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김강우와 유이의 케미스트리가 빛난 역주행 로맨스였다.
19일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가 종영했다. 마지막회에서 한승주(유이 분)는 짐을 싸 들고 서울을 떠나 오작두(김강우)에게 달려갔다. 오작두는 버스 정류장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작두의 품에 안긴 한승주는 “사랑해요”라며 청혼했다. 두 사람은 박정옥(박정수), 권세미(박민지), 박경숙(정수영), 장은조(한선화), 에릭조(정상훈) 등의 축하 속에 시골 야외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시간이 흘러 오작두는 변함없이 가야금 작업에 열중했다. 한승주는 할머니들의 삶을 다큐로 제작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오작두와 한승주는 서울에서 일을 마치고 다시 산속 집으로 내려왔다. 7년 후 두 사람은 시골생활에 완전히 정착했다.
‘데릴남편 오작두’는 연애에서 결혼으로 나아가는 보통의 드라마와 달리 계약결혼 후 연애, 이어 진짜 결혼으로 전개됐다. 외주프로덕션 PD인 승주는 연애나 결혼에 관심 없지만 사회적 필요성 때문에 오작두와 계약 결혼했다. 오작두 역시 산을 지키기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주인공인 오작두와 한승주는 모두 상처를 입은 인물이다. 오작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유가 자기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첫사랑 장은조와의 관계도 아픈 기억이었다. 한승주 역시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하려 했던 아버지를 잃고 이후 집안의 가장이 돼 극한의 현실에서 고군분투했다. 그랬던 두 사람이 서로를 보듬고 ‘진짜’ 사랑을 해나가는 과정, 이른바 역주행 로맨스를 진정성 있게 그려냈다.
주말극은 막장이라는 편견을 벗었다. 장은조와 에릭조는 이들과 사각 관계를 형성했지만 악역은 아니었다. 주인공 외에도 친구, 가족, 할머니 3인방까지 고루 등장했고 흔한 막장 요소 없이 힐링드라마를 완성했다.
김강우의 호연이 빛났다. 이미지 변신이 눈에 띄었다. 더벅머리에 편안한 옷차림, 약초꾸러미, 구수한 사투리까지 이질감 없었다. 약초꾼의 옷을 벗고 나서는 깔끔하고 멋진 가야금 장인 오혁으로 변신했다.
극과 극의 비주얼 뿐만 아니라 연기력 역시 돋보였다. 초긍정남인 듯했지만 알고 보니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시골에 칩거하는 순박한 오작두를 제 옷 입은 듯 연기했다. 승주를 만난 뒤 가슴이 얼어붙은 남자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한 여자를 사랑하는 따뜻한 남자가 되기까지를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여타 남자주인공과 차별화된 캐릭터를 연기하며 마치 1인2역 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은 유이 역시 전작 ‘맨홀’의 부진을 털어내고 한층 섬세한 연기를 보여줬다. 자기 일을 놓치지 않는 당찬 커리어우먼, 한 남자를 진솔하게 좋아하게 되는 사랑스러운 면모 등 다양하게 녹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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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