈 3경기 무패에 2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이 이를 잘 말해준다. 이번에도 이 좋은 기록을 이어가길 원하는 전남이다.
이에 맞서는 경남은 최근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개막전 패배 이후 상승세를 이어나가려 하고 있다. 이번 전남원정이 큰 고비가 될 전망인데, 젊은 패기로 뭉친 조광래의 아이들은 거칠 것이 없다. 김동찬, 서상민, 김영우, 이용래 등 조광래의 작품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농이 익고 있고, 수비는 노련한 골키퍼 김병지의 조율 아래 경기당 1골을 내주면,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경남의 2대 감독인 조광래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전남 박항서 감독과 승부를 보려한다. 부임이래 4전 2승 2패로 똑같이 승점을 나눠 가졌기 때문이다. 감독경험이 자신이 더 앞서기에 전력상에서는 쳐지지만, 비기지 않는 이상 역대전적도 감독간 상대전적도 한쪽으로 기울기에 이번 일전은 매우 중요하다.
상위권으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이번 일전은 오는 21일 일요일 오후 1시 광양 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다.
▶ 전임-후임 골잡이 대결
나란히 2경기에서 연속득점(3골)을 올린 브라질산 주포들이 맞대결을 펼친다. 일단, 작년까지 경남의 최전방에서 맹활약한 '인디언의 후예' 인디오(Antonio Rogerio Silva Oliveira)는 친정포를 장전하고 있다. 2008년 경남에서 조광래가 직접 뽑았던 인디오는 2시즌 간 57경기에서 19골 11도움을 펼치며 경남을 먹여 살렸다. 공격포인트도 공격포인트이지만, 경기조율능력도 뛰어났던 인디오이기에 활약만큼 높아지는 몸값을 경남으로선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경남에서 좋은 기억만 있기에 친정팀에 대한 악감정은 없지만, 자신의 옛 동료를 상대로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을 것이다.
경남은 이제 인디오가 그립지 않다. 바로 루시오(Lucio Teofilio Da Sliva)가 있기 때문이다. 몸값 70만달러(7억 9000만원)를 주며 큰맘 먹고 영입한 경남의 야심작 루시오는 2009시즌 브라질 2부 리그 아메리카RN에서 33경기 15골로 2경기당 1골을 넣었던 기량을 K-리그에서도 그대로 발휘하고 있다. 경남의 블루칩 용병이었던 까보레와 뽀뽀 그리고 작년 인디오의 뒤를 잇길 원하는 루시오는 개인기량과 문전 위치선정이 좋고, 현재까지 골결정력도 합격점이다. "20골 정도 넣어주길 원한다."라는 조광래 감독의 발언도 허언이 아닌듯한데, 전남전에서 경남의 상징이었던 인디오보다 자신이 났다는 걸 스스로 입증할지 기대를 모은다.
▶ 자신을 시험한다
울산전에서 5년 만이자, K-리그 73경기에서 프로데뷔골을 쏴 올린 백승민이 연일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바로 지난 대구전에서는 2골을 쏴 올렸기 때문이다. 3경기 3골로 득점랭킹도 상위에 속해있다. 더욱더 특이할 점은 3골이 왼발, 오른발, 헤딩으로 골고루 분포하며 전문 공격수 못지않은 공격 재능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동계훈련에서 '캐논슈터' 노상래 코치에게 슈팅 노하우, 룸메이트인 슈바에게는 결정력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든 백승민은 이제 축구할맛이 난다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내친김에 경남전에서 3경기 연속골을 노리는 백승민은 자신을 시험대위에 올려놓았다.
이에 맞서는 경남의 오른쪽 미드필더이자 캡틴인 김영우도 자신을 시험대 위에 올려놓는다. 바로 3년 연속 전남전 공격포인트이다. 경남에서 4시즌 간 59경기 4골 6도움을 기록중인데, 2008년과 2009년 각각 1도움씩을 올렸다. 김영우가 도움을 올린 경기는 어김없이 경남의 승리로 끝이 났다.
김영우가 전남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이유는 바로 박항서 감독 때문이다. 경남의 초대 감독이었던 박항서 감독은 2007년에 김영우를 신인으로 경남에 합류시키지만, 6경기가 그가 가진 기회의 전부였다. 2007년 경남의 6강 신화에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2008년에 26경기 3골 1도움, 작년에 24경기 1골 5도움으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박항서 감독을 원망하진 않지만, 자신의 기량이 낮지 않음을 스스로 각인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는 초짜가아닌 주장으로 경험도 쌓을 때로 쌓았다. 김영우는 자신을 시험함과 동시에 박항서 감독의 시험도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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