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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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토리] 'SK 힐링코치' 풍산개 강비의 특별했던 문학 나들이

기사입력 2019.06.03 13:32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강비'는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지내고 있는 풍산개다. '강화도 비룡'의 앞글자를 딴 이름으로,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한창일 무렵 강화도로 왔다. 최창호 루키팀 투수코치가 아빠, 제춘모 퓨처스팀 투수코치가 작은아빠로 통한다. 당시 강비가 강화로 온 후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SK가 승리를 거뒀고, 우승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면서 강비는 SK의 '복덩이'가 됐다.

◆'복덩이' 강비, 맡은 역할이 있으십니다

자연스럽게 강비는 퓨처스팀에서 힐링파트를 담당하는 '힐링코치'가 됐다. '강비 코치', '강 코치'로 불리는 강비는 퓨처스팀 선수들의 멘탈을 케어하는 중책을 맡아 성실하게 그 역할을 수행 중이다. 말그대로 선수들과 교감하며 지친 선수들의 '힐링'을 돕는다. 10월 31일 생일을 딴 배번도 있고, 루키팀 코치실 한 켠에 자리도 있다. 퓨처스팀 코치진들은 삼삼오오 모금을 해 강비의 숙식을 책임진다. 

선수들 중에서는 투수 이케빈과 특히 절친한데, 운동 전후 항상 강비와 시간을 보내는 이케빈은 "멘탈코치가 필요없다"고 말할 정도다. 미국에서 개를 키웠던 적이 있다는 이케빈에게 강비와의 시간은 SK 이적 후 힘든 선수 생활에 큰 위로가 됐다는 후문이다.

퓨처스팀을 책임지고 있던 강비는 2일 '도그데이'를 맞아 1군으로 콜업됐다. '도그데이'는 SK가 진행하고 있는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유일의 반려견 동반 관람 행사로, 지난 2013년 시작되어 올 시즌 7회차를 맞이했다. 이날 강비는 최창호 코치와 함께 승리 기원 시구 행사를 맡았다.

최창호 코치가 공을 던지면, 강비가 공을 물고 와 최 코치 앞에 떨어뜨리고 그 공으로 시구를 하는 방식. 강비와 최창호 코치는 성공적인 시구를 위해 열흘 전부터 시구 연습에 나섰다. 이 연습 장면을 담은 구단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가 2만 건을 넘길 정도로 많은 관심이 모였다.


◆이유 있는 콜업, 승리 이끈 노련한 코칭 

시구를 앞두고 강비는 오후 12시 경 구단 사무실에 도착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후 야구장으로 이동해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과도 인사를 하고, 선수단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오후 1시에는 선수단 훈련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시구 리허설을 진행했다.

리허설을 마친 강비는 쉴 틈도 없이 라커룸과 트레이닝룸을 방문해 1군 선수들 '코칭'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강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경기 전 긴장을 해소했다.  팬들과의 만남도 빠질 수 없었다. 강비는 유니폼을 착용한 뒤 1루 1층 멤버십 게이트 앞에서 개문 인사를 진행했다. 유튜브 스타인 것은 물론 공중파 뉴스까지 탄 강비를 향한 반응은 뜨거웠다.

그리고 시구 1시간 전, 오후 4시부터는 시구 준비를 위해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진행했다. 신기하게도 강비가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게 된 이날 '절친' 이케빈 역시 1군의 부름을 받고 선수단에 합류했는데, 강비는 떨어져있게 될 이케빈과도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시구는 성공적이었다. 낯선 환경, 많은 관중들 앞에서도 예상보다 더 훌륭하게 공 운반을 마쳤다. 그리고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강비의 '코칭'을 받은 덕분일까. 그간 타격 침체를 겪었던 SK는 이날 장단 14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5-2 승리를 거뒀다. '힐링코치' 강비에게 '승리요정'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된 하루였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SK와이번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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