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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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패인, '부메랑'으로 돌아온 체력적 부담

기사입력 2009.10.01 06:42 / 기사수정 2009.10.01 06:42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정재훈 기자] 부담스러웠던 일정이 체력적 한계를 가져온 것일까.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우승을 노렸던 FC 서울이 끝내 움살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서울은 3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움살랄과의 ACL 8강 2차전에서 1-1무승부를 거뒀으나 1차전 2-3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합계 1무1패로 4강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1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4강 진출이 가능했던 서울은 전반 13분 코너킥 상황에서 벤 아스카르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2분 뒤 데얀이 동점골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반전에 성공했지만 남은 시간 동안 결정적인 마지막 한방이 부족했다.

2-1로 승리를 거두면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4강 진출에 성공하는 서울은 1골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섰고 비기기만 해도 4강이 확정되는 움살랄은 공격의 의지를 숨긴 채 초지일관 수비에 전념했다.

움살랄이 공격수인 마그노와 다비를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수비에 나서자 서울은 이렇다 할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수비 시에는 10백으로 나설 정도로 대부분의 선수가 수비지역에 밀집했기 때문에 서울은 많은 움직임으로 공간을 열어야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백패스를 남발했고 의미 없는 롱패스에 의존하며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다.

수비진이 밀집할 경우 세밀한 패스와 공간확보가 중요하지만 급격한 체력저하가 선수들의 발을 무디게 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서울의 빠듯한 일정에서 비롯되었다. 3개 대회에서 우승을 노렸던 것이 결국 체력저하라는 화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말았다.

서울은 무승부를 위한 움살랄의 밀집수비는 예상했지만 정작 체력저하에서 나오는 자신들의 무기력함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서울의 타이트한 일정을 고려해 축구 연맹에서 포항과의 리그 경기를 연기했지만 아쉽게도 서울의 체력은 완벽히 회복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서울은 지난 주말 대전과의 경기에서 나선 베스트11이 그대로 출전했고 그 중 대부분의 선수는 일주일 전 1차전 원정경기도 소화했다. 일주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의 발걸음은 당연히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서울 선수들의 무거운 발걸음은 움살랄 수비를 교란시키지 못하며 수비를 한층 편하게 해줬고 결정적인 장면에서 힘에 부쳐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게 묶어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열심히 뛰었지만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이는 같은 일정을 소화한 포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히려 포항은 컵대회 결승전으로 서울보다 한 경기 더 치렀다. 포항은 시즌 초부터 철저한 로테이션 시스템을 지향하며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고 그 결과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움살랄이 스치면 쓰러지는 이른바 '침대 축구'로 일관하며 축구를 모독시켰지만 패배와도 같은 무승부의 이유에는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한 체력적인 부담감이 존재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 AFC 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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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역전골을 노리는 FC서울의 선수들(C) 엑스포츠뉴스 김현덕 기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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