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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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풀럼전 도움의 두 가지 의미

기사입력 2010.03.15 09:53 / 기사수정 2010.03.15 09:53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 윤인섭 기자] 14일 밤(이하 한국시각),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트에서 열린 2009/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풀럼의 경기는 맨유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관심을 끈 박지성은 후반 28분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고, 후반 34분에 오른쪽 측면에서 시원스런 크로스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헤딩골을 도왔다. 올 시즌 박지성의 1호 도움이다.
 
비록 맨유가 2-0으로 승기를 굳힌 순간이었지만 박지성의 도움은 박지성 개인에게 두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첫 번째로 '박지성은 조커로서 득점 상황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불식시켰고 두 번째로는 측면에서의 전형적인 크로스에 의해 자신의 맨유 입단 후 처음으로 헤딩 득점에 도움을 줬다는 점이다.
 
조커로서의 활용가치를 증명한 박지성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 박지성은 맨유 입단 후 각종 공식 대회에서 총 43차례 교체 출전하였다. 그러나 조커로서 박지성이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2007/08시즌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로와의 원정경기에서 웨인 루니의 골을 도운 게 유일했다. 물론 직접적인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수많은 경기에서 '조커' 박지성은 제 몫을 묵묵히 해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기록이 없다 보니 박지성은 경기 향방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로 인식되지 못했고 팀이 뒤져 있는 상황에서는 벤치에 잔류하는 횟수가 늘어만 갔다. 퍼거슨 감독도 올 시즌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박지성보다는 오언, 디우프, 오베르탕 등을 먼저 고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박지성의 교체 투입도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즉, 팀의 안정이 필요했기에 박지성을 투입한 것이다. 그러나 박지성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뿐 아니라 멋진 크로스로 팀의 3번째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박지성은 자신의 물오른 공격력이 조커로서의 활용에도 전혀 손색없음을 이날 경기를 통해 증명했다.
 
베르바토프의 헤딩 득점을 이끈 날카로운 크로스
 
지난 5년 동안, 박지성은 맨유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부 14차례의 도움을 기록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은 박지성이 도움으로 연결한 14번의 득점 중 헤딩 득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박지성의 도움 능력이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통해 득점찬스를 만드는 일반적인 윙 플레이어들과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지성의 도움은 측면에서의 크로스보다는 볼의 흐름을 이용한 패스라든지 동료의 움직임을 이용한 공간 패스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박지성에게서 출발하는 크로스의 질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소속팀에서 측면 미드필더나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는 박지성에게 예리하지 못한 크로스는 득점력만큼이나 고질적인 문제였다. 물론, 박지성은 크로스의 문제를 상쇄시킬 만한 볼센스와 활동량, 그리고 팀에 대한 헌신을 지녔지만, 위의 문제들은 중요한 순간 박지성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날 베르바토프의 헤딩골을 도운 박지성의 크로스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박지성의 크로스는 오른쪽 측면에서 예리한 각도로 베르바토프를 향했고 베르바토프는 점프도 않은 채 자신에게 오는 공에 머리만 연결했다. 속도, 높이, 정확성, 그 어느 것도 나무랄 데 없는 크로스였다. 게다가 그 크로스는 풀럼의 왼쪽 전문 수비수 니키 쇼레이를 앞에 둔 채 쏘아 올린 것이다.
 
비록 20분 남짓한 짧은 활약이었지만 박지성은 도움 이외에도 베르바토프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연결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기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에게도 득점 상황을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퍼거슨 감독에게 증명했다. 더욱더 치열해져 가는 프리미어리그의 선두싸움과 더욱 더 높은 곳을 향해가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박지성의 활용가치가 갈수록 커지기를 기대해본다.      
 
[사진(C)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한국어 홈페이지]
          



윤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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