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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언더독' 한국, 죽음의 조에서 준우승까지

기사입력 2019.06.16 10:26 / 기사수정 2019.06.16 10:26

허인회 기자

[엑스포츠뉴스 허인회 인턴기자] 큰 기대를 받지 못하던 한국은 죽음의 조를 깨부수고, 준우승까지 달성했다.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한국은 16일 오전 1시(한국시간) 폴란드 우치에 있는 우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졌다.

결과는 아쉬울 수도 있지만 준우승은 엄청난 성과다. 딱 20여일 전까지만해도 월드컵 2등은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골짜기세대(이전에 비해 기량이 덜한 세대)'로 평가된 한국은 정우영(바이에른 뮌헨)까지 소속팀의 반대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거기에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포루트갈-아르헨티나 같은 우승후보로 꼽히는 쟁쟁한 팀과 한 조에 묶였다.

#죽음의 조를 뚫어낸 한국

한국은 조별예선 1차전부터 포르투갈에 0-1로 패했다. 불안한 출발이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한국은 포르투갈에 고전하며 첫 경기서부터 무너졌다. 기량이 뛰어난 포르투갈 공격수들은 측면을 공략했다. 수차례 크로스와 슈팅을 허용한 한국은 트린캉(브라가)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때까지만해도 16강에 대한 의구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2차전 남아공을 잡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강인이 맹활약하며 한국의 조직력이 상승했다. 한국은 많은 슈팅을 가져갔고, 후반 22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현우가 헤더골을 집어넣었다. 이후 남아공의 맹공이 이어졌지만, 이광연의 선방이 빛났다.

3차전에선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조2위, 자력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슈팅수는 아르헨티나가 압도적이었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첫 골은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41분 왼쪽에서 이강인의 택배 크로스를 오세훈이 머리로 꽂아 넣었다. 이후 후반 11분 정호진이 상대 밀집 수비를 뚫고 건네준 것을 조영욱이 그대로 밀어넣었다.

후반 막판은 위기였다. 후반 42분 페레이라의 골과 함께 한국을 몰아쳤다. 하지만 한국은 끝까지 버텨내며 조별예선 2승 1패, 16강 쾌거를 이뤘다.

#한국, 각본없는 드라마 써내며 결승전까지

토너먼트에 돌입한 한국은 본격적으로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줬다. 16강 한일전에서 일본을 1-0으로 무너뜨렸다. 전반전은 수비에 치중하고, 후반전 몰아 붙이는 강수가 적중했다. 비디오판독(VAR)도 한국을 도왔다. 한국은 일본에 먼저 실점을 내줬지만 VAR 판독으로 오프사이드, 일본의 득점이 취소됐다. 이후 한국은 기세를 잡았고, 후반 38분 오세훈이 최준의 크로스를 받아 다시 한 번 헤더 득점을 기록했다.

8강 세네갈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승전보를 울렸다. 비디오판독(VAR)과 이광연의 눈부신 선방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은 전반 36분 선제골을 허용한 채 경기를 풀어갔다. 이강인의 탈압박과 패스 수준이 극에 달한 경기였다. 이강인은 180cm 후반~190cm대 상대 선수들을 휘저었다. 후반 16분 이강인은 득점까지 기록했다. 상대 수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이지솔을 밀어 VAR 결과 PK가 선언된 것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후반 30분 한국은 또 다시 실점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추가시간 7분 드라마가 탄생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이지솔이 공망을 흔든 것. 연장전에 돌입한 한국은 연장전반 5분만에 이강인의 절묘한 패스를 조영욱이 성공시켰다. 하지만 연장후반 종료 직전 한 골을 다시 허용하며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 끝에 한국은 이광연의 선방에 힘입어 3-2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이강인은 1골 2어시를 기록했다.

4강전에선 남미 최강자 에콰도르와 맞붙었다. 결승전에 오르기전까지 가장 어려운 상대였지만, 승리의 여신은 한국편이었다. 전반 38분 이강인의 센스있는 프리킥이 결승골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상대 수비가 미처 제위치에 서기도 전에 최준과 눈을 맞추고는 곧바로 찔러줬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최준이 좌측에서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준우승 한국, 아쉬워하기보다는 박수를

결승 상대는 한국과 같이 첫 우승에 도전하는 우크라이나였다. 우크라이나는 개개인의 능력과 피지컬이 뛰어났다. 선취골은 한국 몫이었다. 전반 5분 이강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앞섰지만, 우크라이나에 3골을 내리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수프리아하의 멀티골과 에이스 치타이슈빌리의 개인 돌파에 이은 골이 연속으로 터졌다.

비록 한국은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놀라운 조직력과 집중력으로 FIFA 주관 남자대표팀 최초로 결승 무대를 누볐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과 선수들의 투지가 어우러졌다. 정 감독은 매 경기 다른 포메이션과 선발 라인업으로 상대팀에 맞춰 공, 수 형태를 짰다. 선수들은 우승을 향해 죽기살기로 뛰었고, 매 경기 박수받아 마땅했다. 그렇게 한국은 '원팀'이 됐다.

FIFA 주관 남자 축구 최초 결승전 쾌거뿐만 아니라, 이강인은 한국 선수 중 최다 도움(4개)까지 기록했다. 맹활약한 이강인은 2골 4도움으로 대회 골든볼(MVP)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justinwhoi@xportsnews.com / 사진=연합뉴스

허인회 기자 justinwho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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