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29 13:57 / 기사수정 2009.06.29 13:57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KLPGA투어가 2009시즌 상반기 9개 대회를 끝내고 약 2개월가량의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그린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들을 종합하여 KLPGA투어 상반기를 되돌아 본다.
유소연, 서희경과 경쟁 구도
올 시즌 총 9개의 대회를 치른 상반기 KLPGA투어는 유소연(19,하이마트)과 서희경(23,하이트)이 각각 3승과 2승을 올려 절반 이상의 승수를 나누어 가졌고 최혜용(19,LIG), 이정은5(21,김영주골프), 안선주(22,하이마트), 이현주(21,동아회원권)가 각각 1승씩을 챙겼다.
당초 신지애(21,미래에셋)가 떠난 KLPGA 1인자의 자리를 서희경이 메울 것이라는 예상은 시즌 초반 ‘MBC투어 제2회 롯데마트 여자오픈’과 ‘태영배 제23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연거푸 우승할 때까지만 해도 맞아떨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5월 들어 서희경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는 사이, 지난해 최혜용에게 신인왕 타이틀을 내주며 절치부심한 유소연이 3승을 올리며 대상포인트를 제외한 다승, 상금 등 주요 부문에서 서희경을 근소한 차로 앞서며 상반기를 마쳤다. 유소연은 우승의 필수 조건인 몰아치기와, 강한 근성,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정신력 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희경은 비록 상반기에 1인자의 자존심을 구겼지만 지난해에도 하반기에만 6승을 챙긴 전례가 있기 때문에 올해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서희경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우승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하반기 첫 대회인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 우승 이후 5개의 우승컵을 더 쓸어 담은 바 있다.
춘천 대첩, 7시간의 혈투
KLPGA투어 역사상 가장 짜릿하고 흥미로웠던 승부가 펼쳐졌다. 그 무대는 춘천에 위치한 라데나 골프클럽. 지난 5월 21일부터 나흘간 열렸던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라운드에서 국내 투어 최고의 맞수인 유소연과 최혜용이 연장 9홀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치며 골프장에 모인 갤러리를 즐겁게 했다. 오전에 열렸던 4강전까지 포함하면 이들은 무려 12시간이나 필드에서 시간을 보냈다.
전반 9홀이 끝났을 때 3홀 차로 지고 있던 최혜용은 1홀씩 줄여나가다 17번 홀에서 올스퀘어(A/S)를 만들며 승부를 18번 홀까지 끌고 갔다. 결국, 마지막 홀에서도 비겨 연장에 들어갔고 이들의 피 말리는 전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금방 승부가 갈릴 것처럼 보였던 이 매치플레이는 결국 연장 9홀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고 연장 9홀에서 유소연이 4미터짜리 버디를 잡아냈지만 최혜용은 그보다 짧은 3미터짜리 버디 퍼트를 놓쳐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던 이들은 함께 2007년 프로로 전향해 평생 한 번밖에 받아볼 수 없는 신인상을 놓고 경쟁하기도 했다. 아깝게 신인상을 놓쳤던 유소연은 춘천 대첩을 승리로 이끌며 그 여세를 몰아 상반기에만 2승을 더 추가했다.
'얼짱 루키' 3인방의 활약
본격적인 신인왕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선수들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 주인공은 양수진(18,넵스), 안신애(19,푸마), 강다나(19,엘로드)로 실력뿐 아니라 미모도 뛰어나고 신세대 골퍼들답게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나타낼 줄 아는 등 '준비된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신인상 포인트 차이는 50점 이내로 대회마다 순위가 바뀌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 중 양수진은 올 시즌 초반 정규대회 코스의 빠른 그린 속도에 쇼트게임이 덜 다듬어져 아직은 1퍼센트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우리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르는 등 6월 들어 프로무대에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신애는“정규투어에 왔을 때 새로운 사람들과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상반기에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상반기를 되돌아 봤다. 강다나 역시 “2부 투어에 비해 그린 스피드와 핀 위치가 까다롭고 매주 대회 코스가 변경되기 때문에 코스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다솜(20,벤호건), 장수화(20,슈페리어), 이선화(20,호반건설)도 대회마다 상위권에 포진하며 ‘영파워’를 선보였다.
선수들 기량 평준화, 기존 스타플레이어 부진
상반기 가장 큰 특징은 선수들의 기량이 평준화되어 어떤 한 명의 우승을 점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프로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한 이현주와 이정은는 그동안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이었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우승한 이후에도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어 단지 운이 좋아 우승했던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한편, 작년까지 미녀 군단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과 홍란(23,먼싱웨어)의 침묵 또한 상반기 KLPGA투어의 이변으로 꼽을 수 있다. 김하늘과 홍란은 지난해 각각 3승과, 2승을 올리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채 전반기를 마감하게 됐다.
김하늘은 KLPGA투어 시즌 전 USLPGA투어 'SBS 오픈','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참가하며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한 것이 상반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김하늘은 "데뷔 이후 가장 샷이 좋지 않았다"고 말한 뒤, "며칠만 훈련을 하지 않아도 (스윙)감을 잃는 스타일인데 미국과 한국을 몇 차례 오가며 충분한 훈련을 하지 못해 스윙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홍란 역시 상반기 9개 대회 중 톱10에 3번 들었고 지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거둔 공동 5위가 최고의 성적이다. 홍란은 "컨디션과 전체적인 샷은 작년에 비해 나쁘지 않았지만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고 상반기 소감을 밝혔다.
'MBC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을 끝으로 모두 9개 대회를 소화한 KLPGA투어는 올 시즌 최고의 상금(8억 원)이 걸린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까지 약 8주간의 방학에 들어갔다. 하반기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중순부터 쉴새없이 대회가 치러지기 때문에 더위와 체력이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유소연, 서희경 (C)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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