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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 엇갈린 천안 국민은행-구리 금호생명

기사입력 2006.01.04 03:43 / 기사수정 2006.01.04 03:43

[여자프로 1라운드 결산]

2006 금호아시아나배 여자농구 겨울리그가 지난 2일 국민은행의 5전 전승과 가까스로 전패를 모면한 금호생명의 첫 번째 승리 소식을 마지막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4일부터 시작하는 2라운드를 앞두고 지난 1라운드를 되돌아 보자.

천안 국민은행 5승!

국민은행은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치며 단독선두에 올라섰다. 전체적인 포지션에서 타 팀보다 높은 신장으로 구성된 국민은행은 이번 리그에서 전에 비해 원숙해진 짜임새 높은 조직력으로 애초에 중위권으로 지목된 예상을 뒤엎고 개막 후 거침없는 5연승을 달리며 이번 리그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농구의 명언처럼 국민은행은 1라운드를 마친 지금 팀 전체 리바운드에서 1위를 달리는 힘을 바탕으로 겨울리그 단독선두에 올라섰다.

정선민-신정자-티나톰슨의 이 장신라인업은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매 경기 발군의 기량을 자랑하며 국민은행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번 리그 들어 골밑에서 톰슨과 신정자의 활약으로 스몰포워드로 보직변경한 정선민의 활약도 눈부시다. 정선민은 남자농구 현주엽처럼 '포인트포워드'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팀의 살림꾼 몫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은행에서 영입된 가드 김지현의 활약도 빼놓을 수가 없다. 1라운드에서 전 경기 주전 포인트가드로 뛰면서 안정된 경기운영을 해낸 3년차 가드 김지현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포인트가드 부재를 일시에 해결했다. 국민은행의 이문규 감독은 "김지현의 영입으로 전 포지션이 고르게 득점할 수 있게 됐다"며 더욱 강력해진 국민은행의 상승세를 설명했다.

잘해주고는 있지만, 슈터 곽주영이 더욱 화끈한 외각포를 터트린다면, 국민은행은 정말 난공불락의 팀으로 거듭날 것이다.

안산 신한은행 4승 1패

개막 후 2연승을 달리던 중 국민은행을 만나 아쉽게 패하며 1패를 기록한 신한은행. 그러나 신한은행은 개의치 않고 다시 2연승을 거두며 4승 1패를 기록하며 국민은행에 한경기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꾸준함은 골밑의 맥 윌리엄스로부터 시작한다. 평균 29.8점과 20개의 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맥 윌리엄스는 탄탄한 근력을 앞세워 현재 여자프로농구 인사이드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강지숙의 활약도 두드러지면서 신한은행은 강한 더블포스트를 구축하고 있다. 승부처에서 변칙기용으로 분위기 반전을 가져온 이영주 감독의 용병술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맏언니 전주원과 맥 윌리엄스, 두 명의 선수에게 크게 의존하는 점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용인 삼성생명 2승 3패

선수 구성의 차이겠지만, 예상처럼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삼성생명이다. 다만 이번 리그에서 이미선이 빠진 포인트가드 자리를 포워드 박정은이 메운 점은 다소 고무적이다. 변연하-박정은-스미스가 이끄는 공격력 또한 괜찮은 편이다. 삼성생명은 선두 국민은행에 이어 이 부분 2위를 달리고 있다. 나에스더 또한 이번 리그에서 한층 향상된 득점력을 보이며 팀 공격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문제는 골밑에서 상대팀을 압도하지 못해 비롯되는 약한 수비력에 있다. 스미스가 괜찮은 득점에 비해 리바운드에서는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거기에 스미스를 보조하는 국내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단신(나에스더 180cm)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위 리바운더 19명의 명단 중 스미스와 포워드 박정은만 이름을 올린 것은 그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선두권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게 크게 지지 않은 점수 차는 이번 리그 삼성생명의 가능성을 기대케 한다. 수비력만 보강된다면 해볼 만한 삼성생명이다.

광주 신세계 2승 3패

신세계는 이번 겨울리그는 지난 리그에 비해 괜찮은 편이다. 공격에서 루키 김정은의 대활약과 평균득점 1위를 달리는 비어드의 공격력을 앞세워 중위권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비어드는 수준급의 탄력을 앞세워 화끈한 득점포를 매 경기 터트리고 있고, 단신임에도 리바운드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김정은은 신인답지 않는 배짱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는 경기력을 가지고 있다. 비어드가 타 팀 용병과 달리 가드/포워드로 출장하고 있는 점이 바로 그것인데, 그 점은 팀의 센터 정진경에게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 공격 또한 마찬가지다. 비어드와 김정은이 폭발하면 물 흐르듯 맹공을 펼치는데, 둘 중에 하나라도 부진하면 바로 상대 팀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신세계가 넓은 범위의 공격루트를 만들어 양정옥의 한방과 장선형의 득점력을 보탠다면 결코 녹록지 않은 전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춘천 우리은행 1승 4패

"정말 지난번 정규리그 1위 리그 맞아?"

1승 4패로 공동 5위로 내려앉은 우리은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은행은 1라운드 5경기를 치르면서 안방에서 평균 60점도 채 안 되는 59.67의 평균득점을 기록하며 이 부분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빈약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우리은행의 이러한 부진은 개인 사정으로 1라운드에 불참한 캐칭스를 대체한 용병 샤이라 일라이의 기량 미달로부터 시작됐다. 평균 13.6점과 7.8개의 리바운드 수치가 보여주듯이 일라이는 용병이라는 기대치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

국내선수들의 부진도 다소 아쉬운 점이다. 용병싸움에서 이미 한수 접고 나선 우리은행은 국내선수들의 분발을 요했는데, 김영옥은 예년에 비해, 김은혜는 삼성생명전을 제외하곤 들쭉나쭉한 컨디션을 보이며 난조에 빠졌다.

그러나 박명수 감독은 "이번 리그에서 잘하고 있는 이종애와 더불어 2라운드부터 캐칭스가 합류함에 따라 팀이 상승세를 탈 것이다"며 2라운드를 앞두고 낙관적인 전망을 펼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기존 높이를 강조하는 농구에서 보다 빠른 팀 컬러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은 우리은행이 2라운드부터 진면목을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구리 금호생명 1승 4패

당초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리만큼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고 있는 금호생명. 지난 경기에서 가까스로 1승을 따내며 전패를 면한 채 1라운드를 마쳤다.

금호생명은 3쿼터까지 앞서던 경기에서 여러번 역전패 해 아쉬운 뒷심을 드러냈다. 거기에 금호생명의 장기인 빠른 공격과 김지윤-용병의 픽 앤 롤 플레이도 예전 같지 않다. 여기에 믿었던 김경희-이언주의 외곽슛 침묵에 3년차 정미란도 슛 난조에 빠지며 총제적 난국에 빠졌다.

그나마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적해 온 이종애만 골밑에서 고군분투하며 맹활약중이다. 또 한국형 용병 겐트가 매 경기 더블 더블로 기본 이상을 해주고 있지만 지난 번보다 더욱 업그레이드 된 다른 팀 용병들과의 파워 싸움에서 밀리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팀 3점포와 자유투도 매끄럽지가 못한데, 자주 역전패한 이유 중 가장 무시하지 못할 요소이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해서 마지막 경기에서 가까스로 얻은 1승을 시작으로 애초의 우승후보로 지목받은 저력을 2라운드부터 드러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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