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맞는 옷을 입은 걸까. SK 와이번스 강승호가 팀을 옮긴 후 맹활약을 펼치며 SK의 현재와 미래를 밝히고 있다.
강승호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어었던 지난 7월 31일 투수 문광은과 1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단 한번도 '트레이드'라는 단어와 자신을 결부시킨 본 적 없는 강승호였다. 그는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SK 와서 어떻게 해야할 지 그것만 생각했다. LG에 대한 서운함도 없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SK에서 잘 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팀을 옮긴 강승호는 SK 이적 후 24경기 25안타 2홈런 17타점 9득점으로 기대 만큼의, 혹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타율은 4할3리에 달한다. 올 시즌 LG에서 32경기에 나왔던 강승호는 LG에서보다 경기 수는 더 적지만 이미 거의 모든 수치가 이적 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적 당시 1할9푼1리였던 타율은 어느덧 2할7푼6리까지 올랐다.
정경배 SK 타격코치는 강승호를 한 문장으로 "코치로서 욕심 낼 만한 선수"라고 표현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많아 '연습 시키고 싶은 선수'라는 뜻이다. 정 코치는 "LG 있을 때 본 강승호와 여기서 본 강승호는 차이가 많이 난다. 생각보다 힘도 좋고, 스윙이나 타구 스피드도 빠르다. 정말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큰 변화를 시도하지도 않았다. 정경배 코치는 "스윙 폭과 중심 이동에 대해서만 간단히 조언했고, 모든 건 시즌 끝나고 하자고 했다. 아마 그 때도 아주 크게는 바꾸지 않을 것이다. 연습을 하면서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바뀌면 된다. 당장 경기 중에는 마음대로 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두 달 남짓의 시간 동안 강승호는 성적을 떠나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그는 "사람들하고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성격이 아닌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 형들이 편하게 잘 도와주셔서 생각보다 빨리 적응한 것 같다"면서 "SK란 팀이 생각보다 더 활기차고, 밝은 팀이었다. 그런 팀 분위기를 쫓아가려고 하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같이 밝아지는 것 같다. 확실히 밝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승호의 활약에 따라오는 단어가 바로 '탈 LG 효과'다. 믿거나 말거나, LG를 나온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풍문이다. 이런 이야기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자 강승호는 "모르겠다. 정말 그런 게 있겠나. 선수 하기 나름인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안 아프고 1군에 오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LG에서는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팀을 옮긴 뒤에는 그래도 계속 1군에 있으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있어 좋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직 기록에 대한 목표를 세울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에 폐 안끼치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