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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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와~스타디움에서 와~내셔널리그

기사입력 2009.07.12 23:26 / 기사수정 2009.07.12 23:26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교보생명 2009 내셔널리그 전기리그 우승팀을 가리는 13라운드가 각 구장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무려 네 팀이나 되는 까닭에 시시각각 각 경기장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으나 아쉽게도 TV나 라디오 중계가 없는 탓에 마치 첩보영화에서나 보는 것처럼 각 경기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과의 문자로 연락망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자가 취재하러 갈 곳은 바로 안산 할렐루야와 강릉시청의 경기가 펼쳐지는 안산 '와'스타디움이다. 와~스타디움이라는 명칭은 관중의 환성 와~ 파도타기라고 불리는 단체 퍼포먼스에서 ~(물결)을 따왔다고 전해지는 재미있는 사연이 있는 경기장이다.

햇빛이 따사롭던 점심때와는 달리 안산에 도착한 오후가 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고잔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웅장한 와~스타디움이 반기고 있었다. 2006년 11월에 완공된 이 경기장은 무려 3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경기장으로 당장 A-매치를 치른다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경기장이었다.

홈팀인 안산이 이미 우승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인지 궂은 날씨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경기 시작 20분 전임에도 경기장 주변은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서둘러 경기장에 들어가니 경기장 내에는 밖과는 달리 생각보다는 적지 않은 관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소수 인원에도 멀리 원정경기까지 찾아온 강릉의 서포터스는 일말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우승을 위해 소리 높여 응원을 했고 전기리그 마지막 홈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바라는 안산의 서포터스 역시 이에 질세라 목청을 높였다.

경기 시작 전, 안산의 선수들은 홈팬들을 위해 사인볼을 관중석 쪽으로 직접 차주며 이날 경기의 서막을 알렸다. 내심 이쪽으로 와주길 바라고 있던 기자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많은 사인볼은 엉뚱한 곳(?)을 향하고만 있었다. 아쉬움도 잠시 곧 경기가 시작되었다. 사인볼에 잠시 한눈을 팔았지만 경기 시작 2분 만에 안산 조성환의 날카로운 공격은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경기장의 모든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위를 달리던 강릉시청은 안산에 반드시 승리를 거두고 다른 경기의 상황을 지켜볼 심산이었지만 경기 초반 안산의 위협적인 공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경기 전까지 2승 4무 5패로 안산에 열세인 상대 전적이 말해주듯이 우승으로 가는 길이 험난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되었다.

그러나 승리가 필요했던 강릉은 공격의 기세를 늦추지 않았고 전기리그 득점 선두 고민기를 앞세워 서서히 점유율을 높여나갔으나 효과적이지 못했고 반면 안산은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설 것을 알고 백4 앞에 신재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워 수비를 견고히 하며 조성환을 앞세워 역습 위주의 효율적인 경기를 펼쳤다.

안산은 고민기를 필두로 한 강릉의 공격을 잘 막았고 공격 시에는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인 신재필과 조성환, 강태성을 앞세워 강릉의 골문을 공략했다. 그러나 한 차례 골대를 맞추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전도 크게 양상은 다르지 않았다. 강릉은 수비수 숫자를 줄이고 전반보다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뒤가 허술해져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내주며 불안한 경기를 펼쳤다. 후반 37분 안성훈이 회심의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크로스바를 튕겼다. 실점 위기를 넘긴 안산은 결국, 후반 45분 부상에서 돌아온 이주상이 역습 상황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침착한 슛으로 그물을 흔들어 극적인 승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모든 경기가 그렇듯 이날 안산의 승리에도 역시 홈팬들의 뜨거운 성원이 뒷받침되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홈팬들은 우산을 쓰고 경기를 관전하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선수들을 지지했다.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서포터스의 뜻처럼 선수들을 지지했다.

강릉의 서포터스도 비록 팀의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자신들의 선수들을 끝까지 성원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후반 45분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배가 확정이 되었지만(이미 수원에서 김해시청이 승리를 거두며 강릉은 우승이 좌절되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에도 ‘강릉시청’을 연호하며 고생한 선수들에게 힘이 되었다.

전기리그 주인공은 창단 2년 만에 감격스런 첫 우승을 차지한 김해시청이 되었지만 이날 경기장에서는 안산과 강릉 두 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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