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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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6이닝 무실점 완벽투, 돌아온 에이스 박찬호! - 5/6 메츠전 분석-

기사입력 2009.05.07 23:18 / 기사수정 2009.05.07 23:18

서상오 기자


돌아온 에이스, 박찬호

박찬호 선수가 최악의 경기를 보여준 지난 경기후 가진 메츠와의 리턴 매치에서
6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 볼넷 2개 탈삼진 5개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습니다.
(제 예상은 어제 적은대로 6이닝 6피안타 2실점 볼넷 2개 탈삼진 3개였는데 많이
빗나갔군요^^)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선발진에서 탈락될 가능성이 높았던 박찬호였는데 오늘
결과로 다시 100% 선발진 잔류를 보장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상대 선발인 에이스 요한 산타나를 맞아 철저히
침묵을 지킨 필리스 타선덕에 시즌 첫승은 다시 미뤄야 했습니다. 오히려 박찬호
선수만 타석에서 2타석 볼넷 2개로 걸어나갔을뿐, 산타나에게 7이닝동안 10개의
삼진을 당하며 무득점에 그쳤고, 이어진 메츠 계투진에 막히고 펠리즈의 실책으로
한점을 내주며 1-0, 아쉬운 패배를 당했습니다.




먼저 오늘 던진 투구수와 구종별 기록을 살펴보면 총 투구수 90개 - 52 스트라이크 (+ 피치 아웃 1개) 직구 45개 커브 10개 슬라이더 19개 체인지업 5개 커터 5개 슬러브 6개
 

1회 19 - 9S 직구 12개 커브 1개 슬라이더 1개 체인지업 1개 커터 2개
2회 11 - 6S 직구 6개 커브 1개 슬라이더 1개 체인지업 1개 커터 1개 슬러브 1개
3회 14 -10S 직구 6개 커브 2개 슬라이더 3개 체인지업 1개 커터 1개 슬러브 1개
4회 12 - 8S 직구 5개 커브 2개 슬라이더 4개 슬러브 1개
5회 14 - 7S 직구 6개 커브 3개 슬라이더 3개 체인지업 1개 슬러브 1개
6회 22 - 12S 직구 10개 커브 1개 슬라이더 7개 체인지업 1개 커터 1개 슬러브 2개


직구 최고구속은 93마일을 기록했고, 평균적으로 88~92마일 사이의 직구 스피드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불펜 피칭때 연습을 했다는 커터의 경우 대략 5개 정도
사용을 한것 같은데, 전반적으로 좌타자 몸쪽 깊숙히 들어가며 제구는 잘 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엇이 과연 그를 달라지게 했을까요?
그것은 위기마다 절묘하게 제구가된 공과 공격적인 직구 승부, 빠른 투구 템포였습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바같쪽으로 꽉차게 로케이션이 되면 타자의 배트 안쪽 / 끝부분에 맞으며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습니다>

1회 1,2번 호세 레이예스와 알렉스 코라를 맞아 모두 풀카운트까지 어려운 승부를 했지만 결정구가
코너웍이 되면서 타자를 쉽게 범타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3번 카르로스 벨트란과의 승부에서는
커터와 패스트볼로 2S 1B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몸쪽 바짝 붙는 커브를 던져 스탠딩 삼진.




<몸쪽 나쁜볼에 작전이 걸리며 헛스윙, 운이 따랐습니다>

2회는 행운이 따랐습니다. 선두 델가도에게 몸쪽 꽉차는 패스트볼을 던져 배트 안쪽에 먹히면서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지만, 데이빗 라이트에게 잠시 흔들리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고, 대니얼
머피에게 1S 2B에서 몸쪽 많이 빠지는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우연찮게 히트 앤드 런 작전이 나오는 바람에
머피는 그 나쁜공에 헛스윙, 스타트가 그리 빠르지 않았던 라이트는 2루에서 횡사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좌타자 였기에 송구에 방해를 받았던 포수 카르로스 루이즈는 노바운드 송구는 아니지만 2루 베이스
정면으로 정확하게 송구를 했고, 지미 롤린스 역시 무릎을 꿇고 공을 안정되게 잡은후 주자를 태그, 아웃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머피를 떨어지는 슬러브로 유인해 삼진을 잡았는데 머피는 50타석 연속 무삼진 행진이
박찬호에게 꺽이고 말았습니다.

3회는 제레미 리드가 제구가 되지 않은 바같쪽 체인지업에 배트를 내주며 쉽게 삼진처리, 요한 산타나
역시 삼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넘겼고, 4회도 좋은 제구력을 바탕으로 레이예스에게 몸쪽
꽉찬 커브로 플라이 유도, 코라를 투낫씽으로 몰아너은뒤 툭 대는 타격으로 내야 직선타, 벨트란을
풀카운트끝에 슬러브로 유인해내며 내야 땅볼로 마무리 했습니다.



<4회까지 안타 하나 내주지 않으며 삼진만 4개를 뽑은 박찬호>


<투볼에서 노리고 타격을 했지만 몸쪽 싱킹 패스트볼에 말리며 5-4-3 병살타!>

5회들어 첫 타자 델가도에게 몸쪽 슬라이더를 던지다 몸에 맞혀 출루시켰고, 라이트에게 투볼로 몰렸지만
3구 싱킹성 패스트볼을 정확하게 몸쪽 깊은 곳에 꽃아넣으며 3루땅볼로 5-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었습니다. 이것이 싱킹 패스트볼의 진정한 위력입니다. 좌타자 몸쪽은 투심, 우타자 몸쪽은 싱커.

그러나 공 5개만에 2아웃을 잡은 이후, 머피에게 그다지 잘 맞지 않은 타구로 좌중간 안타를 내주며
노히트가 깨지고 말았습니다.




공이 붕 떠서 체공시간이 길었기에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좌익수 이바네즈의 슬라이딩이
미치지 못하며 2루타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 장면의 경우 이바네즈의 스타트가 늦었다기 보다는 중견수 빅토리노의 수비위치가 우측으로
이동된 상태였으므로 약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2회에 머피 타석에서 잡은 화면인데 현지 캐스터가
머피는 좌중간으로 밀어치는것을 좋아하는데 빅토리노가 우측으로 이동해 있어 의아하다고 얘기를
했고, 해설자는 박찬호가 변화구를 자주 던지기에 이를 잡아당길 것이라 생각하고 수비 위치를 잡았던
모양이라고 했는데, 결국 직구를 툭댄것이 좌중간에 떨어지며 중견수의 수비위치 선정에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풀카운트에서 바같쪽 체인지업에 허리가 빠지며 맞추는데 급급한 모습>

단번에 주자가 득점권까지 진루하며 위기를 맞은 박찬호는 풀카운트까지 갔지만 집중력을 가지고
마지막 공을 체인지업 바같쪽 꽉차게 구사하며 리드가 허리가 빠진 상태에서 툭 대는 식으로
2루땅볼을 유도하며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습니다.




6회 역시 공 6개로 가볍게 투아웃을 잡았고, 레이예스의 1~2루간 빠지는 타구를 하워드가 잘 잡아내
박찬호에게 연결했지만, 박찬호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며 공보다는 1루를 확인하느라 공을 놓치며
실책이 발생했습니다. 공을 완전히 잡고 루를 보아야 하는데 1루 베이스를 밟는것에 먼저 눈이 돌아가며
발생한 실책으로, 발빠른 레이예스였기에 2사 1루지만 박찬호는 무척 흔들렸습니다.

피치 아웃과 견제구를 연신 던지다 결국 도루와 송구가 빠지며 주자가 3루로 나갔고, 코라마져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2사 1,3루의 최대 위기. 여기서 벨트란을 상대로 슬라이더만 연속 4개를 던지며 1-3를 만든뒤
사실은 실투성 직구를 던졌지만 앞선 슬라이더 4개에 타이밍을 뺏긴 벨트란이 툭 갖다대는
타격에 그치며 좌익수 플라이, 최대 위기를 넘겼습니다.

이때 던진 슬라이더는 87, 87, 82, 85 마일로 각각 조금씩 다른 형태의 슬라이더를 던졌고, 마지막
92마일의 공에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투수가 타자와의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로케이션과 타이밍 싸움인데, 이번에 로케이션은 썩
좋지 않았지만 타이밍을 빼앗으며 이지 플라이를 유도한 것입니다.


6회까지 91개의 공을 던졌기에 7회 등판도 가능했지만 7회초 박찬호 선수 타석에서 2사 2루의
찬스가 오자 대타 브렌틀렛으로 교체되었고, 브렌틀렛은 바로 삼진을 당하며 아쉽게 박찬호
선수의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후에 펠리즈의 실책으로 필리스는
결승점을 내주며 아쉽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교체될때 등을 두드려주는 매뉴얼 감독과 악수를 청하는 콜 하멜스>

이렇게 경기 각 상황을 정리해 봤는데 종합하자면 전체적으로 제구가 썩 잘된것은 아니고, 간혹 흔들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위기때 절묘한 코스로 로케이션이 이뤄지며 타자들의 배트 안쪽이나 바같쪽에 맞으며
쉽게 범타가 나왔고, 과감한 직구 승부, 그리고 빠른 투구 템포로 공격적인 투구를 한것이
좋은 투구의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경기전 현재 투구에 대해 분석을 할때도

http://blog.naver.com/sos84bk/30047360907

자신있는 포심 승부와 공격적인 투구, 빠른 투구 템포를
주문했는데 박찬호 선수가 그걸 본건 아니겠지만 어쨌든 본인도 그런 부분을 느끼고 있었던 것인지
아주 효과적인 승부를 낸것으로 보입니다.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news&mod=read&office_id=151&article_id=0000002168

박찬호 선수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역시 공격적인 직구 승부가 좋았다고 말했고, 그동안 포심대신 싱커를 많이
던진점을 수정했고, 커터를 몇차례 구사했으나 위에 적어논대로 제대로 제구가 잘 되지 않은점 등을 얘기했습니다.

또 라이트를 병살로 잡을때 몸쪽 싱커를 썼다고 했는데 역시 싱킹 패스트볼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자가 유리한
카운트, 공격할 타이밍에 우타자 몸쪽으로 붙이는 것이 내야땅볼로 병살타를 유도할 수 있는 부분이고, 너무 자주
사용하지는 말고 필요할때 적절하게 사용한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동안 경기에서 지나치게 투심과 싱커에만 의존하며 포심이 잘 보이지 않았던 부분을 그간 분석에서 항상 지적했는데,
바로 그런 부분을 고치고 과감한, 정말 과감하게 포심을 뿌렸고 정말 필요할때만 투심과 싱커를 사용했기에
적재적소에서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매뉴얼 감독 역시

"Looks like he's trying to show us that he wants that job,"

그는 선발 투수로 계속 뛰기를 원한다는 자신의 다짐을 잘 보여준 경기라고 평가를 내렸구요.



허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구속 얘기를 꺼냅니다. 물론 구속이 빠르면 보는맛도 있고, 타자와의 승부에서도
유리한것이 사실이지만 오늘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구속이 결코 전부가 아닙니다. 위기의 순간 로케이션과
적절한 볼배합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것이 투수의 묘미입니다.

그리고 어제 리뷰에서 살펴보았듯이 구속이 안나오는 주된 이유는

 



 

왼쪽 다리가 착지된 다음에 그 축을 토대로 팽이를 돌리듯이, 강하게 옆으로 쥐어짜내는듯한
동작이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인데, 오늘 경기에서도 중간중간 필요로 할때는 그러한 모습이
나오면서 92,3마일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것은, 오히려 포심보다 빠른 투심 패스트볼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현재 박찬호 선수는
포심을 던질때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각을 세워서 던지고 있기 때문에 위와같은 동작이 나오는것이
조금 힘든 상태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봤을때 약간 원활하지는 않은 동작도 있구요.



<좌측이 포심, 우측이 투심>

그러나 오히려 투심을 던질때는 팔 각도가 낮아지면서 허리를 제대로 쓸 수 있는 폼이 형성되기 때문에
89~91마일대 포심보다 더 빠른 92마일 투심이 찍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포심도 최고구속 93마일을 기록하는등
현재의 폼에서 최상의 결과를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기에 구속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듯 합니다.


<강력한 공을 던지려다 제구에 실패해 타자 머리쪽으로 날아간 경우, 저번 플로리다전 나왔던 제대로 구사된 경우>

여기에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고 컨디션이 올라오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를 하자면, 만약에 박찬호 선수의 투구폼이 작년과 동일한데 구속이 나오지 않는다,
이러면 분명 문제가 됩니다. 똑같은 폼에서 구속이 나오지 않는다면 분명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사실 부상등에서 복귀한 투수가 구속이 나오지 않는 경우는 투구폼이 미세하게 바뀐 경우가 더 많죠)

하지만 박찬호 선수는 몸상태에 맞게, 의도적으로 투구폼에 변화를 주어 현재 몸상태에 맞는 투구를 하기
때문에 현재의 구속 저하 부분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에 힘도 100%는 아니지만 현재 폼에서
최대한 실어서 던지고 있구요.


또 박찬호 선수의 활약은 타석에서도 눈이 부셨습니다. 첫 타석과 2번째 타석에서 침착하게 공을 기다리며
연속 볼넷으로 출루했는데, 다른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덤비다 산타나의 체인지업에 연거푸 헛스윙을 한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타자들이 삼진을 당하지 안으려고 나중에는 서둘어 배트를 내밀어 아웃되었기에
박찬호 선수마져 빠른 타격을 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공을 잘 참아내며 기다린것이 그나마 산타나도
7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카멜레온 박찬호는 지난번 경기와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고, 이제 카멜레온 박찬호는 없어져야 하고, 없어졌을
겁니다. 막바지까지 갔다가 다시 선발을 지켜내는 좋은 투구를 펼친 박찬호 선수,
다음 경기에서는 오늘 경기에서 또 부족했던 점들을 조금 더 보완해서 더욱더 좋은 투구하길 바랍니다.

참고로 다음 경기는 친정 LA 다져스와의 필리스 홈경기 입니다. 그동안 친정같이 생각했던 팀을 상대로 던진다는점,
1년전에 동료로 생활하던 선수들을 상대한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가 될것 같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박찬호 선수가 부디 옛 향수에 젖어서 친한 동료를 보니 흔들린다는 투구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 리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돌아온 에이스 박찬호, 화이팅!


서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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