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1.12 11:02 / 기사수정 2010.01.12 11:02
"언제나 프로야구 개막전은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우리와 마찬가지로 한창 동계 훈련이 한창인 일본프로야구가 때 이른 개막전에 대한 기대감에 휩싸여 있다. 일본 스포츠 신문 니칸 스포츠는 프로야구 개막에 관한 특집기사를 다루어 2달 앞으로 다가온 개막에 대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일본인들은 야구 개막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크게 야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고향팀에 관심을 갖는 일본인들은 자신의 팀이 개막전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며 그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개막전 티켓 구입에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는다. 도대체 일본인들이 기대하는 프로야구 개막전은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1. 티켓을 위해 2박 3일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는 기다림
작년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동경 메이지 진구 경기장(이하 진구 구장)에는 3만여 명의 팬들이 줄을 서며 입장을 기다렸다.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홈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였다.
진구 구장의 수용인원은 3만 5천여 명, 온라인 예매는 1만 장은 7분 만에 동났다고 한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티켓 예매를 한 유명 록밴드 엑스 재팬과 비슷한 매진 속도이다. 엑스 재팬은 당시 6분 만에 도쿄돔 콘서트 스탠딩좌석 포함 5만 5천 석이 매진되었다.
온라인 예매는 대게 매년 정기적으로 모집하는 구단 회원에 입회해야만 예매할 수 있다. 입회에는 우리 돈 4-5만 원가량 연회비가 필요한데 이 자격을 갖추고도 많은 수의 회원이 온라인 예매에 실패한 것이다.
온라인 예매에 실패한 팬들은 현장구매에 나설 수밖에 없다. 1월 20일 개막전 표를 발매하는 야쿠르트의 팬 포럼에는 "온라인 예매에 실패하면 진구구장 개막 때 진구 구장으로 달려가겠습니다"라며 개막전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구단에서는 번호표를 나눠주어 순번을 기다리게 한다. 이 순서는 개막 3일 전에 가야 '구매가능권'에 들 수 있다.
2. 개막전은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 있는 경기
앞서 말했듯이 일본인이 개막전에 줄서기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일본인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팀이 시작을 함께하여 자신의 무운까지 빈다. 개막전에는 가족단위부터 연인, 그리고 노령의 부부까지 다양한 계층이 함께한다.
니칸스포츠는 "개막전은 일왕(日王)부터 어린이들까지 모두가 관심을 갖는다. 자신의 팀이 이기면 시작이 좋은 것이고 아니면 올 한해 힘들겠다는 속설 때문이다"며 개막전의 잣대로 자신의 운을 점쳐보는 일본의 야구 문화를 소개했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팬 포럼에 한 팬은 지난 시즌 "개막전에서 여자친구와 결혼에 대해 소망했는데 우리가 이기고 결혼하게 되었다"며 개막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일본인들은 새해가 되면 신사에 가서 자신의 무운을 비는데 야구 개막전은 또 하나의 새해와 신사인 셈이다.
3. 개막전 선발투수는 한해를 짊어질 에이스
'다르빗슈 유 vs 이와쿠마 히사시' 이 대결은 작년 일본프로야구 개막전 최대의 빅 매치로 평가받았던 경기다. 각각 홋카이도 니혼햄 파이터즈와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소속인 이들은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다. 적이 되어 '열도의 에이스'를 가리는 자리였기 때문에 열기는 대단했다. 다르빗슈는 완투를 하는 투혼에도 불구하고 3실점을 해 1-3 니혼햄이 패배했었다.
이 외에도 소프트뱅크는 스기우치, 지바 롯데 마린스는 와타나베, 세이부 라이온스는 와쿠이 히데야키등을 내보내며 한 해를 짊어질 각 팀 에이스들을 팬들에게 보여주었다.
개막전 선발은 단순 1선발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호시노 센이치 前 일본 대표팀 감독은 "개막전 선발은 팀에서뿐만 아니라 연고지역의 영웅을 의미하는 것이다"라며 한 지역의 자존심을 내포했다.
선수들 역시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기 위해 노력을 한다. 최고 투수상인 사와무라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소프트뱅크의 사이토 카즈미는 개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에는 반드시 개막전 선발등판을 노리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또, "시즌준비 자체가 개막전을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한해 팀 내 입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경기"라며 개막전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일본 내 포털 사이트들은 '개막전 선발 맞추기'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벌써 흥을 돋우고 있다. 대부분의 야구 뉴스도 개막전에 관한 뉴스 혹은 신입단 선수들에 대한 기사로 채워진다.
올해는 어느 때와 달리 한국 선수가 6명이나 뛰게 된다. 김무영, 김태균, 이범호, 이승엽, 이혜천, 임창용까지 이 선수들이 개막전에 출전하느냐도 당연 관심거리가 된다. 이들이 개막전에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다면 팀 내 입지가 체감이상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것은 한국 선수들의 '열도 정복'을 엿 볼 수 있는 부분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다르빗슈 유 (C) 니혼햄 파이터스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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