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2.04 02:28 / 기사수정 2010.02.04 02:28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여자 빙속의 '간판' 이상화(21, 한체대)가 올림픽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찍이 '기대주'로 주목을 받던 이상화는 지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참가한 올림픽에서 5위에 머물고 말았다.
17세의 유망주인 점을 생각하면 값진 성과였다. 하지만, 0.17초가 부족해 아깝게 메달을 놓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4년이 흐른 현재, 국내 여자 빙속을 대표하는 선수가 된 그는 두 번째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밴쿠버로 떠났다. 자신의 주 종목인 500m와 1,000m에 출전할 이상화는 '큰 산'을 넘어야만 올림픽 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이상화가 출전하는 500m 최강자는 여자 빙속 단거리 세계챔피언인 예니 볼프(31, 독일)다. 지난 2009년 미국의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한 볼프는 세계신기록인 37초 00의 기록으로 결승지점에 들어왔다. 현 여자 500m 세계랭킹 1위이자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그는 이 종목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볼프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여자 500m에서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해왔다.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지만 2010 오비히로 세계 스프린터 선수권대회에서 '다크호스'인 이상화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이상화는 볼프와 왕베이싱(중국)에 밀려 3~4위권의 성적을 유지해왔다. 작년 12월에 열린 월드컵시리즈 캘거리 3차 대회와 솔트레이크시티 4차 대회에서 모두 3위에 오른 이상화는 2010 스프린터 대회에서 볼프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왕베이싱 이외에는 적수가 없었던 볼프는 새로운 강자를 만나게 됐다. 실제로 2010 스프린터 대회에서 이상화에게 종합 우승을 내준 볼프는 "이상화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넘지 못할 벽'처럼 여겨진 볼프를 이겨본 이상화는 올림픽을 앞두고 한층 자신감을 얻었다.
볼프의 장점은 폭발적인 초반 스퍼트에 있다. 볼프 자신도 "초반 100m까지가 가장 자신있다"고 밝혔다. 100m 종목에서 가장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이 종목은 아직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는 채택되지 않았다. 이상화는 지난해 12월 말과 올 1월 말에 열린 빙상 미디어데이에서 "볼프의 장점은 초반 스퍼트에 있다. 이 부분에서는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따라잡는 점은 한계가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볼프라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광석화 같은 초반 스피드에 비해 후반 가속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이상화는 "초반 스퍼트를 단축하는 데에도 주력하지만 후반 스피드에 승부수를 걸겠다"고 필승 전략을 세웠다.
이상화는 초반 스퍼트가 볼프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모든 구간에서 기복이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초반의 기록 차이를 좁힌 뒤, 막판 100m에서 승부수를 던진다는 것이 이상화의 계획이다.
볼프와 이상화의 최고 기록 차이는 불과 0.20초 정도가 난다. 올림픽이 변수가 많다는 점과 당일 컨디션이 큰 영향을 미치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생각할 때, 이상화가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까지 한국은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한국 여자 빙속 최초의 메달 획득을 위해 스케이트 끈을 단단히 매고 있는 이상화는 오는 17일, 여자 5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 = 이상화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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