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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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훈, 아무도 모르게 빛나는 땀방울의 소중함

기사입력 2009.11.25 11:06 / 기사수정 2009.11.25 11:06

조성룡 기자



[엑스포츠뉴스 = 조성룡 기자] 2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 고양 세계 역도 선수권 대회 남자 77kg급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중, 장내 아나운서가 한 선수의 이름을 호명한다. 그의 이름은 김광훈. 인상 1차 시기에서 153kg를 신청하더니 아쉽게 실패한다. 2차 시기에서는 성공. 용상에서는 193kg를 들어 인상 12위, 용상 7위, 합계 8위를 기록했다.

세계 8위에 해당하는 실력의 소유자, 김광훈. 한 분야에서 세계 8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를 알아보는 관중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우승후보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많은 스포츠 경기들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승자만 기억해주는 사람들의 냉혹한 인식이었다. 사람들은 스타 선수들만 기억할 뿐이다. 사실 스타 선수가 생겨날 수 있는 것도 그 주위에 수많은 평범한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거늘. 세상의 관심은 온통 스타 선수에게만 쏠려있다.

물론, 장미란이나 사재혁 같은 스타 선수들에게 관심을 쏟는 현상이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비인기 종목으로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역도의 현실상 스타 선수를 통하여 역도의 인지도를 높이고 사람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유도해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스타 선수가 아닌 이들에게 적어도 한번쯤은 최고의 격려를 보내줄 수는 없을까. 그들이 비록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자 인생을 운동에 바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보내는 격려 한번은 그들에게는 다시 한 번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최고의 원동력이 아닐까.

지금까지 사람들은 우승, 금메달에만 목말라 있었다.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 아낌없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존경심을 보내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냉정한 눈길로 바라볼 뿐이다. 그들이 흘린 땀은 다른 선수들과 다를 바가 없고 또 그만큼 귀중한 것인데도 말이다.

이것은 비단 역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도, 태권도, 복싱 같은 종목들, 그리고 축구에서도 볼 수 있는 K-리그와 하위 리그의 현실. 수많은 곳에서 이런 안타까운 상황들은 보이고 있다.

수많은 선수가 있기에 대한민국의 스포츠는 조금씩 발전해나가고 있다. 선수가 많지 않은 종목이 발전해 나가기는 매우 어렵다.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의 숨은 주인공들은 바로 구석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는 선수들이다.

경기가 끝나고 역시 사람들에게 이날의 화제는 김광훈이 아닌 용상 금메달의 주인공, 사재혁이었다. 하지만, 당당히 세계 유수의 선수들과 겨뤄서 8위라는 성적을 이뤄낸 김광훈도 박수받아 마땅한 주인공일 것이다.

8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고개를 숙여야 했던 김광훈. 그의 쳐진 어깨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다. 관심과 격려가 모인다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 8위 김광훈은 세계를 들고자 다시 한번 일어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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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광훈(C) 성대우 기자] 



조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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