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2.10 23:01 / 기사수정 2010.02.10 23:01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허정무호가 출범하면서 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수비 문제였다.
수비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조합을 실험해보고, 변화를 꾀했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월드컵 본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수비가 여전히 불안정한 것은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축구대표팀이 10일, 2010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에서 중국에 0-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수비 조직력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3골을 허용한 것이 무엇보다 뼈아팠다. 상대의 빠른 역습과 세밀한 패스플레이에 오히려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고, 안이하게 볼 처리를 하다가 상대에게 볼을 빼앗기면서 실점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보였다.
이날 대표팀은 조용형(제주), 곽태휘(교토)를 중앙 수비 축으로 이정수(가시마), 오범석(울산)이 양쪽 측면 수비를 맡아 선발 출장했다. 나름대로 대표팀에 잔뼈가 굵은 수비수들이고, 허정무 감독이 신뢰하는 선수들로 짜인 만큼 기대는 컸다.
하지만, 초반부터 수비진은 우왕좌왕하면서 효과적인 압박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며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무거운 움직임 속에 선수들 간의 손발은 잘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상대가 효과적인 몸싸움으로 치고 들어올 때는 오히려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기회를 내줬다.
그 밖에도 수비수들의 몸싸움, 역습에 대처하는 능력, 공중볼 다툼 역시 모두 약점을 드러내며 탄탄해진 중국 공격에 잇따라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자동문'의 오명을 벗어나기는커녕 오히려 허점만 노출한 꼴이 됐다.
무엇보다 골 내준 상황들 전체가 월드컵 본선에 나섰을 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 안타까웠다. 공중볼 다툼에서 밀려 실점한 첫 골, 실수에 의해 내준 두 번째 골, 빠른 패스플레이에 대처하지 못해 허용한 세 번째 골 모두 허정무호가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할 팀들이 보일 예상 장면들이기도 했다. 미리 경험했다고 하지만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중국에 내준 것은 여러모로 씁쓸하게만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탄탄한 수비가 없으면 좋은 결과는 꿈도 꾸지 말라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낀 중국전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얼마 없고, 해결책은 마땅히 나와있는 것이 없다. 지금 가용하고 있는 자원들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서야 할 상황에서 허정무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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