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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재박 감독의 '9회 초 초강수'

기사입력 2009.05.22 04:34 / 기사수정 2009.05.22 04:34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최근 프로야구계를 뜨겁게 하고 있는 감자는 바로 '뒷심'의 LG 트윈스이다. LG는 최근 드라마 같은 명승부를 자주 연출하며 2002년 이후 맛 보지 못했던 가을야구에 대한 강한 염원을 보이고 있다.

5월 12일에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원정경기 3차전에서도 역시 명승부가 펼쳐졌다. 역대 최장 시간 무승부경기인 5시간 58분의 대혈투였다. 비록, 결과적으로 무승부는 패배와 같은 올 시즌의 야구 규칙으로 말미암아 두 팀 모두에게 패배나 다름없는 무승부였지만 그 과정만큼은 정말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명경기였다.

12일의 경기에서 주목할 점은 역시 김재박 감독과 조범현 감독의 타이밍 싸움이었다. 양팀의 주축 타자인 이진영과 최희섭이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기에 과연 어느 시점에서 두 타자를 내보내 승부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주목되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김재박 감독의 2번의 적절한 선수 교체가 13-13의 무승부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초반 크리스 옥스프링을 대체하여 한국야구에 첫 발을 내디딘 릭 바우어의 컨트롤 난조 속에 대거 9점이나 허용하며 3-9로 끌려가고 있었던 LG.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의 LG는 점수 차가 몇 점이 나든 간에 끝까지 추격하는 의지를 내비치며 '기적'을 만들었던 팀이었다. 역시 12일에도 다르지 않았다. 6회 초까지 10-10으로 극적인 동점을 일궈내는 데 성공한 LG는 다시 한번 드라마를 만드는 듯했으나 곧바로 6회 말에 다시 3점을 허용하며 13-10으로 뒤지게 되었다.

9회 초 마지막 LG이 공격에서 지난 경기에서 2이닝을 소화하며 36개의 투구를 했던 마무리 윤석민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김재박 감독은 9번 타자 권용관 대신에 자신의 출격 지시만을 기다리며 칼날을 갈며 몸을 만들어 온 이진영을 대타로 내세웠다.

선두타자 대타 이진영은 김재박 감독의 보은에 보답하며 3구째 윤석민의 가운데 몰리는 공을 끌어 당겨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김재박 감독의 성원에 보답한 이진영은 곧바로 대주자 박용근으로 교체되었다. 이진영은 또 하나의 드라마를 위한 초본을 작성했다.

뒤이은 박용택의 내야안타와 후속 타자 이대형 타석에서의 윤석민의 실책으로 무사 2,3루의 상황의 황금 찬스를 맞이한 김재박 감독은 드디어 초강수를 두게 되었다. 3번 타자 정성훈의 타석에 대타 이병규를 낸 것이다. 아무리 이병규가 좌타자라지만 FA 이적 후 연일 맹활약으로 팀의 상승세에 공헌을 한 정성훈이었고 바로 전 타석까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던 그였기에 그야말로 초강수였다.

김재박 감독은 직접 나서서 정성훈에게 양해를 구하고 설득시켰다. 그리고서 이병규를 내세우게 되었다. 이병규는 이전 타석까지 단 1안타만을 기록하고 있던 신고선수 출신 유망주였다. 정성훈을 대신 하여 내보낸 이병규였기에 자칫 이병규가 범타로 물러나거나 했을 시에 모든 비난은 김재박 감독에게 돌아갈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병규는 김재박 감독의 신뢰와 믿음을 값진 2루타로 되갚아줬다. 2스트라이크 3볼, 풀 카운트 상황에서 이병규는 윤석민의 한가운데 몰리는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중견수 오른쪽 2루타를 때려내며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13-13으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후속 찬스를 이어가지 못하며 더 이상 추가점을 내지 못했던 LG였으나 패배의 위기에서 무승부로 연장전으로 이끌고 간 것만 해도 LG로서는 큰 수확이었다.

9회 초 김재박 감독의 용병술은 경기 판도를 뒤바꾸며 다시금 명경기를 펼칠 수 있게 한 밑바탕이었다. 김재박 감독의 초강수가 팀의 연패를 구해냈다. 감독의 신뢰와 믿음이 선수들의 기를 북돋아줬다.

물론, 2009프로야구에서 무승부는 패배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연패의 늪에 빠진 LG에 있어서 이 값진 무승부 하나가 주말 3연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수 있다. 과연, 김재박 감독은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는 LG를 구해낼 수 있을까? 주말 한화와의 3연전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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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 김재박 감독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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