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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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아이들', 허정무호 신데렐라 떠오른다

기사입력 2010.01.10 04:42 / 기사수정 2010.01.10 04:42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패배는 썼지만 그 속에서 '젊은 진주'들은 빛났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4로 패했지만 지난해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이른바 '홍명보의 아이들'이 가능성을 보이며 허정무호의 신데렐라로 거듭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갖게 했다.

모두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홍명보의 아이들', 구자철(제주), 김보경(홍익대), 이승렬(서울) 등 3명의 젊은 선수들은 각자 주어진 시간동안 맡은 포지션에서 제 몫을 다하며 팀에 충분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미 아프리카의 낯선 환경에서 18년 만의 U-20 월드컵 8강 신화를 이룩한 경험이 있는 젊은 선수들은 거침없고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5개월 뒤 결전을 치를 남아공 땅에서 허정무 감독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전지 훈련 기간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은 구자철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지난 2008년 2월 이후 2년 여만에 A매치 무대를 밟은 구자철은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최전방 공격진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플레이를 잇따라 선보이며, 막혔던 공격 루트를 뚫는데 큰 역할을 했다. 결국 구자철은 후반 38분, 상대 수비에 맞고 나온 볼을 그대로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시원하게 골망을 가르며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구자철의 골에는 김보경의 숨은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자철의 득점 이전 상황에서 김보경은 '스피드 레이서' 이승현(부산)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그대로 이어받아 골문 쪽을 향해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이 수비 맞고 나오면서 구자철에 연결돼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김보경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교체 투입돼 활발한 측면 돌파와 안정된 볼키핑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공격의 숨통을 트이는 역할을 해냈다.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넘쳐 흘러 경기중에 '마르세유 턴'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등 누구보다도 패기가 넘쳐 흘렀다.

눈에 띄는 공격 기회는 많이 없었지만 이승렬 역시 10여 분의 출전 시간동안 무난한 활약을 보였다. 탁월한 위치 선정과 감각적인 볼터치는 이날 경기에서 다른 경쟁 선수들보다 돋보였고, 이미 U-20 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보경과 원투 패스에 의한 과감한 공격을 시도하는 등 지능적인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지휘 아래 뛰었던 선수들이라 해서 붙여진 '홍명보의 아이들'은 창의적이고 지능적이면서 자신있는 플레이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한국 축구의 기대주들이다. U-20 월드컵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성인 대표팀에서도 반란을 꿈꾸는 이들은 잠비아전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확인시키면서 선배 선수들을 긴장시켰다. 자신의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이들은 허정무호의 신데렐라, 또는 황태자로써 위상을 더 높여갈 기세를 보이고 있다.

잠비아전을 통해 월드컵 본선에서의 활약 가능성을 높인 '홍명보의 아이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5개월 뒤, 같은 땅을 밟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 [엑츠TV] '경험은 나의 힘' 구자철의 목표는? 

[사진=구자철 (C)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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