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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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더비마저 삼켜버린 '안첼로티 매직'

기사입력 2009.11.30 07:26 / 기사수정 2009.11.30 07:26

유성현 기자



카를로 안첼로티 첼시 감독의 '런던 더비' 데뷔전은 환상적인 결과로 마무리됐다.

첼시는 30일(한국시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의 원정경기에서 3-0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빗속에서도 디디에 드록바의 날카로운 골 결정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홈팀 아스널은 경기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이며 주도권을 가져왔지만 비가 내려 젖어있는 경기장 상황 때문에 볼 트래핑 실책이 잦아지면서 팀 특유의 '패싱 게임'을 이끌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첼시는 수비력을 갖춘 후 공을 따내 빠른 역습을 펼치는 전술로 상대 골문을 노리는 등 전반 내내 팽팽한 전개가 이어졌다.

하지만, 첼시는 전반 41분 왼쪽 측면에서 애쉴리 콜의 크로스를 받은 드록바가 골문 사각지역을 노린 감각적인 논스톱 슛으로 아스널의 골망을 가르며 먼저 경기 균형을 무너뜨렸다. 곧이어 전반 종료 직전에는 문전을 향한 날카로운 애쉴리 콜의 크로스가 베르마엘렌의 클리어링 미스로 인한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아스널은 두 번째 골을 내줬다.


후반 들어 만회골을 향한 아스널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면서 첼시는 수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탄탄한 수비로 좀처럼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후반 39분, 아크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드록바가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성공시키며 경기를 첼시의 완벽한 승리로 장식하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패배로 아스널은 토트넘에게 리그 3위 자리를 내주며 4위로 내려앉았다. 리그 선두 첼시와의 승점 차는 11점.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꽤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반면 첼시는 리그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유지하면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올 시즌 첼시는 리그에서 36득점, 8실점으로 리그 득점 및 최저실점 1위를 달리며 공격과 수비 모두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별예선 한 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도 이미 조 1위를 확정, 이미 16강에 안착해 대전 상대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확실히 올해 첼시의 전력은 리그와 챔스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다.

스타 플레이어의 연이은 영입으로 '호화 구단'의 명성을 자랑했던 과거와는 달리, 올 시즌에는 예전과 같은 엄청난 보강 없이 단지 감독으로 밀란으로부터 안첼로티를 영입하는 데 그친 첼시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은 선수 수급에 따른 전력 향상보다도 기존 선수들을 이용해 전술에 따른 전력의 극대화를 꾀했고, 그 결과는 지금까지 첼시의 성적이 말해주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안첼로티의 첼시'는 맨유, 아스널, 리버풀 등 우승 라이벌 팀들과의 격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유독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밀란을 이끌며 두 차례의 챔스 우승을 이끌었던 안첼로티의 '승부사 기질'은 리그 우승뿐 아니라 챔스 트로피를 오래도록 갈망했던 첼시 팬들의 기대치를 점차 충족시키고 있다.

과거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첼시의 강력함도, 지난해 히딩크 감독이 지휘했던 첼시의 후반기 대약진도 결국 '챔스 정복'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비록 아직 시즌의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안첼로티 감독은 특별한 위기나 적응기 없이 첼시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잇달아 강호들을 격파하고 있다. 런던 더비마저 삼켜버린 ‘안첼로티 매직’의 종착점은 과연 어디까지인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런던더비에서 완승을 한 첼시의 안첼로티 감독 ⓒ 첼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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