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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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준우승이 남긴 것

기사입력 2005.09.07 11:50 / 기사수정 2005.09.07 11:50

김두용 기자
 


제6회 아시아청소년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이 연장전 끝에 아쉽게 일본에 역전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은 2-2 팽팽하게 흘러가는 경기를 8회초 1득점, 9회초 1득점으로 균형을 깨며 4-2로 우승을 목전에 두었으나 9회말 1사 1루에서 동점홈런을 맞으며 연장전에 들어가게 되었다. 10회초 점수를 올리지 못한 한국은 10회말 선두타자 코지마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아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은 아시아의 야구 라이벌답게 멋진 명승부를 펼쳤다. 한국과 일본은 각 팀의 에이스인 한기주, 쓰지우치를 선발로 내세우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대회가 열리기 전의 예상했던 것처럼 한국, 일본 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둥투수들의 맞대결이 결승전에서 이루어졌다.


양 팀의 에이스 한기주 VS 쓰지우치


잘 알려졌듯이 한기주와 쓰지우치는 한국과 일본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로서 결승전은 과연 누가 더 잘 던지는지 진위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경기로서 양 팀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이었다. 두 선수 다 대단한 활약을 보였지만 두 선수의 승부는 10회까지 173개를 던지며 완투승을 거둔 일본의 괴물투수 쓰지우치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1회초 한국은 선두타자 장준환의 볼넷과 도루로 만든 1사 2루 찬스에서 대만과의 경기에서 결승타의 주인공 최주환이 적시타를 터뜨려 기분 좋은 선취점을 뽑았다. 계속되는 공격에서 4번 타자 강정호의 안타와 쓰지우치의 폭투를 묶어 추가 득점에 성공하여 2-0을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은 1회말 공격에서 곧바로 추격을 했다. 한국 선발 한기주가 제구력의 난조를 보이며 흔들리는 틈을 타서 볼넷 2개로 만든 1사 1, 2루에서 히라타의 적시타로 한점을 따라 붙었다. 그리고 일본은 5회말 선두타자 후나비키의 2루타와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찬스에서 코지마가 기습 스퀴즈 번트로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후 2-2 팽팽하게 흘러갔던 경기의 균형을 한국이 먼저 깨뜨렸다. 8회초 한국은 선두타자 장준환의 안타와 도루 시도 때 포수 악송구가 이어지며 무사 3루의 좋은 득점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들의 성급한 공격으로 2아웃까지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2사후 이날 1타점을 기록한 강정호가 볼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친 공이 원 바운드로 투수키를 넘겨 체공 시간이 길어져 내야안타로 이어져 드디어 3-2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손용석의 2루타 포수 이재원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는데 성공해 한국의 대회 2연패가 현실화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국의 선발 한기주가 8회말 수비 후에 중지에 물집이 잡히는 등 손가락에 상처를 입어 뭔가 불길한 징조가 맴돌기 시작했다.


손가락 상처에도 불구하고 투혼으로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선두타자를 포수 플라이로 잘 잡았지만 다음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대타 나사키에게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동점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이렇게 해서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국은 급히 김광현을 투입하여 9회말을 더 이상 실점 없이 막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9회까지 160개의 공을 던진 쓰지우치는 10회에도 마운드를 올라와 여전히 149km까지 나오는 빠른 볼을 앞세워 한국의 세 타자를 잘 처리했다. 사실 높은 볼을 손댄 한국타자들의 선구안이 아쉬웠다. 일본은 10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코지마가 끝내기 홈런을 날려 5-4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이 대회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게 되었다.


비록 상대팀 투수지만 쓰지우치는 이날 155km까지 나오는 강속구를 뿌리며 무려 173개의 공을 던지는 괴력을 발휘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한편 한기주는 손에 물집이 잡히는 불운으로 대만전에 이어 9회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고개를 떨궈야했다. 그렇지만 한기주는 127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으로 훌륭한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는 집중력과 대회준비 소홀의 아쉬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에 이어 결승전에서도 9회에 동점을 허용하는 등 마지막 고비에서의 집중력의 아쉬움을 남기는 경기를 펼쳤다. 대만과의 준결승에서 4-1로 앞선 9회 2아웃 방심하다가 홈런을 포함한 연속 3안타를 맞으면서 동점을 허용하는 집중력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결승전 역시 4-2로 앞선 9회말 1사후에 안타와 홈런으로 동점을 허용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여줬다. 한기주가 중지에 물집이 잡히는 불운이 있었지만 구위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한기주 선수를 9회에 바꿔야 했었다. 결국 한기주는 직구로만 승부를 펼쳤고 일본 선수들은 직구만을 노리고 들어와 직구 스피드가 많이 떨어져 130km 후반대 한기주의 볼을 쉽게 공약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은 주루 플레이와 작전에서도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번번이 번트실패와 견제사 등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그리고 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치 않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소홀한 대회준비도 아쉬웠다. 위의 이런 이유들로 한국은 안방에서 우승에 환호하는 일본선수들을 보는 쓰디쓴 눈물을 삼켜야 했다.  

 

고교야구선수로서 마지막 추억,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 마련


이번 대회의 한국 선수단 구성은 막내 김광현 선수(고2)를 제외하곤 모두 고3 선수들로 구성되어 선수들 으로선 마지막 고교야구의 의미 있는 고별전을 가졌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스스로가 이번대회를 통해서 무엇이 부족하고 필요한지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을 것이다.


그들의 야구인생은 어쩌면 지금부터가 시작일지도 모른다. 진정 지금부터 잘 해야지 야구선수로서 인정받으며 프로선수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고교야구시절은 끝났지만 그들은 이번 대회를 통한 마지막 고교야구대회에서 소중한 추억의 선물을 받았다.


준결승의 대만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둔 짜릿한 추억과 아쉽게 역전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하는 결승전의 추억 등은 그들이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더욱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몇몇의 선수들은 프로로 전향하여 그들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고 다른 몇몇의 그들은 대학에 진학해 야구선수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어떤 길이든 그들이 향하고 있는 길의 종착점은 훌륭한 프로야구선수가 되는 것에 있다. ‘좌절과 실패는 사람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더욱  강한 모습으로 그들이 녹색 그라운드에서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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