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8.10 10:57 / 기사수정 2005.08.10 10:57
롯데의 에이스 ‘팔색조’ 손민한이 팀의 4연패를 끊으면서 16승을 달성하여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마련했다.
손민한은 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05 삼성파브배 프로야구 기아와의 14차전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올 시즌 기아전 4승 무패의 강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손민한의 호투를 발판삼아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하는 등 12안타로 모처럼 타선의 응집력을 보이며 기아를 7-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롯데는 다시 5위로 도약하여 오늘 경기에서 삼성에 진 4위 한화에 5.5게임차로 따라붙으며 4강 진출의 불씨를 살려냈다.
손민한은 오늘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 방어율을 2.46으로 끌어내리며 삼성의 배영수 2.54를 제치고 다시 방어율 1위로 복귀했다. 다승 부분에서는 16승을 기록하여 이 부분 독주를 이어나가며 ‘20승고지’의 7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로써 손민한은 지금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남은 6~7경기의 등판에서 4승을 추가하여 1999년 정민태 이후로 없었던 20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싱어와 손민한을 각각 내세운 기아와 롯데의 경기는 투수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의외로 선취점을 쉽게 올린 롯데에게 흐름이 흘러갔다. 롯데는 2회말 선두타자 펠로우의 안타와 손인호의 2루타 선취점을 올렸다. 박연수의 희생번트와 최기문의 사구로 1사 1, 3루의 찬스에서 1번 정수근의 적시타와 신명철의 3루 강습땅볼 타구 때 상대편의 실책으로 2점을 더 뽑아 3-0으로 달아났다.
3회초 기아는 김상훈의 안타와 이용규의 안타로 2사 1, 3루의 점수를 만회할 수 있는 찬스를 잡았지만 장성호가 1루수 땅볼으로 물러나며 아깝게 득점찬스를 놓쳤다. 그러자 3회말 롯데는 바뀐 투수 이상화를 상대로 이대호의 안타와 박연수의 사구로 만든 2사 1, 2루의 찬스에서 최기문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4-0으로 달아났다. 롯데의 선발투수가 손민한인 것을 감안했을 때 이 점수로 승부는 벌써 갈라졌다.
5회말 기아의 3번째 투수 정원을 상대로 1사후 펠로우의 볼넷과 와일드피칭으로 1사 2루의 추가점의 찬스를 다시 잡았다. 다음 타자 손인호의 안타로 1사 1, 3루에서 박연수의 내야땅볼로 1점을 더 뽑아 5-0으로 달아났다. 6회말에도 정수근, 신명철의 빗맞은 두개의 안타와 라이온의 적시타로 1점을 더 추가하였고 8회말에는 1사 1, 2루에서 라이온의 땅볼 타구 때 2루수의 악송구로 1점을 더 뽑아 7-0으로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승부의 포인트
비록 순위는 중하위권으로 쳐져 있지만 기아와 롯데의 양 팀의 경기는 흥미로운 요소가 많이 있다. 당대 최고의 1번 타자 이종범과 정수근의 대결이 있고 야구의 메카 도시인 광주와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두 팀의 전라도와 경상도간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로서 그 흥미요소가 충분하다.
그리고 오늘의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그레이싱어와 손민한의 선발투수들의 맞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흥밋거리였다. 손민한은 기아타선을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되었다. 그러나 기아선발 그레이싱어는 부진한 모습으로 1.2이닝 3안타 2자책점으로 단 29개의 공밖에 던지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사실 그레이싱어가 경기초반 3안타를 맞으며 2자책점으로 안 좋은 투구를 보였지만 마운드에서 강판 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기아는 현재 8위로 일찌감치 올 시즌을 포기하고 내년시즌 준비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어 그 가능성을 점검하는 등의 팀의 재정비라는 상황 때문에 선발투수의 조기강판으로 이어졌다.
선발투수의 우위를 점한 롯데는 기아의 이러한 내부적 상황이 첨가되어 상대적으로 그레이싱어보다 공이 위력적이지 못한 투수들과 상대하여 손쉽게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었다. 이 점이 오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롯데는 경기를 풀어주는 1번 타자의 승부에서 정수근이 이종범을 이겨 상대적으로 게임을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 정수근은 5타수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하였지만 이종범은 3타수 무안타로 출루하지 못하여 공격의 실마리를 전혀 풀어주지 못하였다.
그 외에도 기아는 팀의 정비를 위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공격의 차포라고 할 수 있는 마해영과 심재학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것도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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