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3.02 07:51 / 기사수정 2010.03.02 07:51
특히 단거리는 물론 장거리까지 골고루 메달을 기록했고, 메달이 없었던 종목에서도 의미있는 기록들이 쏟아지는 등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거듭났음을 확인한 것이 매우 의미가 깊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네덜란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맛보며 명실상부한 '스피드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매년마다 성장세를 이어 왔다. 일찌감치 유망주를 키워 국제 대회에 자주 출전시켜 국제 경험을 쌓게 하는가 하면 쇼트트랙을 접목한 독특한 훈련으로 코너링 능력, 체력 등을 키우는 등 과학적인 훈련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이번 올림픽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며 한국은 물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초 단거리에서 메달을 기대했던 이규혁(서울시청), 이강석(의정부시청)에게 온갖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정작 주인공으로 각광받은 선수는 '모터범' 모태범(한국체대)이었다.
그는 단거리 500m에서 1,2차 레이스 모두 기복없는 레이스를 펼치며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10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며 전천후 스케이터임을 입증했다. 1500m에서도 5위에 올라 단거리, 중거리 전 종목에서 고른 기량을 보인 모태범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이 낳은 스타였다.
오랫동안 기대주로 주목받던 여자 단거리 간판, 이상화(한국체대)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상화는 세계기록 보유자, 예니 볼프(독일)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명실상부한 단거리 1인자임을 과시했다. 지난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5위에 머물러 눈물을 흘려야 했던 이상화는 2번째 도전 만에 최고 자리에 오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로 전향한 이승훈(한국체대)의 괴력도 인상깊었다. 이승훈은 대회 첫 경기였던 남자 5000m에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골인해 은메달을 목에 건 뒤, 10000m에서 러시아, 네덜란드 선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동양인 사상 처음으로 장거리 종목 금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갖고 있던 장점을 바탕으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이승훈은 네덜란드, 북유럽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서구 선수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며, 장거리 1인자로 떠올랐다
메달은 없었지만 사상 처음으로 출전권을 따낸 남자 팀 추월 경기에서의 선전도 의미있었다. 이승훈, 이종우, 하홍선으로 이뤄진 남자팀은 세계 2위, 노르웨이에 시종일관 앞서다가 막판 체력 문제로 0.03초 차로 아깝게 져 4강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의 5-6위전에서 큰 차이로 승리를 거둬 5위에 올라 4년 뒤에 있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전략 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세대 교체'에서도 완벽하게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은 이번 올림픽에서의 성과를 계기로 향후 세계 스피드 스케이팅 판도 변화를 좌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밴쿠버 쾌거'를 밑바탕으로, 앞으로도 성장을 거듭하며 '빙속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모태범, 이상화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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