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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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는 동아시아컵에서 아무것도 안한 것일까

기사입력 2005.08.09 12:42 / 기사수정 2005.08.09 12:42

김성진 기자

홈팀의 이점도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한 채 한국 대표팀은 제2회 동아시아컵 대회를 2무 1패 1득점 2실점에 꼴지인 4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성적이 보여주듯 한국은 대회 내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채 무기력한 경기만을 보였고 당초 목표였다는 새 얼굴들의 테스트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축구팬들은 그동안 능력이 의문시 되었던 본프레레 감독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 동아시아컵 대회이며 대회 내내 소득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본프레레 감독이 동아시아컵에서 어떠한 것들을 시도했었는지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새로운 중원의 지휘자를 찾다

현대 축구는 더이상 플레이메이커 1인에 의한 경기 운영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어느 팀이나 공격의 시발점은 있기 마련이다. 한국도 박지성을 미드필드 중앙에 배치하여 그의 넘치는 체력을 바탕으로 피치에서 종횡무진 움직이며 공격의 활로를 만들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없을 경우엔 단조로운 측면 공격에 의존할 만큼 경기력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동아시아컵에서도 마찬가지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두현이 피치 위에 있을때 만큼은 깔끔한 공격 전개를 보여주었다.

김두현의 능력이 이제서야 만개한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A대표팀에서의 김두현은 박지성에 가려 변변한 출장 기회를 잡지도 못한채 벤치를 지킬 뿐이었다. 하지만 리그와 피스컵에서 보여준 경기 운영 능력은 국내 최정상급의 중앙 미드필더로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동아시아컵에서 김두현은 리그에서 보여준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박지성의 부재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또한 앞으로의 A매치시 박지성을 윙포워드로 기용할 수 있는 전술적 변화도 있게 되었다.

U-20팀에서 승격한 백지훈 또한 앞으로가 기대되었다. 김두현과 콤비를 이루어 나선 일본전에서 A매치 데뷔전이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김두현의 뒤를 받히며 무난히 공수를 조율했다. 당장 A대표팀의 주전으로 뛰기는 어렵겠지만 김두현과 함께 앵커맨으로서 충분한 활약을 할 것이라 본다.

정경호를 활용한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다

그동안 정경호는 왼쪽 윙포워드로 나서 측면 돌파에 이은 빠른 크로스나 중앙 침투에 이은 슈팅 등을 보여 주었다. 그렇지만 일본과의 경기에선 이동국-이천수 투톱 바로 밑에 위치한 공격형 미드필더로 2선 공격을 주문했다. 그리고 결과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것을 나타났다.

정경호는 빠른 발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상대 수비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김두현이 쉽게 공격의 활로를 찾을수 있게 해주었다. 자신의 주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의 모습이 남아있어 자주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모습을 보여 주었지만 투톱에게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로 득점을 노리기도 했다.

즉 본프레레 3-4-1-2에서의 '1'은 투톱에게 어시스트를 하는 것이 주 임무가 아닌 투톱과 함께 역삼각형의 모양을 이루어 공격시에는 숫적 우위를 점하고 수비시엔 허리진을 두텁게 하는 변형 3-4-3이라 보는게 옳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술 운용에는 빠른 발과 강한 체력 등을 소유한 정경호가 적격인 것이다. 이 부분 전술을 통해 해외파 소집시의 전술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바로 이동국-안정환 투톱에 설기현을 바로 밑에 배치하여 위와 같은 전술 운용을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 전술을 그동안 접해오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해 아시안컵에서 본프레레 감독은 이동국, 안정환, 설기현, 차두리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배치하여 공격수를 운영한 적이 있었다. 설기현, 차두리가 서로 번갈아 좌우를 파고 들거나 투톱이었던 이동국, 안정환의 뒤를 받쳐 득점을 노리는 전술을 시험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전지 훈련에서 김동현이나 남궁도, 동아시아컵에서 김진용 등 중앙 공격수에 어울리는 선수를 스리톱의 한명으로 기용했던 것도 이같은 전술 운용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시행 착오는 계속되어야 한다

본프레레 감독이 지금부터 보여줄 것들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 결과를 우리에게 계속 안겨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10개월 뒤에 있을 월드컵 본선에서 최상의 팀을 만들기 위한 혹독한 과정이라 하겠다. 본프레레 감독이 남은 기간동안 자신만의 축구를 완성시켜 팬들의 기대에 충족하는 대표팀을 보여줄 것인지 한번 차분하게 여유를 가지며 본프레레 감독과 한국 대표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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