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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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그리고 단상

기사입력 2006.02.21 08:35 / 기사수정 2006.02.21 08:35

서승현 기자
최근 국내외 스포츠뉴스에서는 앞다투어 NBA 올스타전 결과와 르브론 제임스의 올스타전 MVP 선정 소식을 타전했다. 매년 개최되는NBA 올스타전이지만 해마다 새로운 도시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자랑하는 만큼 기대와 성원을 받고 있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것이 아니다.

휴스턴의 Toyota 센터에서 벌어진 2006 올스타전은 근래 보기드문 승부가 펼쳐진 경기였다. 3쿼터 중반 무렵부터 균형을 맞춘 동서부 두 팀은 4쿼터에도 대등한 득점을 보이며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특히 MVP의 향방에 있어 동부가 이길 경우 르브론 제임스, 서부의 승으로 끝날 경우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에게 돌아갈 것이 유력했던 상황이라 더욱 결과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보면, 개인적으로 2001년 워싱턴의 MCI 센터에서 열렸던  올스타전을 잊을 수가 없다. 당시 동서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단순히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농구 수준을 뛰어넘어, 진정한 탑 플레이어들의 진수를 느끼게끔 해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당시 절정의 운동능력을 보여주었던 빈스 카터의 덩크는 덩크 컨테스트에 나올만한 수준의 그것이었고, 뉴저지 소속으로 출전했던 스테판 마버리의 허를 찌르는 풀업 점퍼는 그만의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여지없이 네트를 갈랐다. 

이에 맞선 서부의 주득점원 코비 브라이언트는 특유의 클러치 점퍼를 연달아 꽂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추어 나갔고, 제이슨 키드는 쿼터 종료 직전 하프라인을 갓 넘긴 위치에서 버저 비터를 성공시켜 관중들을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무엇보다 그 당시 올스타전을 높게 평가하는 것은, 경기 내내 루즈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지속되었던 양팀 선수들의 승부욕과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갖가지 묘기와 볼거리가 적절히 가미된 조화로운 경기였었다는 점이다.

최선을 다하는 올스타전은 제도적 장치로도 만들 수 있다. 일례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부상을 의식한 '대충대충 플레이' 가 문제가 되자 버드 셀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2003년 올스타전부터 올스타전에서 승리를 가져간 리그의 팀이 월드시리즈 1차전을 치르는 어드밴티지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했고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야구에 비해 선수간의 충돌이 잦고 승부가필요이상으로 과열될 가능성이 큰 농구의 특성을 볼 때, 인위적인 장치는 결코좋은 반응을 얻어내기 힘들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올스타전은 올스타전 그 자체로서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고.긴장감 넘치는 승부의 다툼은 전혀 생각해서는 안 되고, 선수들의 절정의 기량과 이로부터 나오는 묘기를 즐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동서부 지구를 대표하는 A급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코트에서 열정적으로 승리를 위해 뛰는 모습 또한 올스타전에서만 접할 수 있는 독특한한 볼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즐겁게 웃고, 때로는 환상적인 플레이에 열광하기도 하며,시종일관 루즈함을 찾아볼 수 없는 성실한 플레이 속에
예상하기 힘든 결과를 조금씩 찾아가 보는 그런 올스타전을 기대해본다.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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