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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은퇴 속에 담긴 두 가지 아쉬움

기사입력 2005.10.22 02:55 / 기사수정 2005.10.22 02:55

고동현 기자

국내를 대표하던 왼손타자인 SK의 김기태가 은퇴를 한다고 한다. 모든 선수들의 은퇴가 아쉬겠지만 이번 김기태의 은퇴 소식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건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1991년에 쌍방울에서 데뷔 해 15년간 한국 프로야구의 강타자로 군림하며 골든글러브, 올스타 베스트10, 홈런왕등 웬만한 것은 다 이룬 김기태지만 못 이룬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우승반지. 

김기태에게는 우승의 기쁨을 맛볼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몇 번 있었다. 91년부터 98년까지 뛰었던 쌍방울은 96,97시즌에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긴 했지만 '만년꼴찌'의 이미지가 강한만큼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하지만 99년 김현욱과 함께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게 된다. 

특히 2001년에는 김응룡감독 영입 후 한국시리즈에까지 진출하면서 그 꿈은 무르익는다. 그러나 팀이 두산에 2승 4패로 패하며 우승의 꿈은 다음번으로 미뤄야 했다. 하지만 만약 2001년에 삼성이 우승을 차지했다 하더라도 김기태로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부상으로 시즌내내 고생하며 44경기에 출장해 타율 .176이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생애 최악의 시즌이었다.

김기태에게 두번째 기회는 2003년도에 찾아왔다. 2002년도부터 SK에서 뛰기 시작한 김기태는 2003년 시즌에 93경기에 출장해 .292의 타율을 기록하며 팀에 톡톡히 보탬이 되었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SK는 승승장구를 달리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정규시즌 1위팀 현대와 3승 3패를 기록하며 우승문턱까지 갔지만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김기태로서는 그야말로 우승의 기쁨을 '바로 코 앞'에서 놓친것이다. 그리고 2004년과 2005시즌에는 SK가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하며 결국 우승반지를 못낀채 은퇴를 하게됐다.

김기태의 은퇴가 아쉬운 두번째 이유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은퇴하는 것이다.

김기태는 그 동안의 장타욕심을 버리고 교타자로 변신을 선언한 2004시즌에서 타율 .320 홈런 10개 67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제 2의 전성기를 맞는듯했다. 그래서 2004시즌 종료 후 SK는 김기태에게 2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한 시즌만 더 뛰면 다시 FA가 되는 김기태는 1년 계약을 주장해 결국 2억 5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한 후, 시즌에 돌입했지만 1할대 타율에 머물려 본인이 자청해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시즌 막판에 1군으로 올라오긴 했지만 결국 54게임 출장, 타율 .204 11타점이 본인의 마지막 시즌경력이 되고 말았다.

이후 구단측과 거취문제를 논의하던 끝에 김기태는 은퇴를 선언했고 해외 유학을 계획중이라고 한다. 15년동안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왼손타자로 군림하던 김기태의 은퇴가 아쉬운 두가지 이유다. 이제 지도자로서 새롭게 출발하는 김기태. 선수로서의 '김기태'처럼 코치로서도 '김기태'도 멋진 코치생활이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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