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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바이에른 뮌헨과 브레멘의 엇갈린 운명

기사입력 2009.10.08 17:11 / 기사수정 2009.10.08 17:11

강승룡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승룡 기자] 지난 시즌 리그 우승에 실패한 바이에른 뮌헨은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또다시 분노의 영입을 강행했다.

그러한 바이에른 뮌헨의 '분노의 영입'은 프랑크 리베리와 루카 토니,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영입했던 2년 전보다도 더욱 강력했다.

지난 5월 25일, 바이에른 뮌헨은 슈투트가르트의 핵심 스트라이커인 마리오 고메즈를 3천만 유로를 들여서 영입했다. 고메즈의 이적료는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는 것으로, 같은 날 베르더 브레멘이 디에구를 유벤투스로 보내면서 벌어들인 이적료보다도 550만 유로가 많은 액수였다.

이적시장 마감을 앞두고 리그에서 2무1패의 부진에 빠진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벤치 신세에 놓인 아르옌 로벤을 영입하며 리베리와 함께'로베리 라인'을 구성하면서 막강한 미드필더진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바이에른 뮌헨이 이번 여름에 전력 보강을 위해 쓴 돈은 7,500만 유로가량이었고, 선수 방출 등을 고려한 순지출액만 5천만 유로가 넘었다. 이러한 공격적인 선수 보강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은 자국 리그와 함께 챔피언스리그의 우승까지 도전하고자 하였다.

반면 지난 시즌 리그 10위의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던 베르더 브레멘은 팀의 에이스였던 디에구를 유벤투스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디에구를 이적시킨 브레멘은 마르코 마린의 영입으로 디에구의 공백을 대체하였고, 지난 시즌 임대로 영입했던 클라우디오 피사로와 정식 계약을 맺은 것을 제외하고 이적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선수 영입은 보이지 않았다. 디에구의 이적을 통해 브레멘은 2,450만 유로의 이적료를 챙겼고, 선수 보강에 들어간 돈을 제외하더라도 1,700만 유로의 순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과 베르더 브레멘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이 전력 보강을 위해 5천만 유로가 넘는 순지출을 감수하고 분노의 영입을 강행했지만, 브레멘은 팀의 핵심 선수를 내주면서도 전력 보강에 그리 많은 돈을 쓰지 않고 분데스리가 내에서 가장 많은 순수익을 올렸다.

그렇다면, 분데스리가 내에서 독보적인 전력을 갖춘 바이에른 뮌헨과 성적 부진으로 팀의 에이스를 내주고 이적시장에서 그다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브레멘의 현 상황은 어떠할까?

로벤의 영입으로 날개를 단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에서 3연승을 달리며 우승 경쟁에 불을 붙이는 듯했다. '로베리 라인'을 접한 상대팀들은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한 채 무너질 수밖에 없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이스라엘 원정에서 마카비 하이파를 3-0으로 꺾는 등 로벤 영입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바이에른 뮌헨의 상승세도 오래가지 못했다. 함부르크와의 원정 경기에서'로베리 라인'은 함부르크의 탄탄한 수비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으며, 페트리치에 결승골을 내주며 패배를 당했다. 쩨 호베르투는 바이에른 뮌헨의 왼쪽 측면을 뚫고 페트리치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함으로써 자신을 버린 친정팀에 부메랑을 날렸다.

이후 유벤투스와의 홈 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0-0무승부에 그쳤던 바이에른 뮌헨은, 낙승이 예상되었던 쾰른과의 홈 경기에서 공격 패턴의 단조로움과 골 결정력의 부족으로 승리를 거두는 데 실패했다. 경쟁 팀들이 치고 올라오는 불운까지 겹친 바이에른 뮌헨은 8라운드에서 8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선두인 레버쿠젠과의 승점 차는 8점으로 벌어지고 말았다.

한편, 팀의 에이스였던 디에구가 떠난 브레멘은 첫 경기에서 프랑크푸르트에 덜미를 잡힌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순조로운 경기를 펼쳤다.

메수트 외질과 마르코 마린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한 브레멘은 이후의 리그 경기에서 4승3무의 성적을 기록하며 4위로 뛰어올랐고, 유로파리그와 포칼 경기에서도 전승을 거두며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슈투트가르트와 같은 강호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 리그에서 네 경기 연속으로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에른 뮌헨과 브레멘의 사례를 통해서, 많은 돈을 투자한 선수 영입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스쿼드의 질에서는 타 리그의 최강 팀들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으나, 팀의 핵심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지난 시즌에서도 리베리가 결장한 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번 시즌에도 리베리와 로벤이 빠진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

반면 브레멘은 팀의 에이스인 디에구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메수트 외질과 마르코 마린의 활약으로 인하여 디에구의 공백을 전혀 느낄 수 없게 만들었다.

게다가 외질이 부상으로 결장했던 경기들에서도, 아론 헌트가 외질을 대체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등,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상호 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위기 상황에 손쉽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는 결국 브레멘의 최대 단점이었던 수비가 탄탄해짐과 동시에 공격에서도 상대를 압도함으로써, 리그와 대외컵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향후 26경기가 남아있는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브레멘의 현 상황이 그대로 시즌 종료까지 이어진다고 속단하기엔 상당한 무리가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러한 초반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즌 후반기에는 우승권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핵심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큰 현 상황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매 라운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혼돈의 분데스리가'에서 경쟁이 더욱 힘겨워 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로베리 라인'만이 아닌, 어떠한 포메이션에도 선수들이 이에 순조롭게 대처하여 경기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지금의 바이에른 뮌헨에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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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에른 뮌헨 (C) 바이에른 뮌헨 공식 홈페이지 캡쳐]

 

 



강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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