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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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본에 깨끗한 설욕전 1대 0 승리

기사입력 2005.08.01 09:03 / 기사수정 2005.08.01 09:03

이권재 기자

[2005 동아시아 대회] 북한vs일본 전
전반 26분 주장 김영준 통렬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 뽑아내


31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개막전에 이어 열린 북한과 일본의 대결에서는 북한이 전반 26분 주장 김영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올 초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에 2패를 당하면서 본선에 오르지 못한 북한은 설욕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두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아쉬움을 달랬다.


북한의 주장 김영중, 벼락같은 결승골!!


경기 시작 전 양국의 국가가 연주될 때부터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반응은 확실했다. 3년 만에 한민족의 땅을 밟은 북한 선수단엔 우뢰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최근 독도문제 등의 망언을 일삼았던 일본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야유가 쏟아졌다.


마치 평양의 능라도 경기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던 것일까. 전반 시작과 동시에 북한 선수들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전반 6분 일본의 왼쪽 측면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이던 북한 김철호의 슈팅이 왼쪽 골문을 살짝 벗어난 것을 시작으로 북한은 김명철, 박성관 투 톱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이에 일본은 특유의 조직적인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전반 11분 후쿠니시의 아크정면 중거리슈팅과 17분, 20분 잇따른 프리킥 찬스를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첫 골은 북한의 주장 김영준에게서 나왔다. 전반 26분, 왼쪽 측면에서 김철호의 돌파에 이은 슈팅이 일본 수비를 맞고 김철호에게 되돌아 왔고, 중앙에서 볼을 받은 박성관이 수비를 등지면서 내준 볼을 김영준이 오른발로 일본 골문 구석으로 차 넣으면서 북한의 첫 골을 기록했다.


북한에 의외의 일격을 당한 일본은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북 문지기 김명길의 펀칭미스를 공격수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문전 모서리를 지키던 수비수 남성철이 머리로 볼을 걷어내는 등 북한의 끈질긴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일본은 후반들어 선수교체를 통해 경기를 주도하면서 북한을 몰아붙였지만, 최전방 공격수 박성관(최웅천)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북한의 전술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후반 18분 오구로의 헤딩슛이 벗어났고, 27분 산토스의 슈팅이 문지기 김명길에게 걸리는 등 북한의 수비와 문지기 김명길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4만여 남녘동포들의 따뜻하고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경기를 시작한 북한은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성원에 보답했고,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 중국을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반면 지난 달 FIFA랭킹에서 아시아 최고(13위)를 기록하며 동아시아 선수권대회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온 ‘지코’ 체제 하의 일본대표팀은 후반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결국 북한의 끈질길 수비와 문지기 김명길의 선방에 막혀 대회 첫 경기에서 패배하면서 최하위로 쳐졌다.


[경기 이모저모] 우리는 한겨레! 한민족!!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종료된 직 후
한국의 일방적인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선수들과 팬들의 아쉬움이 경기장에 가득했다. 그때 중앙선 쪽으로 흰색 유니폼을 입은 한 무리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뛰어 들어왔다.
 

먼저 본부석 맞은편 동쪽 관중석에 자리 잡은 관중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 시작했고, 남쪽, 서쪽 그리고 붉은 악마가 있는 북쪽 스탠드까지 북한 선수단이 다가서자 경기장의 모든 관중들은 기립박수와 우렁찬 함성, 그리고 언제 보아도 가슴이 벅찬 한반도기를 흔들며 그들을 맞이했다.
 

이처럼 오랜만에 한민족이 살고 있는 또 다른 땅을 3년 만에 밟은 북한의 남자축구선수들은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동포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든든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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