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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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수룩한 '아프로펌'의 상징 마루앙 펠라이니

기사입력 2009.07.30 01:20 / 기사수정 2009.07.30 01:20

정재훈 기자



거대한 아프로펌과 강등의 귀재, 각 리그마다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선수와 감독이 한두명쯤 꼭 있기 마련이다. 축구 실력은 물론 자신만의 개성으로 주목받는 그들에 대한 이야기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축구 역사상 가장 독특한 헤어 스타일을 가진 선수를 꼽으라면 나이지리아의 타리보 웨스트, 미국의 클린트 매티스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의 닭볏 정도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가장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헤어 스타일로 아마도 카를로스 발데라마를 첫손가락에 꼽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90년대를 풍미한 발데라마는 정상급 실력과 함께 독특한 자신만의 개성으로 아직까지도 많은 축구팬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렇듯 프로의 세계에서는 실력과 함께 독특한 개성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은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팬들과 선수를 가깝게 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될 수가 있음은 물론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히지 않는다.

EPL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선수를 단 한 명만 꼽으라면 단연 마루앙 펠라이니일 것이다. 2008/09시즌 클럽 레코드인 1,500만 파운드라는 거액에 스탕다르 리에주에서 에버튼으로 이적한 펠라이니는 적응기도 필요치 않는 최고의 활약으로 단숨에 EPL을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거듭났다.

194cm의 압도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필드를 누비는 모습은 로이 킨과 함께 EPL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받던 페트릭 비에이라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명 '박스 투 박스'형 미드필더로 그라운드의 전 지역을 고루 누비며 공격과 수비에서 고른 활약으로 에버튼의 상승세의 큰 역할을 담당했다. 게다가 공격진의 잦은 부상으로 전문 공격수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펠라이니의 타점 높은 헤딩슛은 에버튼 공격의 촉매제였다.

펠라이니는 비록 12장의 경고를 받으면서 거친 플레이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첫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8골 1도움을 기록하는 뛰어난 활약으로 에버튼의 리그 5위와 FA컵 준우승을 이끌며 많은 팬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펠라이니가 실력만으로 불과 일 년 만에 에버튼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수가 되었다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물론 1,500만 파운드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활약이 밑바탕이 되었지만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덥수룩하고 푹신푹신해 보이는 펠라이니의 헤어스타일을 논외로 하고 그의 인기를 설명하기에는 어렵다.

독특하고도 인상적인 펠라이니의 헤어스타일은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고 에버튼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안팎에서 펠라이니 가발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지 코멘터들도 중계 도중 가끔 펠라이니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펠라이니는 첼시와의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의 헤어스타일이 첼시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으며 자신의 헤어스타일에 대해서도 만족해한 일도 있었다. 비록 아쉽게 역전패를 당했지만 펠라이니의 자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프로펌'으로 알려진 이 헤어스타일은 펠라이니가 잠시 외도(?)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꾸준히 유지해 왔다. 잠시 외도를 시도했지만 팬들의 성화에 다시 머리를 볶을 정도로 이제는 펠라이니만의 헤어스타일이 되었고 상징이 되었다. 어느덧 에버튼을 넘어 EPL을 대표하는 독특한 캐릭터의 소유자 펠라이니의 존재로 EPL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하다.

[사진='EPL대표 헤어스타일의 소유자 펠라이니' 에버튼 공식홈페이지 캡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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