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22 20:15 / 기사수정 2009.09.22 20:15
애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테베즈가 '지역 라이벌' 맨시티 행을 택하면서 퍼거슨과의 사제 맞대결로 주목받은 이번 더비는 예상과는 달리, 2골을 넣고 경기 후에는 관중과 마찰을 일으킨 벨라미가 가장 큰 인상을 남긴 선수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 날 경기의 '숨은 MVP' 벨라미는 어떤 선수일까?
크레이그 벨라미는 '폭발적인 스피드에서 나오는 천재성'과 '제어하기 힘든 악동'이라는 두 가지 이미지를 지닌 선수이다.
로랑 르베르, 리 보이어와 함께 '뉴캐슬 악동 트리오'를 구성했던 벨라미는 천부적인 축구 센스와 다혈 질적인 성격에서 비롯된 악동 기질을 동시에 지녔다. 같은 웨일스 출신인 라이언 긱스가 큰 소란 없이 변함없는 좋은 선수로 군림했다면 벨라미는 좋은 활약을 펼치지만 성격 때문에 또 한 번 주목받던 선수이다.
얼마 전 故人이 된 '전설적인 감독' 바비 롭슨의 인자한 성품 때문에 '악동 군단' 뉴캐슬에서 좋은 모습을 별 탈 없이 지낸 벨라미는 후임 감독인 수네즈와의 마찰로 셀틱으로 임대 후, 블랙번으로 이적하게 된다. 블랙번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벨라미는 '전통의 명가' 리버풀의 레이더망에 포착. 베니테즈 체제에서 새로운 선수 생활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리버풀에서 벨라미는 너무나도 큰 사건을 저지른다. '골프채 사건'으로 통하는 이 사건은 2006-2007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 바르셀로나 원정경기를 앞둔 '리버풀 선수' 벨리미가 팀 동료 리세를 골프채로 폭행한 사건을 뜻한다.
잉글랜드 언론은 이 사건을 하나의 이슈로 기사화 뒤 보도하였다. '디팬딩 챔피언' 바르셀로나와의 원정 경기이기 때문에 막중한 부담감을 짊어진 리버풀 선수들은 의욕을 잃고 원정 경기에 나서게 되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때문일까? '골프채 사건'의 주범인 벨라미와 리세는 각각 한 골을 기록하며 바르셀로나를 격침했다. 특히 이 날 경기에서 놀라운 활약을 선사한 벨라미가 보여준 '퍼팅 세리머니'는 리버풀 팬에게 받은 미움과 원망을 한순간에 애정으로 바꿔놓았다. 까다로운 누 캄프에서 승리를 거둔 리버풀은 이 대회에서 AC 밀란에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리버풀에서의 생활을 마친 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거쳐 맨 시티에 입성한 벨라미는 '오일 파워' 속에서도 좋은 활약을 선사. 테베즈, 호비뉴, 아데바요르, 산타 크루즈로 대표되는 맨 시티 포워드와의 경쟁을 치르고 있다. 5라운드까지 그는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는 맹활약으로 맨 시티 공격진의 중추로 명성을 알리고 있다. 비록 징계 때문에 상승세가 꺾였지만 벨라미가 보여준 플레이는 그의 재도약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악동 기질은 소속팀 감독과 팬들의 애간장을 녹일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팀 합류를 원하지 않는 시각도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NBA를 장악한 데니스 로드맨이 그랬듯이 벨라미의 악동 기질은 승부 근성을 더욱 강하게 하지 않았을까? 앞으로도 지속될 벨라미의 악동 이야기가 우려 속에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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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일 열린 맨체스터 더비에서 2골을 기록한 벨라미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맨 시티 ⓒ 맨체스터 시티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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