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2년 만에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 복귀한 차두리. 그의 활약에 분데스리가의 강호들의 운명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분데스리가의 강호 샬케를 상대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마가트 감독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차두리가, 이번엔 바이에른 뮌헨을 맞이하여 어처구니없는 자책골을 기록하며 팀에 패배를 안겨준 것이다.
사실 이 경기에서 차두리의 부진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상대가 유럽에서도 명문으로 손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인데다, 서울에서 세네갈과의 A매치를 치른 직후의 경기였기에, 시차 적응과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었다.
장거리 이동의 여파는 경기 초반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차두리는 이 경기에서 선발로 출장한 루카 토니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하고 슛팅을 허용하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차두리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부르크는 바이에른 뮌헨의 공세를 잘 막아냈고, 역습을 통해서 수 차례 좋은 찬스를 만들어가기도 했다. 42분경 토마스 뮐러에 선제골을 허용하긴 하였으나, 골키퍼가 쳐낸 볼이 뮐러의 정면 슛팅으로 연결되었기에 손을 쓸 수 없는 골이었다.
후반전에 들어서도 차두리는 실수를 연발하며 위기 상황을 자초했다. 측면에서 역습 공격을 시도한 슈바인슈타이거를 차단하지 못하고 크로스를 허용하였고, 이것은 루카 토니의 헤딩으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69분경에는 프라이부르크의 패배를 자초하는 자책골을 기록하기에 이른다.
차두리의 자책골 장면은 어처구니없는 백패스의 실수에 의한 골이었다. 토마스 뮐러를 마크하는 과정에서 중앙 수비수인 크르마스가 놓친 볼을 차두리가 잡아 골키퍼에게 백패스로 연결하려 하였으나, 골키퍼는 차두리의 이러한 움직임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뼈아픈 실점 장면을 바라봐야만 했다. 프라이부르크의 수비진과 골키퍼의 호흡이 맞지 않은 면도 있었으나, 이에 대한 차두리의 대응이 적절치 못한 것이 크나큰 실책이었다.
패배가 굳어가는 상황에서도 프라이부르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종료 직전 슈테판 라이징어의 만회골로 바이에른 뮌헨을 위협했고, 경기는 프라이부르크의 1-2 석패로 마무리되었다. 차두리의 자책골은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를 확정함과 동시에 리그 우승의 희망을 안겨다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말았다. 샬케 원정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마가트 감독을 당황시키고 샬케 선수 세 명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되는 후폭풍을 안겨다준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비록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긴 하였으나, 1부리그 출장 경험이 많지 않은 차두리에 있어서는 오히려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차두리는 볼프스부르크를 우승시킨 명장 마가트 감독과 독일 최고의 골키퍼 노이어를 상대로 과감한 결승골을 기록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프라이부르크의 입단으로 2년 만에 1부리그에 복귀하고, 꾸준한 출장으로 국가대표에 재발탁된 차두리가 향후의 분데스리가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사진=차두리(C) 성대우 기자]
강승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