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10 03:37 / 기사수정 2009.10.10 03:37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눈에 띄는 스타 선수도 없이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던 U-20 대표팀이 18년 만에 8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의 8강전에서 아쉽게 2-3으로 석패하며 4강 출의 꿈은 무산되었지만 큰 의미 있는 대회로 평가된다.
8강이라는 성과에는 21명의 선수가 하나가 된 탄탄한 조직력이 뒷받침되었지만 그중에서도 빛나는 보석을 이번 대회를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회 최다 골' 김민우
이번 대회를 통해 국민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불의의 부상으로 지난 U-17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던 김민우는 본래 좌측 풀백이 본업이지만 감출 수 없는 공격본능으로 이번 대회 한국 최다 골은 물론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3골을 기록했던 신연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대 청소년 대회 최다 골 타이를 이뤄냈다.
3골 모두 멋진 골이었지만 그 중 독일전에서 터트린 천금 같은 동점골은 3골 중 가장 빛나는 골이었다. 1패를 안고 싸운 독일전에서 0-1로 뒤져 패색이 지쳤으나 김민우의 동점골로 16강 진출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8강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중원의 조율사' 구자철-문기한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축구는 허리싸움이다. 대표팀의 주장 구자철과 문기한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의 중원을 탄탄히 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4-2-3-1의 '2'에 위치한 두 선수는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대표팀 중원을 책임졌다.
구자철은 안정적인 키핑과 넓은 시야 그리고 정확한 패스로 경기를 조율했으며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했다. 왜 구자철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핵심 미드필더인지 확실히 보여준 대회였다.
구자철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문기한이 옆에서 확실히 보조를 해줬기 때문이다. 문기한은 수비 시에는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는 수비적 역할과 좌우 측으로 벌려주는 정확한 롱패스까지 갖춰 마치 김남일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구자철과 달리 서울의 두터운 선수층으로 인해 주전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진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왼발의 달인' 김보경
김민우가 독일전 동점골로 16강의 초석을 다졌다면 김보경은 미국전에서 두 골을 성공시키며 16강 진출을 완성했다. 조별 예선 3차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환상적인 왼발슛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고 16강전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는 귀중한 선제골로 대승의 발판이 되었다. 경고 누적으로 8강전에 나서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왼발만큼 빛난 것은 멋진 세리머니였다. 미국전에서 골을 터트린 후 바이올린 세레머니로 멋진 연주를 했던 김보경은 파라과이와의 16강전에서는 지휘를 하는 세리머니로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이들은 이제 20세 안팎의 어린 선수들로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는 원석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공을 거쳐 조금 더 가다듬는다면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선수들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축구를 이끌 보배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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