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다른 팀 선수라도 축하해줘야 하는데, 우리 팀 선수가 쳤으니 더 축하해줘야죠".
지난 7일 문학 한화전에서 3루수 및 3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SK 와이번스 최정은 1회말 한화 선발 김범수의 143km/h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최정의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8호 홈런. 그리고 이 경기 전까지 통산 313홈런으로 KBO 역대 통산 홈런 8위에 자리해있던 최정은 한 단계를 올라서 박경완 코치의 통산 314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정의 통산 홈런 기록이 박경완 코치와의 통산 홈런 공동 7위에서 단독 7위가 되는데는 단 한 타석 밖에 걸리지 않았다. 최정은 두 번째 타석이었던 3회말에는 김범수의 120km/h 커브를 공략해 다시 한 번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올 시즌 홈런 부문 리그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동시에, 통산 315홈런으로 박경완 코치를 제치고 단독 7위가 됐다.
이튿날 만난 박경완 SK 수석코치는 최정이 자신의 기록을 넘은 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넘어갈 거였으니 빨리 치는 게 낫다"면서 "다른 팀 선수라도 축하해줘야 하는데, 우리 팀 선수가 쳤으니 더 축하해줘야 한다. 더 많이 쳤으면 좋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박경완 코치를 제친 최정의 소감은 조금 특별했는데, 현재까지 통산 233사구로 지난 2016년 일찌감치 박경완 코치의 통산 사구(166사구) 기록을 넘어서고 1위에 자리하고 있는 최정은 "사구에 이어서 홈런까지 박경완 코치님을 넘었다"며 미소지었다.
이 말을 전하자 박경완 코치는 "나를 넘지 말아야 할 것이 남아있다. 통산 삼진이 내가 1등"이라고 웃었다. 박경완 코치는 통산 삼진 1605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 최정은 9일 경기 전까지 통산 1216개로 8위, 현역 3위에 올라있다.
박경완 코치는 선수 시절 선배로, 이제는 코치로 입단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최정을 지켜봐오고 있다. 앞으로도 함께 할 시간들이 많다. 박경완 코치는 "정이는 스무살 때부터 지금까지 쭉 내가 봐온 선수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꼬마였던 친구가 고참 대열에 들어서고, 팀은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탑 클래스의 선수가 됐다"고 돌아봤다.
최정의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박 코치는 "어떨 때 보면 아직도 애 같은데, 나이를 보면 그렇지도 않더라"고 웃으면서 "정말 대견스럽다. 앞으로도 SK를 이끌어 갈 선수다. (이)승엽이가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승엽이 기록도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그걸 목표로 삼고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KBO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은 이승엽의 467홈런이다.
'최정에게 조언해줄 말이 있냐'고 묻자 박경완 코치는 "나보다 훨씬 잘하는데 조언해줄 게 뭐가 있겠나. 야구 센스가 좋아 최근 타이밍 포인트만 집어줬는데도 바로 방망이가 맞기 시작하더라. 난 따라가지도 못하는, 나와 비교가 안되는 선수"라고 웃으면서 "부상 관리,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계약 기간 있는데 조금 더 오래 해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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