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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심의 LG 트윈스, '지더라도 끝까지 한다'

기사입력 2009.05.01 07:20 / 기사수정 2009.05.01 07:20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요즘의 LG 트윈스는 최근 몇 년간의 LG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큰 점수로 지고 있을 때에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기 일쑤였으며 쫓아가야겠다는 의지 또한 엿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의 LG는 다르다. 최근 '역전의 명수'라고 불릴 만큼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 보기 힘들었던 '뒷심'을 선보이면서 화끈한 야구를 펼치고 있다.

LG는 4월 30일 벌어진 한화와의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청주경기에서 19-9로 패하였다. 19-9라는 스코어는 야구에서 나온 점수라고는 믿기 힘들만큼의 점수였다. 10점차의 완벽한 패배였다. 하지만, 경기내용을 살펴보면 최선을 다한 LG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큰 점수 차임에도 불구하고 추격의 의지를 꺾지 않으며 차근차근 따라갔다. 비록, 후반부에 다시 한번 한화의 타선이 대폭발하며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말이다.

한화는 1회 말에 1점을 선취하고 2회 말에 신경현, 이범호, 이도형, 이여상의 4타자 홈런으로 대거 9득점에 성공하며 10-0으로 달아났다.

경기 초반부였지만 10점의 점수 차는 너무나 커보였고 따라가기 힘겨워 보였다. 청주구장을 가득 메운 청주 시민들조차도 경기 초반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대폭발로 쉽게 승리를 예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LG는 여기서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추격의 의지를 꺾지 않은 채 자신들의 야구를 펼쳤다. LG는 4회 초 페타지니의 2루타와 이진영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갔고 5회 초부터 대반격을 시작했다. 5회 초 LG는 5개의 안타와 희생플라이를 묶어 4득점 하며 5점차로 따라붙었다.

특히, 4점을 득점한 후 이어진 찬스에 등장한 박경수는 투수 옆을 꿰뚫는 강한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멋진 호수비에 걸려 찬스를 이어가지 못한 채 이닝이 마무리됐다. 좋은 찬스를 이어가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듯 자신의 헬멧을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이러한 모습에서 LG의 추격을 향한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6회 말에 터진 이범호의 솔로 홈런으로 11-5로 다시 점수가 벌어졌지만, LG의 진정한 힘은 7회 초에 나타났다. 이대형과 페타지니의 안타로 1사 1,3루가 된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진영은 '대성불패' 구대성을 상대로 우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스코어는 11-8, 경기 초반 10점차였던 점수 차가 이제는 고작 3점으로 좁혀지게 되었다. '한국의 쿠
어스필드'라고 불릴 정도로 타자 친화적인 청주구장에서의 3점은 다른 구장에서의 3점과는 느낌이 달랐다. 그 누구도 LG가 이렇게까지 한화를 괴롭힐 줄은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러한 추격전의 양상은 그리 길게 가지는 못했다. 바로 다음 이닝인 7회 말에서 한화는 다시 한 번 LG 투수진을 맹폭시키며 8점을 득점하며 LG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퍼부었다. 스코어는 다시 초반의 10점차보다 더 벌어진 19-8.

끝까지 쫓아가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화끈하게 터져버린 한화의 타선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 안치용의 3루타와 최동수의 우익수 쪽 희생플라이로 마지막으로 1점을 득점하며 19-9로 경기를 매조 짓게 되었다.

19-9로 대패하긴 했지만, 이날 LG가 보여준 의지와 투혼은 아름다웠다. 초반 10-0이라는 쫓아가기에 힘겨운 점수 차였지만, LG 선수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무기력하게 패하나, 끝까지 추격전을 펼치다가 패하나, 똑같은 1패 일지 모른다. 오히려 체력적인 측면이나 전력의 소비적인 측면에서는 끝까지 추격하다가 패하는 것이 전력상 마이너스 요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구는 일주일 중에 월요일을 제외한 6경기가 몇 달 동안 지속적으로 펼쳐진다. 그리고 한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상승곡선을 그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야구다. 그러한 추격 하고자 하는 투지가 선수단 내부의 분위기의 결속과 동기부여를 가져다준다는 측면에서 이날 보여준 LG의 모습은 비록 대패하기는 했지만, 플러스 효과가 되지 않을까 싶다.

4월 마지막 경기에서 끝까지 추격하는 모습을 보여준 LG. 당초 김재박 감독이 천명했던 '5월 대반격'에 있어서 이 날의 끈기있는 플레이는 충분히 그럴 만한 여지를 남겨주었다. 과연, LG의 5월 대반격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앞으로의 LG의 행보를 지켜보도록 하자.

[사진=(C) 타격하는 이진영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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