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21 18:21 / 기사수정 2009.06.21 18:21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한화 이글스 김인식 감독은 21일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두 번 안 지면 다행’이라며 엄살 아닌 엄살을 부렸다. 목동구장 4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던 기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이 걱정하는 것은 투수의 문제였다. 기복이 심한 김혁민이 어떤 ‘도깨비 피칭’을 보여줄지 감을 잡을 수 없기 때문.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타격전도 각오해야 했다.
일단 경기 초반 페이스는 한화가 가져갔다. 송광민과 이도형의 홈런으로 5-1로 일찌감치 달아날 때까지만 해도 ‘목동구장 5연승’이 가시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김시진 감독은 강윤구를 조기에 강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4, 5회 초 수비에서도 강윤구를 그대로 마운드에 올리며 유심히 그를 지켜봤다. 그랬던 김시진 감독이 투수교체 시점을 잡아간 것은 강윤구의 투구 수가 83개에 다다랐을 때였다. 강윤구의 몫을 딱 거기까지 잡은 것이었다. 이후 김 감독은 한동안 등판하지 않던 황두성을 투입하며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이에 히어로즈 타선은 5회에만 대거 6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자 김시진 감독은 컨트롤이 불안한 황두성을 다시 내리고 즉각 이보근을 투입했다. ‘이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라는 김시진 감독이 드디어 필승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이에 이보근은 4이닝 동안 공 50개만을 던지고도 한화 타선을 1피안타 4탈삼진으로 요리했다. 선발 투수의 투구 수, 그리고 경기 상황을 전체적으로 아우른 ‘기가 막힌 투수교체’가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반면 한화는 5회 말 히어로즈 공격서 선발 김혁민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 투수교체 타이밍을 늦게 잡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 기복이 심한 김혁민의 상태로 볼 때 4회 원 아웃 상황이 ‘큰 고비’였다. 이 시점을 놓치고 ‘한 타자만 더’라는 생각에서 김혁민 카드를 밀어붙인 것이 결국은 패배로 이어지게 됐다. 물론 이는 한화 불펜진이 그만큼 허약하기 때문에 선발에서 최대한 많이 던져주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뒤따르기도 했다.
투수교체 타이밍에는 정답이 없다. 감독이나 투수코치가 ‘최선’을 다 해도 그것에 대한 성공 여부는 경기가 끝나 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확실한 것은 절묘한 투수교체 타이밍이 히어로즈에게는 승리를, 한화에게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였다는 사실이다.
[사진 = 김인식/김시진 감독 ⓒ 한화 이글스/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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