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30 04:09 / 기사수정 2009.04.30 04:09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역시나 용호상박이었다.'
진정한 야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본 팬이든, TV중계를 시청한 팬들이든 모두에게 야구의 재미를 선사했다. 7000원을 지불한 돈과 4시간 35분을 투자한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명경기 였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으며 자웅을 겨뤘던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잠실에서 28일에 이어 2번째 만남을 가졌다.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우승과 준우승을 석권한 팀들답게, 올 시즌도 현재 1게임차로 1,2위를 달리는 팀들답게 경기 내내 손에 땀이 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29일 펼쳐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에서 올 시즌 최장시간 기록인 4시간 35분 끝에 무승부를 기록하며 양팀 모두 의미 없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엎치락뒤치락하며 시종일관 서로 물고 뜯었다. 2회 말까지 양팀 선발 정재훈-전병두는 상대 타선을 잠재우며 투수전 양상을 띠는가 싶었다. 먼저 무너진 쪽은 정재훈이었다. SK는 3회 초 나주환의 선두타자 안타와 박경완과 정근우의 연속 2루타로 2점을 선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두산은 4회 말에 전병두의 제구력 난조와 민병헌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3-2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경기를 리드하는 순간은 잠시뿐이었다. 5회 초 SK의 공격에서 역시 3회 초와 마찬가지로 나주환의 선두타자안타로 찬스를 잡았고, 뒤이은 정근우의 우중간 3루타와 정재훈의 와일드피치로 추가 득점하며 4-3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소강상태를 보이던 양팀의 경기는 7회 말 구원 이승호의 볼넷 남발을 발판삼은 두산이 1점을 선취하며 4-4 동점을 이루었다.
SK로서는 8회 초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것이 못내 아쉬운 장면 중의 하나였다. 선두타자 김재현의 안타와 후속타자 박정권의 우익선상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의 황금찬스에서 단 한점도 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조동화의 삼진, 박재홍의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 최정의 삼진으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Sk는 9회 초 박경완과 정근우의 연속 도루와 박재상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얻으며 승기를 잡았다. 9회 말에 SK의 마무리인 정대현이 등판하며 승리를 굳히려 했고, 선두타자 고영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매조 짓는 듯했다.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저력의 두산이 아니었다. 김동주와 김현수의 연속안타와 상대실책, 그리고 대타 유재웅의 3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기적적으로 연장전으로 승부를 돌렸다.
결국, 구원 SK 정우람-임성헌과 두산 고창성-이용찬이 양팀 타선을 잠재우며 12회 말까지 승부를 내지 못한 채 6-6으로 경기를 마치게 되었다.
4시간 35분이라는 시간은 정말 긴 시간이다. 그러나 이 경기를 집중해서 본 사람들이라면 결코 이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았다. 서로 크로스로 점수를 내며 뒤엎고, 승기를 잡는가 싶으면 바로 따라잡히고 시종일관 경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WBC 이후, 야구 붐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리즈에서 2년 연속 맞붙었던 라이벌인 SK와 두산의 이러한 명경기는 프로야구 흥행에 있어서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요소이다.
양팀의 1차전은 두산 타선의 대폭발로 싱겁게 끝났지만, 2차전은 서로에게 카운터 펀치를 선사한 끝에 6-6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3차전이 열리는 목요일 경기 결과의 향방이 벌써 궁금해 진다.
4월 30일 목요일 양팀간의 3차전 선발투수로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두산은 좌완 유망주 진야곱을 각각 내세웠다. 선발투수에서는 SK 쪽에 무게가 기울어지는 듯하지만, 앞선 2경기를 조망했을 때 결코 SK의 낙승을 예상할 수 없다. 과연, 이번 3연전에서 두산이 2승 1무로 웃을 것인지 SK가 승리하여 1승 1무 1패로 호각세를 만들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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