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페레즈는 과연 피츠버그의 랜디 존슨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1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작년 시즌 유난히 탈이 많았던 '리틀 유닛' 올리버 페레즈와의 1년 19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팀의 1루수 겸 외야수인 크랙 윌슨의 1년 330만 달러 계약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로서 피츠버그는 작년 시즌 7승 5패라는 좋은 기록을 남겼으나 5.85의 좋지 않은 방어율은 물론 컨트롤이 상당 부분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페레즈의 미래를 1년 더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다재다능한 크랙 윌슨을 통해 올 시즌 영입한 제로미 버니츠 및 션 케이시의 백업 역할을 맡길 수 있어 타선의 여유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샌디에이고에서 트레이드돼 피츠버그로 오게 된 페레즈는 왼손 유망주라는 점 외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투수였지만 투구 폼 개선 등의 노력 끝에 2004년 12승 10패에 방어율 2.9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피츠버그의 미래 에이스로 지목받았다.
특히 특유의 각도에서 나오는 빠른 슬라이더와 직구는 제 2의 랜디 존슨이라는 평가와 함께 196이닝동안 232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놀라운 성적을 이룩한 바 있다.
하지만 작년 초반부터 시작된 왼쪽어깨 통증은 이런 그의 거칠 것 없는 행진에 상당한 장애 요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현재 급격한 직구 구속의 저하는 물론이고 최고의 승부구였던 슬라이더 역시 위력을 상당부분 잃은 상태다. 또한 그가 새롭게 개발한 체인지 업 등의 구질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타자에게 난타 당하고 있어 올 시즌 페레즈의 부활을 기대하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츠버그는 이런 불안한 요소들을 토대로 그에게 1년 계약이라는 단기계약을 제시함과 동시에 그의 부활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페레즈는 현재 구단의 걱정스러운 눈치와는 별개로 3월에 있을 WBC 출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WBC에서의 성공보다 그의 부상 악화 등에 신경이 더 쓰이는 피츠버그가 앞으로 그에게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