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2:29
스포츠

데얀의 퇴장이 서울에 빼앗은 3가지

기사입력 2009.11.01 21:04 / 기사수정 2009.11.01 21:04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FC 서울이 지난 11월 1일 일요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30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33분 서울의 데얀이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먼저 전남의 골문을 흔들었지만, 후반 44분 교체 투입된 전남의 정윤성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무승부로 경기가 끝이 났다.

이날 서울을 웃고 울게 한 주인공은 상대팀인 전남이 아니라 바로 서울의 주포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이었다. 데얀은 이날 경기에서 안데르손과 함께 투톱으로 출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서울은 전북 현대를 향한 1위 자리 탈환과 포항 스틸러스에 의한 2위 위협 사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를 따내야 하는 반면, 전남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하기 위해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양 팀은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몸싸움이 벌였다. 선수들의 의욕이 넘쳐 다소 거친 장면이 자주 나왔다. 그리고 미드필드에서 볼 다툼이 많다 보니 상대편 위험지역까지 진출하기가 까다로웠다.

전반전을 무승부로 마친 상황에서 전북과 포항은 각각 경남과 수원에 리드를 하고 있는 상태라 서울의 마음은 더욱 급해졌고, 전남은 여유있게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던 후반 17분 중거리 슈팅 외에는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던 데얀에게 팀을 구해낼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가 왔다.

기성용이 전남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수비 발에 걸려 넘어져 주심은 단호하게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선 데얀이 오른쪽을 향해 강하게 찼지만 어이없게 골대를 넘기고 말았다. 데얀은 애꿎은 잔디에 화풀이를 해야 했다.

비록 페널티킥은 놓쳤지만 데얀은 큰 경기에서 역시 자기 몫을 해내는 선수였다. 후반 33분 아크 서클 왼쪽 부근에서 볼을 받은 데얀은 반대편 골대를 향해 슈팅을 했고, 이것은 그대로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1위 탈환의 가능성은 희박했지만, 최소한 2위 자리는 확정지을 수 있는 골이었다.

하지만, 기쁨은 거기까지였다. 득점과 동시에 감정이 격양된 데얀은 전남의 벤치 앞으로 달려와 유니폼을 벗어 그라운드에 내동댕이쳤다.

이제 대부분의 축구팬이 알다시피 세리머니를 할 때 유니폼을 벗는 것은 경고 감이고, 더욱이 상대팀 벤치를 도발하는 행위까지 더해 추가로 경고 한 장을 더 받아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후 상황을 지켜보지 못한 주심은 대기심과의 대화를 통해 경고 한 장을 더 데얀에게 주었다.

데얀은 이날 경기에서 진득한 맨마킹을 당했다. 전반전에는 정인환이, 그리고 후반전에는 박지용이 데얀을 따라다니면서 괴롭혔다. 또한, 귀중한 페널티킥까지 놓쳐 심리적으로 열이 올라와 있는 상태였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는 데얀의 행동은 FIFA에서 지양하고 있는 분명한 '비신사적인' 행위였고 심판의 판정은 정당했다고 볼 수 있다.

데얀이 퇴장을 당함으로써 수적 열세에 있었던 서울은 슈바 대신에 교체 투입된 정윤성에게 후반 44분 동점골을 얻어맞으면서 무너졌다.

결국, 서울은 경남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중요한 세 가지를 잃게 되었다. 첫째, 같은 시각 열린 포항과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포항이 승리를 거둠으로써 서울은 포항에 골득실차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따라서 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며 6강 플레이오프 경기부터 합류해야 한다.

둘째, 정규리그 2위까지 주어지는 2010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6강 K-리그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나머지 진출권 한 장을 획득할 수 있지만, 빠듯한 일정상 그 확률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셋째, 데얀은 이날 경기 퇴장으로 6강 플레이오프 전남과의 경기에서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서울 공격의 핵인 데얀의 결장은 서울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혹여 추가징계까지 주어지게 된다면 챔피언십 출전이 완전히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올 시즌 개막전과 최종전에서 맞붙어 정규리그에서 각각 3위와 6위의 성적을 거둔 서울과 전남은 K-리그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하게 되었다. 서울과 전남의 경기는 오는 11월 21일 토요일 서울의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관련기사] ▶ 2009 K-리그

서울의 무승부 하나로 희비 엇갈린 K-리그 4룡(龍) 

파동-악재 딛고 6강 진출 이뤄낸 전남 박항서 감독 

[사진 = FC 서울의 데얀 (C) 엑스포츠뉴스 이상진 기자]



박진현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