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12 00:26 / 기사수정 2009.11.12 00:26
이번 유럽 원정에서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포지션별 주전 경쟁을 통해 선수들의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포지션에서 허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한 선수들의 피 말리는 경쟁이 또 한 번 시작됐다.
그 중에서도 제법 눈길이 가는 포지션은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다. 허정무 호에서 가장 돋보이는 입지를 보여주고 있는 김정우(성남)와 '유럽파' 조원희(위건), 그리고 과거 이 포지션에서의 활약을 통해 '진공청소기'라는 별칭을 얻었던 김남일(고베)이 경쟁하고 있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김정우는 허정무 호에서 자기 역할을 100% 발휘하면서 꾸준하게 선발 출장하고 있는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다.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때로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위협적인 패스, 중거리슛도 하는 등 공수를 모두 겸비한 멀티 플레이어형 자원이다. 무엇보다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파트너인 기성용(서울)과의 호흡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중원을 안정적으로 장악하는 능력을 보여 코칭스태프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김정우의 강력한 경쟁자, 조원희는 활동 반경이 넓은 특징을 활용해 보다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의 부담을 덜어내는 플레이를 잘 수행해낸다. 투지 넘치는 수비 능력과 뛰어난 개인 방어 능력은 조원희의 가장 큰 경쟁 무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속팀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 때문에 조원희가 차츰 김정우의 경쟁자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을 통해 조원희는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다가 최근 대표팀에 3회 연속 발탁된 김남일은 '배수의 진'을 쳐야 할 상황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수비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을 만큼 뛰어나지만 동료 선수와의 호흡, 유기적인 움직임, 공격력 향상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9월, 대표팀에 복귀한 뒤 이렇다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이번 2연전을 통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 한다.
변수는 있다. 주전 김정우가 덴마크전만 치르고 K-리그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 일정 때문에 조기에 귀국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제대로 된 실력 발휘를 못 했던 조원희, 김남일은 세르비아전에서 '대 반전'을 노리고 있다. 만약 이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잘 극복해내면서 더욱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수비형 미드필더의 주전 또는 엔트리 경쟁은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유럽 원정을 통해 '붙박이'냐 '반전'이냐를 놓고 벌이는 수비형 미드필더 3인방의 전쟁은 허정무 호의 경쟁력 있는 중원 키우기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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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남일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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