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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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조직력이 갖춰지고 있는 허정무호

기사입력 2009.06.11 00:46 / 기사수정 2009.06.11 00:46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허정무호가 최근 열린 A매치에서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지난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맞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미 남아공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대표팀으로서는 다소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지만 경기 내내 사우디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공격 면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포백라인의 안정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쾌거였다.

지난 UAE와의 최종예선 6차전에서 이영표와 오범석이 경고 한 장씩을 추가해 경고누적으로 이날 경기에 결장하게 되었다. 그래서 두 선수 대신 김형일과 김동진이 중용되었다. 김형일은 조용형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중앙을 사수했고, 김동진과 이정수가 좌우 측면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한국의 수비조직력은 매우 뛰어났다. 네 선수는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간을 적절히 메워주어 사우디의 공격을 원천 봉쇄했다.

이영표와 오범석에게 주전자리를 내주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수 없었던 김동진은 이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전반 중반까지 수비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후부터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는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사우디전 출전으로 인해 A매치 두 번째 경기를 소화해낸 김형일은 높은 제공권을 바탕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소속팀인 포항에서 주전으로 나서며 기량을 쌓고 있는 김형일은 이날 경기에서 물오른 수비력을 선보였다.

중앙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를 옮긴 이정수는 공격보다는 보다 수비에 집중했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머리에 여러 차례 볼을 맞추는 등 제3의 공격옵션으로서 역할도 해냈다. 과거 수원 삼성 시절 그런 장면에서 종종 골을 터뜨린 바가 있기 때문에 이는 향후 세트피스 전술에 유용하게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최종수비로서 묵묵히 전체적인 수비라인을 조율했던 조용형은 자신의 역할을 착실히 해냈다. 안정적으로 볼을 빼앗아 걷어내는 능력은 충분히 '제2의 홍명보'라고 불릴 만했다.

후반 중반이 지나가면서 집중력이 떨어져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잔 실수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전술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날 포백의 활약으로 수비라인의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이영표와 오범석은 내심 불안한 감이 있었을 것이다.

최근 경기만 가지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부임 초기부터 허정무 감독의 애를 태웠던 수비라인에 희망의 빛이 보인다.

[사진= 짜임새의 가능성을 보여준 포백 라인 이정수, 김형일, 조용형, 김동진 (C)엑스포츠뉴스 DB]



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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