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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놀러가다]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성남종합운동장

기사입력 2009.11.26 03:19 / 기사수정 2009.11.26 03:19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축구장에 놀러가다]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준플레이오프, 성남 일화 대 전남 드래곤즈, 성남 종합운동장, 19:00

과거의 추억 속으로, 성남 종합운동장

오랜만에 주중 경기를 보러 가는 길이다. 역시 시간을 맞춰가느라 부랴부랴 짐을 챙겨들고 버스와 전철을 오르고 내린다. 덕분에 추운 날씨임에도 땀을 뻘뻘 흘려댄다. 성남 종합운동장은 지난 주말 6강 플레이오프를 보기 위해 갔던 터라 불과 3일 만에 재방문이다.

1시간여 만에 도착한 수진역. 2번 출구로 나가는 지하상가 입구에는 '맛있는' 분식집이 양옆으로 있지만 그림에 떡일 뿐이다.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 성남 종합운동장 매표소 근처에는 우승 트로피 전시와 함께 '현장 포토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수진역에서 빠른(정말 빠른) 걸음으로 정확히 8분 만에 성남 종합운동장까지 주파. 주변 건물들 사이로 환하게 비추는 조명탑이 여느 때와 같이 반갑다. 이미 주말에 한 번 와봤기 때문에 손쉽게 경기장까지 다다랐다.

기자실에 짐을 풀고 경기장 주변을 둘러보니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의 발길이 꽤 많다. 그러나 필자가 굳이 경기장 밖으로 나온 데는 다른 목적이 있었으니. 시즌이 끝나는 시기라 성남의 유니폼과 머플러 등의 용품들을 아주 헐값(?)에 판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경기장을 열심히 배회했다. 어쨌든 그곳에서 구단 페넌트를 단돈 2,000원에 구입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 성남 일화 구단의 용품 반값 세일을 하고 있는 부스.

다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니 아까 그 여고생들이 노란 막대 풍선을 손에 쥔 채 경기장 한편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아마 학교 측에서의 단체관람인 듯하다.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비교적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았고, 주중 경기라 시간이 지날수록 성남 종합운동장의 관중석은 더 메워졌다.

성남 종합운동장은 1984년에 지어진 21,149석 규모의 종합경기장이다. 시마다 흔히 볼 수 있는 시민운동장 또는 공설운동장이 그랬듯 등받이가 없는 관중석에 회색빛을 띄는 성남 종합운동장은 열악한(?) 시설에 대한 불편함보다 정겨움이 더욱 묻어난다.

▲ 성남 종합운동장 내부 전경.

필자의 고향에도 역시 이런(사실 성남 종합운동장보다는 깨끗하지만) 경기장에서 K3리그에 참가하는 팀이 있다. 그리고 성남 종합운동장은 시즌 중에는 군데군데 흙바닥이 보이는 등 잔디 상태가 불량했지만 최근 보식작업으로 비교적 매끄러운(?) 잔디 상태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 성남의 홈구장은 성남 종합운동장이 아니다. 원래의 홈구장인 탄천 종합운동장이 지붕 덮게 설치 등 리모델링 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성남 종합운동장을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중이다.

성남, 몰리나의 골로 전남 제압

▲ 양 팀 출전선수 입장.

각각 토요일과 일요일에 6강 플레이오프 경기를 펼친 전남과 성남은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가졌다. 홈팀인 성남은 라돈치치, 조동건, 몰리나로 이어지는 3톱에 김정우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려 공격지향적인 전술로 나섰다.

그리고 이에 맞서 전남 역시 서울전에 비해 보다 공격적으로 진영을 포진시켰다. 서울전에서는 3백 중심에서 좌우 측면 미드필더들을 많이 끌어내려 5백까지 구사하였지만 이번 성남전에서는 4백을 배치해 오버래핑까지 과감하게 시도했다.

▲ 성남 선수들이 승리 이후 서포터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은 왼쪽 공격수로 출전한 몰리나가 맹활약을 펼치며 성남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남은 전반 초반부터 여러 차례 코너킥과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직접적으로 골문을 두드리지 못했다.

그러던 전반 23분 성남이 득점에 성공했다. 오른쪽 수비수인 김성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골문 앞으로 올린 볼을 몰리나가 뛰어올라 헤딩골로 만들어냈다. 전남의 염동균 골키퍼가 팔을 높이 뻗어 봤으나 볼이 절묘한 구석으로 향하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 전남 선수들이 고개를 떨어뜨린 채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전반전의 경기 내용을 만족하지 못한 전남의 벤치는 일찌감치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4분 고차원을 송정현으로 교체했고, 이어 후반 12분 주광윤을 김승현으로, 후반 27분에는 송한복을 정윤성으로 각각 교체하면 공격수 비중을 늘렸다.

한 골을 따라잡기 위해 전남은 몇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맞기도 했다. 정윤성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도한 왼발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살짝 벗어났고, 문전 혼전 상황에서 슈바의 패스를 받은 백승민의 슈팅이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그리고 경기종료 직전 정성윤이 성남의 골문을 열었으나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었다.



▲ 성남을 승리로 이끈 신태용 감독은 'MAN OF THE MATCH' 몰리나

결국, 이날 승리는 전반에 터진 몰리나의 골을 잘 지킨 성남에 돌아갔다. 따라서 전남은 오는 11월 29일 오후 3시에 펼쳐지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었고 내년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따냈다.

성남은 오는 주말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인 포항 스틸러스와 일전을 벌이게 되었다. 양 팀 모두 공격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어느 경기보다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이후 우승컵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성남이 올 시즌 명가 부활을 해낼지 관심이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 '노랑전쟁'의 승자는 '성남'

☞ [엑츠화보] 성남, 돌풍의 전남 잠재우고 PO진출

[엑츠화보] 성남 '포항 나와라'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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