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28 12:26 / 기사수정 2009.08.28 12:26
인천은 한때 주전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10경기 무승의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최근 부상선수들이 모두 복귀하며 광주와 수원을 차례로 꺾고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두며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경남도 리그 순위는 14위로 인천에 비해 한참 처져 있지만 지난 주말 부산을 상대로 3-1 완승을 하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 상태다.
10경기 무승의 긴 암흑터널을 벗어나 리그 3연승에 도전하는 인천과 부산에 이어 인천을 중위권 도약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으려는 경남의 대결이 8월 29일 19시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2연승' 인천, 완벽 부활? 경남전이 진짜 시험대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이 뼈아프다. 부상선수들만 돌아오면 잘나가던 전반기의 인천을 다시 보여줄 것이다" 지난 18라운드 강원전이 끝나고 인천의 페트코비치 감독이 10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인천의 부진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그로부터 2라운드가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페트코비치 감독의 발언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도화성-노종건-이준영-윤원일 등 주전 부상선수들이 모두 복귀한 지난 19라운드 광주전과 20라운드 수원전에서 인천은 모두 승리했다. 전반기에 비해 아직 인천의 경기력이 미흡해 보이긴 하지만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승리를 일구어내는 모습은 분명 잘나가던 전반기 인천의 그것이었다.
부상선수들 복귀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돌아온 '짠물 수비'다. 후반기 들어 포항전 4실점, 서울전 5실점, 강원전 3실점의 대량 실점을 허용해오던 인천의 수비력이 부상선수들이 복귀한 이후 2경기 1실점으로 안정되었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는 실점뿐 아니라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이 부활하면서 상대 공격을 미리 차단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인천에 이번 경남전은 인천의 현재 전력을 시험해볼 또 한 번의 시험대가 된다. 부상선수들 복귀 이후 인천은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고 경기력도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단 2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 특히 2연승의 상대였던 광주, 수원은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 아니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인천이 이번에 상대하게 될 경남은 앞서 만난 두 팀보다 리그 순위는 떨어지지만 최근 경기력은 오히려 더 좋아 보인다. 경남은 3백을 바탕으로 수비적인 전술을 펼치며 전방의 인디오 김동찬으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역습으로 경기를 풀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술이 빛을 보며 부산을 3대 1로 꺾고 20라운드 베스트 팀에 뽑히기도 했다.
이런 상승세의 경남을 상대로도 인천이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확실히 전반기 리그 1위를 노리던 인천의 모습으로 완전히 돌아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그동안 인천의 부진에 부상선수들의 공백뿐 아니라 다른 전술적인 이유는 없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인천: 유병수 결장…. 페트코비치의 메모에는 누가?
인천 공격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유병수가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인천이 올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골은 모두 22골이다. 그 중 유병수가 8골을 넣었고 3골을 도왔다. 유병수 스스로 11골을 만들어냈으니 그를 인천 공격력의 절반이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아 보인다.
유병수의 결장은 경기당 1점대가 조금 넘는 신통치 않은 공격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페트코비치 감독에게는 큰 고민거리다. 평소 메모하는 습관으로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페트코비치 감독의 메모장에는 유병수가 빠진 경남전 인천 공격진의 모습은 어떻게 구상되어 있을까? 페트코비치의 메모장을 훔쳐볼 순 없지만 그동안 인천 경기를 보며 얻은 힌트로 미리 예상해 볼 순 있다.
경남전 인천의 공격전술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현재의 투톱 전술을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남이 3백을 기본으로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팀이라는 점을 고려해 3톱으로 변형하여 더욱 공격적인 전술을 펼치는 것이다.
첫 번째 예상으로 인천이 4-4-2 전술을 그대로 유지해 나온다면 유병수-강수일의 공격라인에 유병수 대신 우성용을 기용하여 우성용-강수일 듀오를 내보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공격자원에는 챠디도 있지만 여름이 되면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여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기에 출장을 예상하기 어렵다. 만약 우성용의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최근 컨디션이 좋은 코로만을 처진 공격수로 기용하여 강수일 코로만의 투톱으로 경남을 상대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 예상으로 인천이 공격 숫자를 늘려 4-3-3에 가까운 좀 더 공격적인 형태로 나선다면 더욱 다양한 공격조합이 가능하다. 현재 컨디션이 좋은 코로만과 강수일을 측면공격수로 배치하고 중앙에 챠디나 우성용을 기용할 수 있다. 이때 페트코비치 감독이 좀 더 공격적인 전술을 원한다면 가운데 3명의 미드필더 중 한 명을 김상록이나 정혁 등 공격형 미드필더로 구성할 수도 있다. 또 최근 경기장에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보르코지만 3톱의 측면 공격수를 맡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유병수의 결장으로 생긴 공격력의 구멍을 페트코비치 감독은 어떻게 메울까? 이 경기를 지켜보는 인천 팬들 역시 마음속으로 자신만의 공격전술을 그려보고 있을 것이다.
경남: 김동찬-이훈-인디오 '삼각편대' 앞세워 인천공략
리그 14위와 리그 베스트팀은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다. 이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타이틀을 모두 가진 팀이 바로 경남이다.
경남의 올 시즌 성적은 3승 10무 6패로 리그 14위다. 성적은 14위로 꼴찌에서 두 번째지만 재밌는 사실은 올 시즌 경남보다 패가 적은 팀은 5팀뿐이 없다는 것이다. 경남이 많이 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역시 리그 최고의 무승부 기록 때문이다.
경남은 유독 뒷심이 부족하다. 올 시즌 경남은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비기고 비길 수 있는 경기는 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19라운드 서울전도 힘겹게 동점골을 만들고 역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후반 종료 직전 실점하며 패배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서 경남이 보여주는 경기력만 보면 결코 14위라고 무시할 만한 팀은 아니다. 경남은 3백을 기본으로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을 이어간다. 경남의 올 시즌 실점은 21점으로 리그에서 4번째로 적은 실점이다. 다만, 수비에 많은 비중을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득점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19경기 15득점으로 경기당 득점률이 한 골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서울과 부산을 상대로 한 2경기만 보면 김동찬-이훈-인디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한껏 물이 오른 모습이다. 특히 최전방에 위치하는 인디오의 최근 컨디션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인디오는 상대수비를 끌고 나오며 김동찬 이훈에게 기회를 주고 자신에게 기회가 왔을 때는 반드시 성공시키며 조광래 감독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인디오가 2골을 김동찬이 1골 1도움을 기록했던 지난 부산전은 경남의 삼각편대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경남의 조광래 감독은 이번 인천전 역시 인디오-김동찬-이훈으로 이어지는 3명의 공격진에 기대를 건다. 포백 수비 뒤와 골키퍼 사이의 공간을 자주 노출하는 인천의 수비진을 발 빠른 삼각편대로 공략할 생각이다.
그러나 경남의 3명의 공격수 모두 단신이고 빠른 스피드와 발재간을 장점으로 하는 비슷한 형태의 공격수들이라는 점은 경남의 공격이 조금 단조롭게 흐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코로만 vs 인디오 '신 해결사'들의 맞대결
코로만과 인디오는 미드필더와 공격수로 포지션은 다르지만 최근 두 팀에서 가장 날카로운 해결사들이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인천의 유니폼을 입은 코로만은 리그 5경에서 3골을 기록하고 있다. 측면 미드필더로 출장하지만 공격능력이 좋고 드리블과 슈팅이 매우 뛰어나다. 특히 지난 수원전에서는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으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인디오는 올 시즌 출장 수에 비해 많은 골을 넣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부산전에 4개월 만에 골을 터트리며 팀을 리그 일곱 경기 만에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골뿐 아니라 상대수비수들 틈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며 김동찬 이훈 같은 주변 공격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작지만 민첩하고 정확한 슈팅, 발재간이 좋은 두 선수는 현재 두 팀의 가장 믿을만한 해결사인 동시에 팀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는 플레이 메이커다.
두 선수는 과연 얼마만큼 자신들의 기량을 펼쳐보일 수 있을까? 인디오는 안재준-임중용이라는 두 장신 센터백을 뚫어야 되고 코로만은 전방에 단 3명을 남겨두는 경남의 밀집 수비와 상대해야 한다.
세르비아와 브라질에서 온 두 테크니션의 맞대결은 이번 주 토요일 19시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사진 = 인천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코로만 (C) 남궁경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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