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7:35
연예

[종합] "장태유 잠적" VS "임금 미지급"…'사자' 계속된 대립 [전문]

기사입력 2018.07.12 11:49 / 기사수정 2018.07.12 14:3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제작중단의 직접적 원인은 임금미지급이 아닌 연출을 담당하는 ㈜스튜디오 태유 대표이사 장태유 감독의 잠적 때문입니다.”

제작 중단 위기를 맞은 드라마 '사자'의 제작사 빅토리 콘텐츠가 12일 또 한 번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장태유 PD가 전날 밝힌 입장과 반대되는 것으로 첨예한 갈등을 이어나가고 있다. 장 PD가 빅토리콘텐츠가 또 다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할 경우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고 한 만큼 양측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12일 빅토리콘텐츠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의 주장과 달리 임금미지급으로 인해 제작이 중단된 것이 아니다. 장태유 감독이 스태프들과의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으면서 제작현장은 일대 혼란을 겪게 됐다. 이것이 제작중단을 초래한 직접적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장태유 PD는 "주연배우 외에도 연출자나 수 많은 스탭들이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다. 나를 포함해 촬영, 무술, 특수효과, 편집 등을 담당하는 스탭들의 임금, 용역비 등이 아직까지도 미지급된 상태다. 유능한 촬영팀을 붙들어 두고자 촬영팀의 3개월치 임금은 내가 대신 지급했다. 여러 스탭들은 공식적으로 미지급을 해결해달라다.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그 자료는 스탭들이 서로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임금 미지급이 제작중단의 원인이 아니었다는 입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장 PD는 "빅토리콘텐츠가 지정한 작가팀은 처음 2달은 협조적인 분위기였는데, 2월구정 전,후부터 연출자인 저와의 회의없이 대본을 쓰겠다며 4월 말까지 두 달 이상을 일방적으로 대본을 집필했다. 당시 연출자 입장에서 모욕감을 느꼈지만, 드라마를 어떻게든 완성시켜 보자는 생각에 꾸준히 촬영에 임했다. 그러나 이후 대본의 흐름이 이상해진 것은 작가의 창작자적 고집만이 아니라 연출이 모르는 제작사의 간섭이 대본 수정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저는 더 이상 이런 대본 집필 방식과 제작 방식으로는 드라마 ‘사자’를 제대로 연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에 빅토리콘텐츠는 "당사는 15년 동안 드라마를 제작해 온 중견 드라마 제작사로 장태유 감독에게 ‘사자’ 드라마를 제작, 방영할 경우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수익권의 일부까지 제공했다. 장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사자’ 드라마의 연출을 의뢰했다. 이에 초기 작품 기획에서부터 작가진 구성, 스텝 구성, 캐스팅 등에 있어서도 장 감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자 노력했다"며 반박했다.

장태유 PD는 "당초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 왔다고 하나, 이또한 사실이 아니다. 제가 제작비를 결정할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 연출자로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요청을 했을 뿐이다. 빅토리콘텐츠는 연출자인 저와 합의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특수효과에 필요한 세트의 핵심적인 부분의 도면을 삭제하여 만들지 않았다. 연출자인 저는 촬영세트장에 가서야 세트의 그 부분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는 황당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제작사는 마치 제가 부당한 요구를 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빅토리 콘텐츠는 "‘사자’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당초 예정되지 않았던 현장 사업비의 확대에 더해 장 감독의 무리한 제작비 예산의 증액 요구가 계속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에 반해 실제 촬영 진척도는 예정과 큰 차이를 보임으로 인해 자금적인 부분에서 큰 압박이 초래됐다. 실제 지난 1월 촬영을 시작해 마지막으로 촬영이 이뤄진 5월10일까지 장태유 감독은 당초 예정한 분량의 약 25%에 못 미치는 분량의 촬영을 진행했다. 그에 반해 당시 자금은 전체 제작비 예산의 약 60% 가량이 투입된 상태였다"고 꼬집었다.

또 "본인의 의사를 더 우선시해 당사를 상대로 작가를 교체하고 자신이 섭외한 작가와 계약을 체결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당사가 이를 수용하여 작가 계약금 지급 등의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이후 당사와 연락을 끊고 새로운 작가들과 대본작업 등을 하면서 5월 11일부터 6월 18일경까지 당사와 협의 없이 임의로 감독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에 장태유 PD는 "제작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식으로 명령하듯이 말을 하는 성격은 못된다. 오랜 직장생활이 몸에 베어서, 평범한 한국식 보통가정에서 둘째로 자라난 탓에 권위적으로 살아본 적도 없다. 그저 완성도 있는 드라마 연출을 위해 특수세트 및 특수소품 제작 요청과 더불어 연출자와 뜻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작가팀의 교체를 요청하였던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빅토리콘텐츠는 장태유 PD의 잠적으로 촬영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 PD는 "잠적한 것이 아니라 저는 빅토리콘텐츠의 공식적인 입장을 원했다. 전화나 말로 유야무야 넘어갈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 억 원에 이르는 미지급금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음에도 빅토리콘텐츠는 아무런 공식적인 대응도 없었다. 5월 30일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공식적인 통지를 한 이후에도 빅토리콘텐츠는 그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6월 18일이 되서야 빅토리컨텐츠는 제작사로서 다시 연락을 시작했고, 저는 빅토리콘텐츠와 더 이상 구두로 협의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전화를 받지 않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빅토리콘텐츠는 이러한 주장을 또 한번 이어나갔다. 12일 "장태유 감독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6월 18일경부터 갑자기 새로운 작가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과의 연락조차 끊고 잠적했다. 이때부터 촬영현장은 모든 업무가 일시에 중단되는 대혼란에 빠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일 '사자'가 전체 분량의 25%만 찍은 가운데 촬영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는 내용이 알려졌다. 배우 박해진, 나나 등이 출연하는 '사자'는 어머니의 의문사를 파헤치던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의 인간을 하나 둘 만나며 더 큰 음모에 휘말리는 과정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 추리 드라마다. 편성 시기와 방송국은 미정인 상황이다.

다음은 빅토리 콘텐츠가 12일 밝힌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빅토리콘텐츠입니다. 

7월11일 보도된 장태유 감독의 입장에 대한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의 입장을 재차 밝힙니다.

“제작중단의 직접적 원인은 임금미지급이 아닌 연출을 담당하고 있는 ㈜스튜디오 태유 대표이사 장태유 감독의 잠적 때문입니다.”
 
1. 우선 ‘사자’ 프로젝트의 제작 중단은 더 좋은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갈등과 사업적인 선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기에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관여하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기다려주시는 시청자 분들과 참여하고 있는 다수의 연기자, 스텝 및 관계자 분들께 제작사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2. 다만, 일부에서 주장되고 있는 바와 달리 ‘사자’는 임금미지급으로 인해 제작이 중단된 것이 아니며, 장태유 감독이 스태프들과의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으면서 제작현장은 일대 혼란을 겪게 되었고 이것이 제작중단을 초래한 직접적 원인임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3. 당사는 15년 동안 드라마를 제작해 온 중견 드라마 제작사로 장태유 감독에게 ‘사자’ 드라마를 제작, 방영할 경우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수익권의 일부까지 제공해 가면서 장 감독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사자’ 드라마의 연출을 의뢰하였습니다. 이에 초기 작품 기획에서부터 작가진 구성, 스텝 구성, 캐스팅 등에 있어서도 장 감독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4. 그러나 ‘사자’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당초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현장 사업비의 확대에 더해 장 감독의 무리한 제작비 예산의 증액 요구가 계속되었고 그에 반해 실제 촬영 진척도는 예정과 큰 차이를 보임으로 인해 자금적인 부분에서 큰 압박이 초래되었습니다.  

실제 지난 1월 촬영을 시작해 마지막으로 촬영이 이루어진 5월10일까지 장태유 감독은 당초 예정하였던 분량의 약 25%에 못 미치는 분량의 촬영을 진행하였을 뿐이었는데, 그에 반해 당시 자금은 전체 제작비 예산의 약 60% 가량이 투입된 상태였습니다.

5. 당사는 이처럼 당초 예정하였던 예산을 심각하게 넘어서고 있는데 반해 촬영작업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여 장태유 감독에게 책정된 예산과 일정에 맞게 촬영을 진행하여 줄 것을 수차례 요청하였습니다만, 장태유 감독은 당사의 바람과 달리 본인의 작품관을 주장하며 오히려 예산에도 없던 미술 세트를 추가해 줄 것을 요구하여 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당사는 가능한 현장의 요구를 수용하고자 노력하였고, 자금적인 부분에 있어 지원을 하고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아니하였습니다.

6. 그런데 이러한 부분들은 도외시한 채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무런 사실확인이나 검증 과정도 없이 그대로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당사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실제 기사화된 차량사고건도 장태유 감독이 현장에서 무술감독의 통제하에 촬영해야 하는 스턴트맨이 필요한 씬을 무리하게 일반 보조출연자로 임의 대체하였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1차적 책임은 장감독이지만 사고처리에 들어간 물적손해에 대한 비용은 당사가 부담하고, 다치신 분들에게는 정상적으로 보험처리를 해드렸습니다.

7. 또한 장태유 감독이 입장문에서 주장한 임금 미지급 스태프들은 장태유 감독의 소속사인 스튜디오 태유와 계약을 맺은 자들로 이들의 임금은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인 스튜디오 태유에서 지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된 사비로 스태프 미지급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내용은 자신의 과실을 감추기 위한 이미지 메이킹식의 언론플레이에 불과합니다.

8. 당사는 연출자인 감독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생각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독의 의견을 존중하며 매번 대본이 나올 때마다 감독의 의견을 물었고 도리어 이를 작가에게 권고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정방향을 직접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의견이 다르고 합의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대본을 보는 시각과 의견이 달라 조율되지 않았던 것을 두고 무조건적으로 작가의 창작자적 고집과 제작사의 간섭이라 표현하는 것은 비약입니다.

9. 감독은 통상 제작사가 제공하는 제작비 예산에 근거하여 촬영에 합리적으로 사용할 것을 보증하고 대본 수정 등에 관해 제작사와 반드시 사전협의를 거치고 상호간에 진지하고 성실한 협의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제작사의 의견을 따르도록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10. 그러나 장태유 감독은 이러한 사항들을 준수하기 보다는 본인의 의사를 더 우선시하여 당사를 상대로 작가를 교체하고 자신이 섭외한 작가와 계약을 체결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당사가 이를 수용하여 작가 계약금 지급 등의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당사와 연락을 끊고 새로운 작가들과 대본작업 등을 하면서 5월 11일부터 6월 18일경까지 당사와 협의 없이 임의로 감독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1. 그런데 장태유 감독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6월 18일경부터 갑자기 새로운 작가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과의 연락조차 끊고 잠적하였고 이때부터 촬영현장은 모든 업무가 일시에 중단되는 대혼란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12. 장태유 감독은 ‘사자’ 제작중단에 따른 기회비용을 따지기 전에 원계약인 ‘사자’ 프로젝트 의 감독이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감을 느끼고 드라마 최종 완성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본래 역할과 의무입니다. 당사는 ‘사자’에 대한 애정과 기대감을 바탕으로 장태유 감독을 배려하여 ㈜스튜디어 태유를 공동제작사로 칭하게 하는 등 업계 최고수준의 대우로 계약을 하였습니다.

13. 10년 전 ‘쩐의 전쟁’을 함께 했던 장태유 감독에 대한 당사의 기대는 상당하였으나 사상초유의 감독 잠적 이후 제작현장의 혼란으로 ‘사자’는 제작중단 상황에 있습니다. 장태유 감독의 추천으로 제작에 참여한 촬영감독을 포함한 일부 스태프들이 언론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검증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이것이 여과 없이 보도되는 현실에 당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을 천명합니다.

14. 더불어 ‘사자’는 당사가 자식처럼 생각하며 품어온 작품입니다. 당사가 이 작품에 몰두한 시간과 비용은 올 한 해 당사의 결실과도 같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사자’를 완성하기 위해 애쓰는 당사의 애정은 ‘사자’ 작업에 참여한 스태프 누구 보다 크고 강함을 밝힙니다. 스태프 임금 미지급이 장감독 본인의 과실로 제작이 지연되면서 생긴 일임에도 불구하고 장태유 감독은 외주제작사의 가장 약한 자금문제를 볼모 삼아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의 취약점을 거론하며, ‘사자’에 흠집 내는 행위를 멈추고 제작현장에 조속히 복귀하여 줄 것을 간절히 요청드리는 바입니다.

다음은 장태유 PD가 11일 발표했던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드라마 ‘사자’ 연출을 맡았던 장태유PD입니다.
어제 매체들에 의해 보도되었던 드라마 ‘사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하여 저와 스탭들, 그리고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 현장을 걱정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고, 이에 저는 빅토리콘텐츠가 발표한 공식입장문의 사실과 다른 부분들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빅토리콘텐츠는 입장문에서 임금 미지급이 제작중단의 원인이 아니며 이미 주연배우 출연료, 임금 등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지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연배우 말고도 연출자나 수 많은 스탭들이 드라마 제작에 참여합니다. 빅토리콘텐츠는 그들의 임금이나 용역비를 전부 제때 지급하셨습니까? 밥은 제때에 먹어야 굶어죽지 않습니다. 밥 먹는것은 내일로 미루지 못하면서 임금주는 것을 내일이나 다음달로 미룬다면 받은사람도 불쾌하고, 못받은 사람들은 억울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촬영, 무술, 특수효과, 편집 등을 담당하는 스탭들의 임금, 용역비 등이 아직까지도 미지급된 상태에 있습니다. 유능한 촬영팀을 붙들어 두고자 촬영팀의 3개월치 임금은 제가 대신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스탭들은 미지급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제작에 참여하기 않겠다고 여려차례 구두와 서면으로 밝혀왔고, 이러한 정당한 요구에 대한 제작사의 불성실한 대응으로 상호신뢰가 깨진 상황입니다. 여러 스탭들은 공식적으로 미지급을 해결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그 자료는 스탭들이 서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금 미지급이 제작중단의 원인이 아니었다는 입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또한 제가 당초 정해진 예산을 심각하게 초과하는 요구를 해 왔다고 하나, 이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제가 제작비를 결정할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저는 드라마 연출자로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요청을 하였을 뿐입니다. 저는 미스터리 SF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상 다양한 CG 및 특수효과장면이 필요하여 과학적 특수세트와 특수소품을 요청하였습니다. 통상적이라면 연출자인 저와 협의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유지하면서도 예산에 맞는 적절한 제작비를 정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빅토리콘텐츠는 연출자인 저와 합의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특수효과에 필요한 세트의 핵심적인 부분의 도면을 삭제하여 만들지 않았고 연출자인 저는 촬영세트장에 가서야 세트의 그 부분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확인하는 황당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제작사는 마치 제가 부당한 요구를 한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작사는 연출자가 작가 교체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빅토리콘텐츠가 지정한 작가팀은 처음 2달은 협조적인 분위기였는데, 2월구정 전,후부터 연출자인 저와의 회의없이 대본을 쓰겠다며 4월 말까지 두 달 이상을 일방적으로 대본을 집필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연출자 입장에서 모욕감을 느꼈었지만, 드라마를 어떻게든 완성시켜 보자는 생각에 꾸준히 촬영에 임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본의 흐름이 이상해진 것은 작가의 창작자적 고집만이 아니라 연출이 모르는 제작사의 간섭이 대본 수정에 영향을 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저는 더 이상 이런 대본집필방식과 제작방식으로는 드라마 ‘사자’를 제대로 연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저는 제작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식으로 명령하듯이 말을 하는 성격은 못됩니다. 오랜 직장생활이 몸에 베어서, 평범한 한국식 보통가정에서 둘째로 자라난 탓에 권위적으로 살아본 적도 없습니다. 그저 완성도 있는 드라마 연출을 위해 특수세트 및 특수소품 제작 요청과 더불어 연출자와 뜻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작가팀의 교체를 요청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5월 3차례에 걸쳐 빅토리콘텐츠에게 연출료 미지급금과 제가 대신 지급한 스텝들 비용 등을 지급하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였습니다. 제가 잠적했던 것이 아니라 저는 빅토리콘텐츠의 공식적인 입장을 원했습니다. 전화나 말로 유야무야 넘어갈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수 억 원에 이르는 미지급금을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빅토리콘텐츠는 아무런 공식적인 대응도 없었고, 5월 30일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는 공식적인 통지를 한 이후에도 빅토리콘텐츠는 그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6월 18일이 돼서야 빅토리컨텐츠는 제작사로서 다시 연락을 시작했고, 저는 빅토리콘텐츠와 더 이상 구두로 협의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여 전화를 받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빅토리콘텐츠는 저를 제외한 연출부 전원이 촬영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하나, 드라마 ‘사자’를 촬영하는데 참여했던 스탭 인원은 거의 100명에 가깝습니다. 많은 스탭들이 더 이상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고, 꾸준히 월급이 나왔던 연출부 스탭만이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건강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어 일부 기사에 언급된 정신병원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저는 빅토리콘텐츠와의 분쟁으로 인하여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다는 주위 분들의 권유로 지인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회복되어 가고 있고, 앞으로도 더 건강하게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이 비단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 제작 현장에 투입되어 땀 흘리며 고생하는 모든 스탭들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제작사의 임금이나 용역비 미지급으로 인하여 제작 스탭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사건이 드라마 제작 현장을 보다 공정하고, 안전하고, 일하는 재미가 느껴지는 그런 일터로 바꿔주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빅토리콘텐츠가 또 다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여 저와 드라마 ‘사자’에 참여했던 스탭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바로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서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