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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결산②] 다사다난했던 코리안 프리미어리거…희비교차

기사입력 2018.05.15 11:30 / 기사수정 2018.05.15 10:37

이덕행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2017/18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에는 세 명의 한국인 선수가 지구상에서 가장 치열한 EPL 무대를 누볐다. 누군가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국민들을 흥분시켰고, 누군가는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해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또 경기에 출전조차 하지 못해 국내 팬들을 안타깝게 만든 선수도 있다. 각기 다른 스토리를 만들었던 코리안 프리미어리거의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날아다닌' 손흥민…EPL 정상급 윙어로 우뚝서다

시즌 기록: 37경기 12골 6도움
팀 순위 : 4위

지난 2016/17시즌 포지션 경쟁자였던 라멜라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도약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팀의 핵심자원으로 거듭났다. 리그 한 경기를 빼고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다른 대회들을 모두 합한다면 53경기. 이번 시즌 토트넘이 치른 모든 경기 중 단 두 경기 제외하고 모든 경기를 뛰었다.

단순히 많이 뛰기만 한 것이 아니다. 특유의 가벼운 움직임과 양발잡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두 시즌 연속으로 EPL 두 자릿 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5일 EPL 통산 20호 골을 넣으며 박지성의 19득점을 넘어 아시아 선수 EPL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이 후 10골을 더 넣으며 EPL통산 30골을 기록했다.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성장한 손흥민은 현지에서도 인정받았다. 모든 경기가 끝난 뒤 EPL 사무국이 발표한 EPL 공식 랭킹에서 손흥민은 10위에 올랐다. 한국인 역대 최초 기록이다. 득점 순위에서도 에당 아자르, 글렌 머레이, 리야드 마레즈와 공동 10위에 올랐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손흥민의 가치는 9,070만 유로(한화 약 1,163억 원)를 기록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즌 막판 체력 저하를 보이며 무득점 기간이 길었다는 것이다. 손흥민의 침묵이 길어지자 현지 언론에서는 에릭 라멜라와 비교하며 위기론을 제시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된 기량으로 이러한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비시즌에도 손흥민의 질주는 계속된다. 올 여름에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두 대회가 열린다. 명실상부한 에이스 손흥민의 어깨가 무겁다. 아직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으로서는 아시안게임의 우승이 절실하다. 월드클래스를 넘보고 있는 손흥민이 병역 문제를 해결하고 더 비상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강등 막지 못한 기성용…이제는 한 계단 올라설 때

시즌 기록 : 25경기 2골 2도움
팀 순위 : 18위

지난 시즌 기성용의 입지는 흔들렸다. 부상으로 절반 가량을 쉬었고, 2017년 10월에야 복귀했다. 시즌 중반에 투입된 기성용은 떨어진 실전 감각과 경쟁자들의 성장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기성용에게 반전의 계기가 된 것은 사령탑 교체다. 12월 폴 클레멘트 감독이 경질되고 후임으로 부임한 카를로스 카르발랄 감독은 기성용을 중용했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다양한 자리를 소화하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2월 레스터 시티전에서 155번째 EPL 경기에 출전하며 한국인 EPL 통산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기성용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스완지는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았지만, 강등이 확정된 스토크 시티에게 고춧가루를 맞으며 다음시즌을 챔피언십에서 보내게 됐다.

결국 기성용은 이번 여름 자유계약(FA)로 스완지를 떠날 것이 유력해졌다. 시즌 중에도 AC 밀란, 에버튼, 웨스트 햄을 비롯한 여러 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기성용은 "팀 강등을 막는게 우선이다"며 확답을 피했다. 스완지가 잔류에 성공하지 못하고 챔피언십으로 떨어진 만큼, 기성용도 이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5년간 감사했다"며 이적을 암시했다.

한 단계 높은 레벨의 팀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적기다. 이제 30줄에 접어드는 기성용은 신체적·기술적으로 최전성기에 있다. 자유계약이기 때문에 이적료가 들지 않는 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새로운 도전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수준급 팀에서 자신의 재능을 펼칠 때가 왔다.


누구보다 추웠던 이청용…이젠 결심할 때

시즌 기록 : 7경기
팀 순위 : 11위

이번 시즌 이청용은 누구보다도 힘든 시즌을 보냈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도 전에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임한 프랑크 데 부어 감독은 시즌 초반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고 이청용에게도 기회를 줬다. 3라운드 스완지 시티전 45분 출전에 이어 리그 4라운드 번리전에서 시즌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전반 3분만에 아쉬운 패스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이 골이 결승골이 되며 이청용은 완전히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후 이청용은 1~8분을 교체로 소화했다.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마저도 감독 교체 이후에는 사라졌다. 9월 경질된 데 부어 감독을 대신해 부임한 로이 호지슨 감독은 이청용을 주전에서 완벽히 제외했다. 

러시아 월드컵 출전을 노리던 이청용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적을 노렸다. 그러나 로이 호지슨 감독은 바카리 사코의 부상을 이유로 그마저도 가로막았다. 감독이 직접 이적을 막은 만큼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으나 결과는 4경기 교체 21분 소화였다. 

이청용은 이제 결심을 내려야 한다. 파괴력있는 돌파와 센스있는 패스 감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14일 발표된 월드컵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청용을 러시아까지 데려갈 지는 미지수다. 월드컵같은 국제 대회에 출전한다면 다른 팀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결과다. 하지만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다하더라도 남은 축구 인생을 위해서는 강한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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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행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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