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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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서울, 정신 차렸나?

기사입력 2005.10.24 10:32 / 기사수정 2005.10.24 10:32

문인성 기자



'서울, 가능성을 보여주다'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을 상대로 모처럼만의 승리를 거둔 FC서울의 이장수 감독이 한태유가 팀의 세번째골을 성공시키자 그제서야 기쁜 표정을 지으며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한마디로 '좋다'는 표현이다. 사실 그동안 서울은 수원과 대결을 하면서 거의 1점차의 승부를 펼쳐왔다. 그리고 그 어느 경기와 비교를 해보아도 가장 힘겨운 대결을 펼쳐왔다. 그런 까다로운 상대인 수원을 상대로 3-0의 대승을 거두고, 게다가 최근 푹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바꾸는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장수 감독 본인도 기분이 좋았던 모양이다.


▶공격과 미드필드간의 유기적인 플레이, 역습시 빠른 수비전환 돋보여

수원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수원의 빠른 역습이 펼쳐지면 공격수, 미드필더 모두가 빠르게 수비로 전환하였다. 그동안 역습에 자주 약점을 노출했던 서울의 모습이 아니었다. 게으른 면을 타파했는지 공격수들까지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뛰어 들어 달라짐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도 보기 좋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기형이 어느정도 자기 몫을 해주었으며, FC서울의 살림꾼 한태유가 부지런히 움직여 줬으며 골까지 기록했다. '꽃미남 미드필더' 백지훈도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볼배급을 담당했으며 대체적으로 이날 서울의 미드필더진들은 최전방에 있던 박주영과 정조국에게 많은 찬스를 만들어 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울의 살림꾼' 한태유, 분위기 직접 바꿔

수비형 미드필더겸 센터 미드필더의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한태유. 공격적인 성향보다는 수비적인 성향이 더 강한 선수이다. 한태유는 그동안 부지런히 뛰어 다니고, 미드필더진의 운영을 도맡아서 하는 '살림꾼'이라는 칭찬을 받아왔다. 수원전에서도 한태유의 역할은 빛났다.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중원에서 계속해서 수원의 공격을 압박했고, 부지런히 볼 배급을 담당했음은 물론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세번째 골까지 만들어 냈다. 

이장수 감독이 팀 분위기의 쇄신을 위해 이기형, 한태유 같은 신뢰감이 있는 선수들을 수원전에 투입한 이유도 바로 그들이 나태해진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한태유는 이날 경기에서 어떤 모습이 프로 선수로서의 지정한 모습인지를 직접 보여줬다.


▶이런 모습을 원했는데, 왜 이제서야..

사실 수원전에서 보여준 서울의 모습은 이장수 감독이 그동안 원했던 팀의 모습이었다. 그동안 서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선수들의 약한 정신력이라고 지적되어 왔다. 선수들의 기량, 감독의 능력 그 어느것 하나 문제가 될 것이 없었는데 선수들의 나태해진 정신력이 경기력으로 이어져 후반기 11위까지 추락했던 것이다. 

이장수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의 강한 승부욕, 근성을 요구해왔다. 그것만이 팀이 성공할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렸는지 서울 선수들은 수원전에서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장수 감독은 '그래.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한태유 골 이후에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박주영 득점 터지자, 경기 술술 잘 풀려

박주영이 선취골을 터뜨리자 경기는 물 흐르듯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정조국은 절묘하고도 멋진 프리킥을 성공시켰으며, 한태유는 적적한 위치 선정과 침착함으로 세번째골을 만들어 냈다. 사실 정조국의 프리킥 상황도 박주영이 돌파하다 수원의 수비수에 걸려 넘어져 만들어 낸 것. 이날 경기는 박주영이 공격에서 펄펄 날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박주영의 득점포와 움직임이 살아나자 서울의 경기력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오늘 같이만 한다면, FA컵 우승도 가능해

잉글랜드 같은 유럽리그 팀들의 감독들은 리그 우승이나 기타 컵 대회 우승을 놓쳤을때 위기 의식을 느낀다.  K리그 구단들을 보면 대부분의 팀들이 시즌 이후, 겨울에 경기를 치르게 되는 FA컵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작년 부산은 FA컵에 우승하면서 팀의 전력이 급상승 했다. 

이처럼 FA컵 우승은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FC 서울은 하우젠컵, K리그 우승 모두를 놓친 상태이다. 현재 서울의 '그랜드 슬램 2005'이라는 슬로건중에는 '관중동원 1위'만이 썰렁하게 빛을 내고 있다. 서울 선수들이 정신무장을 하여 오늘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FA컵 우승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문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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