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22 04:35 / 기사수정 2009.05.22 04:35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KIA 김상현이 전 소속팀인 LG의 킬러로 급부상하고 있다. KIA의 타선에 홈런 1위 최희섭도 없었고 '스나이퍼' 장성호도 없었고 이현곤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무서운 기세로 자신의 진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김상현이 있었다.
5시간 58분의 대혈투로 역대 최장시간 무승부를 기록한 5월 21일의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3-13이라는 점수가 말해주듯 양팀 모두 난타전을 주고받는 공방전 끝에 아무런 소득이 없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시 KIA의 중심에는 김상현이 있었다.
김상현은 광주에서의 3연전 중 화요일 경기에서 2루타만 3방을 날리는 기염을 토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팀이 낸 6점의 점수 중 홀로 3점을 올리는 위용을 과시했다. 수요일 경기에서도 1-0으로 뒤진 4회 말에 1타점 좌전 2루타로 동점을 만들며 팀의 4-2 승리에 밑거름이 되었다.
21일 경기에서도 13-13으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김상현은 역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하며 맹활약했다. 6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전 소속팀 LG와의 광주 3연전에서 총 7타점을 기록하며 LG 킬러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다.
1회 초 KIA의 선발 투수 로페즈가 2 아웃까지 잘 잡아놓고 갑자기 난조를 보이며 3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에 첫 선을 보인 LG의 릭 바우어 또한 한국야구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으며 스스로 무너졌다. 처음 던진 7개의 공이 모두 볼인 것을 보았을 때 선발 첫 등판이 매우 부담스러웠음을 지레짐작할 수 있었다.
테이블 세터인 김원섭과 이종범이 모두 볼넷으로 출루했다. 정신 차린 바우어는 3번 타자 홍세완을 3구 3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4번 타자 이재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했고 1사 1,2루의 위기에서 김상현과 맞닥뜨리게 됐다.
앞선 2연전에서 맹활약했던 김상현은 바우어의 2구째 공을 그대로 통타했다. 공은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광주 무등경기장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중견수 이대형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타구는 무등 경기장의 그린 몬스터에 그대로 맞으며 튕겨 나왔다. 주자 모두를 쓸어담은 2타점 3루타였다. 김상현의 적시타에 비를 맞으며 열정적으로 응원하던 광주팬들은 만세를 외쳤다.
KIA가 9-3으로 초반 리드를 하며 순조롭게 경기가 진행되는 듯했지만, LG의 저력은 무시무시했다.
LG는 4회 초 3점을 뽑으며 추격의 의지를 꺾지 않았고 KIA가 4회 말 이재주의 희생플라이로 10-6으로 달아나는 데 성공했지만 LG는 6회 초 정성훈의 적시타와 최동수의 3점 홈런을 묶어 추가 4득점하며 10-10으로 따라잡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6회 말 다시 승부의 균형을 깬 장본인은 다름 아닌 김상현이었다. 홍세완과 이재주의 연속 볼넷으로 맞은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다시 한번 김상현은 LG의 불펜을 울렸다. 김상현은 최동환의 몸쪽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홍세완의 대주자로 나온 2루 주자 최용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리하여 21일 경기에서 다시 3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전 소속팀에 보여줬다. 경기 결과는 약 6시간의 혈투로 13-13으로 모두가 쓴 잔을 마셨지만 지난 3연전 동안의 김상현의 활약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전 소속팀 LG와의 광주 3연전에서 홀로 7타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한 김상현. 공교롭게도 다음주 주말 3연전에 장소만 바꿔서 LG와 다시 맞붙게 되었다. 과연, 자신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잠실구장에서도 만점 활약으로 팀의 승리에 공헌할 수 있을까? 다음주 KIA와 LG의 3연전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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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김상현 (KIA 타이거즈 공식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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