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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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다이어리] 성남, '달콤한 승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사입력 2009.07.13 01:24 / 기사수정 2009.07.13 01:24

김혜미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혜미 기자] 전국에 폭우가 지독하게 쏟아졌다. 프로야구 같은 경우는 이날 경기가 다 취소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성남 일화와 경남 FC의 경기가 열린 성남종합운동장 주변은 오후 늦게부터 개기 시작해 비가 그쳐 경기에는 별 지장이 없긴 했지만, 경기 중간 중간 하늘에서 비를 뿌리기도 했다.

지독히도 내린 비 탓일까. 요즘 부진한 성남의 성적 때문일까. 평소보다 관중은 더 적어 보였고, 경기 전 짤막하게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신태용 감독의 표정은 영 편치 않은 모습이었다. 선수들은 여전히 평소처럼 연습을 했고, 원정석에선 원정 버스를 타고 올라온 경남 FC의 팬들이 걸개를 걸었다.

다음주 수요일에 성남은 포항과 FA컵 경기를 치른다. 한창 상승세인 포항을 맞이하기 전의 이 경남과의 경기에서 성남은 어떻게든 다른 모습을 보여야 했고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얻어내야 했다. 지켜보는 팬들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선제골은 경남에서 먼저 터졌다. 전반 33분, 송호영의 도움을 받은 이훈이 선제골에 성공하며 성남은 또다시 이전의 모습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후반 11분, 성남은 김성환의 동점골로 가라앉아 있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불과 1분 후, 성남에 기분 좋은 행운이 날아들었다. 상대 김주영의 자책골을 얻어내며 역전이 된 것. 이날 성남이 이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역전 후 성남 선수들은 마치 우승한 것처럼 그라운드에 쓰러져 기뻐했다. 두 달여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오랜만의 기쁨이어서였을까.



후반 41분 한동원은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며 팀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인상깊었던 것은, 친정팀을 상대로 정말 열심히 뛰었던 김진용의 모습이었다. 경기 내내 김진용은 경남 선수들과 부딪치고 그라운드를 뒹굴었다는 점이었다.

이날 성남은 경남에 3:1로 승리하며 참 오랜만의 기쁨을 누렸다. 경남에 선제골 허용 후 성남의 팬들은 소리를 질러가며 답답함과 울분을 표시했고 그 메아리는 후반에 선수들의 골로 사라졌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관중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이기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이겼을 때의 느낌을 잊어버리게 되고, 그 기쁨이 낯설어진다. 성남은 그동안 지거나 비기는 경기를 치러왔고, 따라서 이겼을 때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경기를 이어 왔다. 그래서 이날의 승리가 그들에겐 더 값진 것이다. 물론 이 승리가 계속 이어질지 한번으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이날의 승리가, 적어도 이날의 기쁨을 느낀 선수들이 그동안 답답했던 자신 혹은 어떤 것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가진 실력의 문제를 떠나 할 수 있고 없고를 느낄 수 있는 것의 그 차이는,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아직 성남은 갈 길이 멀다. 그래서 선수들은 이날의 승리를 기억해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승리 후 느꼈던 모든 감정들을 기억하고 다음 경기를 맞이하며 팬들을 바라봐야 한다.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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