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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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붉게 타오른 서울의 마지막 밤

기사입력 2009.06.18 01:26 / 기사수정 2009.06.18 01:26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마지막 경기를 아쉽게 승리로 장식하지는 못했지만 경기장을 뜨거운 용광로처럼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경기 전,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표정에는 이미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했다는 여유로운 모습이었고 하나하나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월드컵 예선 때만 되면 늘 볼 수 있었던 비장함이나 결연한 의지는 찾아볼 수는 없었고 즐거운 마음으로 대표팀의 영광을 함께하는 '축제의 장'과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홈 팬들 앞에서 승리를 다짐했던 허정무호는 약속대로 경기를 주도해갔고 팬들은 선수들과 하나가 되어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지지했다. 그러나 후반전 이란의 쇼자예이에게 골을 허용하자 상황은 변했다.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보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다면 그 뒷맛이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관중의 표정은 경기 전과는 다른 비장함과 승리에 대한 의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소풍을 나온 듯 편안하게 즐기던 모습은 이내 사라졌고 승리에 목말라하는 '붉은 악마'로 변했다. 한국의 공격에 큰 함성으로 성원했고 이란 선수들이 쓰러져 일어나지 않자 엄청난 야유를 퍼부으며 재촉했다.

후반 21분 박주영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안타까운 탄식이 경기장을 뒤덮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은 일그러져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태극전사들과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포기란 없었다.

후반 36분 박지성이 왼쪽 측면을 돌파하자 경기장의 4만여 관중의 시선이 일제히 한곳으로 쏠렸고 박지성의 발을 떠난 공이 이란의 골문을 가르자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마치 떠나갈 듯 요동쳤다.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4만여 붉은 악마들은 멈출 줄 몰랐다. 이전보다 더 큰 함성으로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전달했고 그들도 함께 달렸다. 비록 염원하던 역전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지만 대다수의 관중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역사적인 순간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아마도 천국(월드컵 본선)으로 가고 싶다던 이란을 지옥으로 떨어뜨린 건 태극전사와 함께 한 '붉은 악마'가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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