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21 11:55 / 기사수정 2009.09.21 11:55
한 팀이 골을 넣으면 한 팀이 따라가는 치열한 공방전 속에 진행된 이 날 경기는 '맨체스터 더비'가 '밀란 더비'에 버금가는 지역 라이벌 경기로 발전할 수 있음을 알려준 경기였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대기 심이 제시한 추가시간은 4분이었으며 이를 무시하고 맨유에 관대한 판정을 내린 심판의 알 수 없는 행동은 의문부호를 낳는다.
이는 'OT 프리미엄'으로 일컬어지며, 맨유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트(이하 OT)에서 열린 경기는 맨유에 유리한 판정이 나온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 중 특정한 학생에게만 추가 시간을 준다면 석차는 바뀔 것이다. 즉, 맨유에 지나치게 관대한 판정 때문에 타 팀 선수들과 감독은 OT에서 열리는 경기를 꺼릴 것이다.
첼시에게 리그 타이틀을 내준 당시에도 맨유는 'OT 프리미엄'을 누렸다. 당시 첼시의 감독인 주제 무리뉴는 "OT에서 경기를 하면 판정이 이상하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맨체스터 더비 직후, 마크 휴즈는 BBC를 통해 "역사적으로 OT에서의 프리미엄은 존재했다. 과거, 맨유에서의 선수 시절에도 난 이득을 느끼고 있음을 알았다. 단, 내가 이곳에서 뛰었을 때는 이러한 이득에 대해 논쟁거리로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이곳을 떠난 후 관점이 바뀌었다. 나는 어디에서 추가시간이 7분이나 온 건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축구 팬에게 이런 일은 너무 익숙하다. 몇 해전, 유럽을 강타한 이탈리아의 '칼치오폴리' 스캔들 때문이다.
이 날 맨체스터 더비는 2005-2006시즌 유벤투스와 칼리아리의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 경기에서 발생한 상황과 유사하다. 1-0으로 지고 있던 유벤투스는 심판의 도움 때문에 추가 시간 5분을 획득. 칸나바로의 결승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이후, 심판의 자질 문제라는 해명으로 진화에 나선 유벤투스는 몇 달 뒤, 매수라는 최악의 밀거래를 했음이 드러났다.
맨유의 OT 프리미엄에 대해 몇몇 언론들은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응원에 기가 눌린 심판의 판정 실수로 끝냈다. 덧붙여,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다.'라는 말만 전했다.
4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인테르 밀란과 유벤투스의 경기에서 아드리아누의 골이 무효가 되고, 간접 프리킥을 찬 델 피에로의 슈팅이 골문에 들어갔을 때 판정번복을 한 심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루이스 피구는 오히려 가해자로 치부되었다. 그에게 전해진 말은 '오심도 경기의 일부이다.'라는 메시지였다.
이날 맨유는 맨시티를 상대로 훌륭한 경기력을 선사했다. 강팀의 면모를 드러내며 EPL 최강팀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은 그들의 승리를 먹칠했고 'OT 프리미엄'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의문만 낳았다.
만일,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면 제일 큰 피해자는 그라운드 위에서 열심히 뛴 맨유 선수들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심판은 각성해야 된다. 심판의 역할은 경기를 조율하고 판정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 폭의 수 체화에 남긴 얼룩처럼 경기 흐름에 옥에 티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진=인터뷰 중인 알렉스 퍼거슨 ⓒ 엑스포츠뉴스 이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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