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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네로,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지단

기사입력 2009.07.28 12:11 / 기사수정 2009.07.28 12:11

유형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유형섭기자]  지난 7월 27일 새벽에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알 이티하드와의 피스컵 경기에서 스네이더와 교체되어 투입된 23번 선수는 골대를 맞추는 강렬한 중거리 슈팅을 날린다. 

당시 23번이란 등번호를 단 선수는 라파엘 반 더 바르트가 아닌, 24일 바이백조항을 이용한 이적을 발표한 에스테반 그라네로였다.

레알 마드리드 C팀의 지단

그라네로가 처음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때는 '레알 마드리드 C팀의 지단으로서' 레알 마드리드C팀을 테르세라 리가 우승을 견인한 때였다.  프리메라리가, 세군다리가, 세군다B리가에 이어 4부리그라 할 수 있는 테르세라에서 직속 유스팀인 B팀이 아닌 C팀의 자격으로 1위를 거머쥔 것의 공로를 인정받았던 그라네로는 아단과 함께 당시 레알 마드리드 C팀 동료인 미겔 토레스, 카예혼 형제보다 빠르게 레알 마드리드 B팀인 카스티야로 승격되게 된다.  또한, 그라네로는 스페인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그 재능을 인정받아 스페인 청소년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는다.

카스티야의 지단이 되다

그라네로가 승격될 당시의 카스티야는 작은 변혁기를 겪고 있었다.  A팀으로 승격을 시키거나 성장하는 어린 재능들로 인해 다른 팀으로 이적을 시킬 수밖에 없는 유스팀의 특성상 팀의 에이스를 내주는 일이 잦았고,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를 스페인 2부리그라 할 수 있는 세군다리가까지 승격시켰던 '카스티야의 지단' 후라도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시킨 레알 마드리드는 새로운 지단을 필요로 했다.

그때 팀의 중심으로 선택된 것이 그라네로였다.  스페인 최고의 재능이 모인 팀인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서도 그라네로의 존재는 빛났고, 그라네로는 2시즌 동안 마타, 네그레도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두 선수를 스페인 최고의 재능으로서 완성하는데 큰 일조를 한다.

헤타페의 구세주가 되다

하지만, 카스티야는 결국 세군다B로 강등당하게 되고, 카스티야의 강등과 함께 네그레도와 마타는 각각 알메리아와 발렌시아로 떠난다.  그라네로는 레알 마드리드 A팀 승격이 유력했지만 스네이더, 구티의 존재로 1군에서의 출장은 어려웠고, 결국 같은 마드리드 지방에 위치한 팀이자 회장이 레알 쏘시오로 유명한 헤타페로 임대 이적하게 된다. 

후라도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실패한것에 반해 그라네로의 성공은 스페인 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불어왔다.  스페인의 미래로 평가되는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 있었기 때문에 스페인 사람들에겐 스페인리그내에서 뛰고 있는 또 다른 천재가 필요했고, '헤타의 기적'이라 불리는 헤타페의 유에파컵 4강 진출은 스페인 사람들이 찾던 그 주인공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어김없이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으로 덮인 예수라는 별명의 그라네로에게 돌아갔다.

그라네로는 08/09시즌 임대복귀로 레알 마드리드로 오는 것이 예정되었지만 라몬 칼데론 당시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반 더 바르트를 영입하게 되고 여전히 레알 마드리드에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것을 인식한 그라네로는 헤타페로의 이적서류에 서명하게 된다.  4백만 유로라는 바이백 조항이 붙은 이적은 그라네로의 인생을 바꿔놓게 된다.

El pirata

헤타페는 선수진이 넓은 구단이 아니었다.  특히 유럽대회참가는 좁은 선수폭에 피로마저 가세시켰다.  게다가 선수들의 동반부진까지 겹쳐 헤타페는 지난 시즌 유에파컵 진출의 위용과는 달리 08/09시즌에는 강등권 탈출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진이 얇은 헤타페는 주로 레알 마드리드 유스출신의 선수들을 주로 영입했고, 그라네로는 특히 로베르토 솔다도와 좋은 호흡을 과시, 팀을 강등권에서 구해내는 데 성공한다.  이발과 수염을 하지 않은 채 더욱 덮수룩해진 머리와 수염으로 인해 그라네로는 예수를 넘어 해적(El pirata)이라는 재밌는 별명이 붙게 된다.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회장이 된 페레즈 회장과 발다노 사무장은 레알 마드리드의 유스선수들 중에서 현재 A팀으로 승격시킬만한 선수가 없다고 탄식한다.  왜냐하면, 페레즈 회장은 갈락티코 정책을 높은 연봉을 가진 세계 최고의 선수와 적은 연봉의 유소년팀 출신 선수의 조화로 구단의 연봉의 안정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팀의 전천후 백업이 가능하며 적은 연봉이 가능한 유스출신 선수로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선택은 그라네로였고, 레알 마드리드 측은 헤타페에 4백만 유로의 바이백 요금을 건네면서 그라네로에게 연봉을 깎을 것을 요청한다.

해적의 귀환

그라네로의 대답은 당연히 YES였다.  그라네로는 기존 2백6십만 유로의 연봉에서 8십만 유로를 깎은 백8십만 유로라는 연봉계약에 합의한다.  그렇게 그라네로는 반 더 바르트가 이적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로운 23번의 주인이 된다.

드리블과 슈팅, 크로스 능력을 모두 겸비한 천재형 미드필더로서 기복 있는 플레이는 문제점으로 지적되나 이는 천재형 미드필더라면 모두가 갖는 문제점이며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호날두와 카카의 후반 교체선수로서 출장할 예정이기에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23번은 그동안 여러 미드필더의 번호였다.  큰 활약을 못한 채 떠나야하는 반 더 바르트, 어정쩡한 활약으로 이도저도 아닌 위치가 되어버린 스네이더, 계약 마지막 시즌 라리가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전설적인 미드필더로 남게 된 데이비드 베컴.  과연 그라네로는 어떤 타입의 23번이 될지 주목해보자.

[사진=그라네로 (C)레알 마드리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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